서울채권시장 "예상외 매파 FOMC…그래도 韓 비둘기vs환율 경계"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은별 손지현 기자 = 국내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시장 예상보다 매파적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로 채권시장이 전날의 강세를 되돌릴 것으로 예상했다.
간밤 1,450원을 상회한 높은 달러-원 환율도 부담이다.
다만 최근 부각된 한국은행의 비둘기 기조로 단기물은 견조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19일 FOMC가 예상보다 매파적인 향후 정책금리 전망을 내놓으면서 국내 채권시장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간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4.5%를 상향 돌파했다.
다만 한은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는 단기물 위주로 여전히 살아있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A 증권사 채권 딜러는 "미국 금리가 많이 오르며 국내 시장도 어제 강세를 되돌릴 수 있지만, 밀렸다가도(금리 상승) 국내 통화정책 기대가 여전해 일부 만회할 수 있을 듯하다"고 했다.
그는 "전날 이창용 총재의 기조가 굉장히 인하에 열려있었는데, 물가 상승률이 2% 아래고 잠재성장률도 2%가 안 된다고 보면 기준금리가 2% 가까이 내려가야 중립 수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인이 롤오버 이후 매도로 방향을 잡은 것 같아서 이에 따라 변동성이 있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B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시장에서 내년 인하 횟수를 3회 정도로 본 듯한데, 2회로 축소된 것과 물가 전망이 올라간 것 등이 매파적으로 보인 듯하다"며 "연준의 키가 '노동'에서 다시 '물가'로 넘어간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전일 이창용 총재의 물가 설명회로 인해 시장 강세가 있었고 오늘은 매도하려는 움직임이 있을 것 같다"며 "총재 스탠스를 감안하면 앞단은 제한적으로 밀리고, 밀려도 매수 들어오지 않을까 싶다"고 언급했다.
간밤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1,450원을 상회한 달러-원이 한은의 인하 기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경계도 나온다.
C 은행의 채권 딜러는 "다음 인하가 언제일지 모른다는 파월 의장의 발언이 시장에 큰 충격을 안긴 듯하다"며 "내년에 2번만 인하한다고 해도 그 시점이 언제인지 모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일 달러-원 환율이 1,450원대를 넘어섰다. 어제 1월 금통위에서 '빅컷' 언급까지 나왔지만, 이제는 추이를 보면서 인하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보다"고 언급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1,450원을 상회하면서 환율을 더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내년 한·미 성장률과 인하 기대를 고려하면 환율이 유의미하게 내려오기에는 더욱 어려운 여건이 될 수 있어, 내년 한은의 2.50%로의 두 번째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될 여지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다만 원화 단독 약세가 아닌 달러 강세인 만큼 통화정책 결정에 영향을 크게 주거나 외국인 매도세를 촉발할 정도는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A 증권사 채권 딜러는 "이 총재가 여러 차례 말했듯 환율 상승이 달러 강세 때문인 것은 오늘도 마찬가지"라고 평가했다.
B 증권사 채권 딜러는 "사실 전일 외국인 매도, 로컬 매수로 인한 강세였기 때문에 외국인이 추가 매도하지 않고 매수로 들어올지 여부가 중요한 시점이다"며 "사실 물가 설명회 분위기와 새벽 FOMC만 보면 원화채 사고 미 국채를 파는 것이 합리적이긴 하다"고 했다.
이어 "이날 환율이 급등하겠지만, 원화만 약한 것은 아니고 달러 강세에 연동해 아시아 주요 통화도 전반적으로 약세이긴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는 관망하지 않을까 싶다. 연준의 속도 조절은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안 좋은 이야기"라면서 "오히려 탄핵 이슈 추이를 지켜보면서 다시 들어올 수 있다. 정치와 연준이라는 두 악재 중 하나만 없어져도 좋은 소식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FOMC는 연방기금금리(FFR) 목표범위를 4.25~4.50%로 종전보다 25bp 내린다고 밝혔다.
점도표는 내년 총 50bp의 추가 인하를 시사했다. 9월에 제시했던 4회, 100bp 인하 폭이 절반으로 깎였다.
2025년 말 금리 전망치(이하 중간값 기준)는 3.875%로 지난 9월에 비해 50bp 상향됐다.
이는 시장 예상보다 매파적인 결과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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