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융안정] "레포펀드 등 레버리지 투자 확대…리스크 유의해야"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정현 기자 = 향후 금융여건이 완화될 경우 비은행금융중개(NBFI)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리스크 축적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한국은행의 진단이 나왔다.
레버리지 기반의 레포펀드가 급격하게 확대되고 증권사의 레버리지 활용도 늘어나면서 유사시 새로운 리스크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24일 국회에 보고한 2024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의 국내 NBFI 현황 및 리스크를 점검했다.
NBFI란 은행시스템 밖에서 신용중개기능을 제공하지만 은행 수준의 건전성 규제를 받지 않는 금융기관 및 활동을 총칭한다.
최근 NBFI의 규모 확대는 기타금융중개기관(OFI)이 주도하고 있는데, 이는 NBFI 중 보험기관, 연금기금, 금융보조기관을 제외한 부문을 의미한다. 머니마켓펀드(MMF), 투자펀드, 리츠(REITs), 금전신탁, 여신전문금융기관, 증권기관, 유동화기구 등이 포함된다.
한은은 먼저 NBFI의 증가율(전년동기대비)은 지난 6월 말 6.9%로 지난해(2023년)말 6.2%에서 반등했다고 밝혔다. 다만 장기 평균(2010~2021년 연평균 증가율 10.4%)은 하회하는 수준이다.
최근 OFI가 확대되고 연금기금도 퇴직연금을 중심으로 견조한 증가세를 지속하며 NBFI와 은행 부문간 상호연계성은 꾸준히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빠른 증가세를 보이는 협의 NBFI 부문(EF·경제적 기능)을 중심으로 리스크 요인을 점검해보면 대량 환매에 취약한 집합투자기구는 채권형 펀드를 중심으로 레버리지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난다.
사모 채권형 펀드의 레버리지 상승이 두드러졌고, MMF 역시 대형화 및 사모비중 상승에 따른 자금유출입 동조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
사모 채권형 펀드는 RP(환매조건부채권) 매도를 통해 레버리지 확대 전략을 활용해 초과수익률을 추구하는 레포펀드가 주를 이루고 있다.
연기금과 공제회 등 기관투자자가 레포펀드의 주요 투자자이며, 레포펀드는 보유 채권을 담보로 기관간 RP 매도를 실행해 자금을 조달하고 해당 자금으로 금융채 및 회사채 등의 신용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를 뜻한다.
이처럼 채권형 펀드를 중심으로 한 레버리지 확대는 금융 스트레스 발생 시 마진콜과 대규모 환매 요청으로 이어져 금융시장 전반에 유동성 리스크를 확대시킬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단기자금 조달에 의존한 시장중개를 수행하는 증권사는 RP 매도와 증권금융 거래를 통해 채권보유를 늘리며 레버리지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시장에 스트레스가 발생할 경우 증권금융 거래에 수반되는 증거금의 마진콜 이슈 등이 부각되면서 증권회사의 유동성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은은 "집합투자기구와 증권회사는 시장기반 금융의 특성이 강하고 금융체계상 중요 부문으로 기능하고 있으므로 유동성 및 레버리지 관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규제차익과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금융거래가 나타날 수 있어 NBFI 부문의 리스크 축적 양상에 대한 모니터링뿐 아니라 새로운 리스크를 파악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jhkim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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