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가처분' 인연없던 MBK·영풍, 고려아연 집중투표제 어떻게 막았나

25.01.22
읽는시간 0
'가처분' 인연없던 MBK·영풍, 고려아연 집중투표제 어떻게 막았나

두 차례 가처분 기각으로 분쟁 길어졌지만 결정적 순간에 승기

MBK·영풍, 소송대리인 지속 확대하며 전력 보강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지난해 9월 고려아연[010130]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한 뒤 MBK파트너스와 영풍[000670]은 여러 차례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이들은 작년 10월 자기주식 취득금지와 공개매수 절차중지 가처분이 모두 기각당하며 분쟁 장기화를 막지 못했지만, 분수령으로 꼽히는 오는 23일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는 집중투표제를 통한 이사 선임 의안 상정을 막아내며 끝내 경영권 확보의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0민사부는 영풍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제기한 의안상정금지 가처분을 전날 일부 인용했다.

재판부는 집중투표제 도입을 전제로 한 이사 선임 의안(제2호와 제3호)을 주총 의안으로 상정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집중투표제 도입이 주주제안된 시점에 고려아연이 정관으로 집중투표제를 배제하고 있어, 집중투표제 도입을 전제로 한 이사 선임은 상법을 위반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이번 임시주총에서는 집중투표가 아닌 단순 투표 방식으로 이사 선임 표결이 이뤄진다.

넉 달 넘게 끌어온 경영권 분쟁의 무게추가 MBK·영풍으로 기울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MBK·영풍이 과반에 가까운 의결권 지분율인 46.69%를 보유한 데다, 노르웨이 국부펀드(NBIM)와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 등 해외 주요 기관투자자도 이들의 손을 들어줬다. 국민연금은 고려아연과 MBK·영풍 측 추천 이사를 각각 3인씩 지지하기로 했다.

또 이사 수 상한을 제한하는 정관 개정도 특별결의(출석주주 3분의 2 이상 찬성)가 필요한 만큼 통과될 가능성이 없다. MBK·영풍이 추천한 이사 14인이 모두 고려아연 이사회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졌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9월 MBK·영풍이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돌입하며 경영권 분쟁이 수면 위로 떠오른 뒤 이들은 가처분에서 그리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고려아연이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자기주식을 취득하지 못하게 해달라며 영풍이 작년 9월 신청한 첫 번째 가처분은 주주가 직접 경영에 개입하는 성격으로 일반적 가처분과는 달리 증명에 가까운 고도의 소명이 요구된다면서 기각됐다.

이어서 고려아연이 자기주식 공개매수에 나서자 이를 중지해달라며 영풍이 제기한 다른 가처분에서도 재판부는 비슷한 이유를 들어 영풍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작년 12월 고려아연이 보유한 자기주식을 제3자에게 처분해 의결권을 되살릴 수 있다면서 영풍은 또 한 번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는데, 이때 영풍은 고려아연 측이 심문기일에서 일체의 처분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확약했다는 이유를 들어 가처분을 자진 취하했다.

MBK·영풍은 경영권 분쟁이 진행되면서 법률 조력자를 계속해서 확대해왔다.

지난해 9월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때 MBK·영풍 측 소송대리인은 법무법인 세종과 법무법인 베이커맥켄지 앤 케이엘파트너스 두 군데였으나, 가장 최근 사건인 의안상정금지 가처분에서는 법무법인 태평양과 법무법인 한누리, 홍승면 전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까지 더해 세를 불렸다.

고려아연 측 소송대리인은 계속해서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담당하고 있다.

MBK·영풍 관계자는 전날 법원의 의안상정금지 가처분 일부 인용 결정을 "고려아연 거버넌스 개혁의 신호탄"이라고 평가하며 "23일 임시주총을 통해 이사회 개편과 집행임원제도 도입 등 실질적 지배구조 개선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hskim@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학성

김학성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