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틱얼터너티브운용 NPL 펀드 논란…캐피탈사 '편법매각' 했나
(서울=연합인포맥스) 황남경 기자 = 일부 캐피탈사가 스틱얼터너티브자산운용과 조성한 부실채권(NPL) 펀드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을 이연하기 위한 용도로 만들어진 '짬짜미 파킹' 펀드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캐피탈·저축은행 업계가 조성한 PF 정상화 펀드와 관련해 진성매각 논란이 커지자 금융감독원이 외부 투자자(LP) 확보 등 펀드 조성과 관련해 일부 보완사항을 요청했는데도 이러한 지침이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다.
13일 NPL 업계에 따르면 스틱얼터너티브운용은 지난 12월 '스틱크레딧안정화 일반사모투자신탁 제3·4호' 펀드를 조성했다.
펀드 규모는 각각 1천222억원, 1천30억원이다. LP로는 금융지주와 공제회 계열의 캐피탈사 3사가 참여했다.
펀드는 브릿지론·PF·담보대출에 대한 대출채권을 투자 대상으로 한다. 만기 연장이 1회 이상 됐거나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한 부실채권이 대상이다.
NPL 업계에선 스틱얼터너티브운용이 조성한 펀드가 지난해 자산운용업계에서 발생한 '진성매각' 논란과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진성매각은 자산 매각 과정에서 위험과 보상이 양도인에서 양수인에게로 제대로 이전됐는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선 금융자산의 양도 시 대부분의 위험과 보상이 이전된 경우를 진성매각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 펀드는 3개 캐피탈사가 펀드에 2천300억원가량을 출자하고, 출자 비율대로 부실채권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펀드에 출자한 투자자가 해당 채권을 매각한 캐피탈사와 동일한 경우, 펀드 운용에 대한 권한을 캐피탈사가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어 위험과 보상이 대부분 이전되지 않은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
NPL 업계 관계자는 "브릿지론 등 부실화된 대출채권을 파킹해 부실을 이연하기 위한 용도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펀드가 사들인 자산에는 지방 물류센터 개발사업의 중·후순위 대출채권 등 일반적으로 현재 시장에서 소화되지 않는 자산들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지난해 금감원이 오하자산운용-상상인저축은행의 PF 펀드를 'OEM 펀드'로 판단하고, 여전 업계와 저축은행 업계에 일부 보완사항을 요청했지만 이조차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다.
금감원은 PF 정상화펀드 조성시 ▲단순 채권 매입 구조보다 실질적 사업장 재구조화를 위해 사업부지를 인수 ▲적정 수준의 외부 자금(재무적 투자자)을 확보해 출자·매도 비율을 개선 ▲파킹 의혹을 해소하고 신속한 재구조화를 위해 운용 기간을 최소화할 것 ▲펀드로 채권 매각 시 과도한 매각이익을 금지할 것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3개 캐피탈사와 스틱얼터너티브운용이 조성한 펀드는 이러한 금감원의 보완사항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펀드의 운용 기간은 5년이며 투자자 전원 동의로 연장이 가능한 구조다. 또 캐피탈사 외 투자자는 운용 주체인 스틱얼터너티브운용이 유일한데, 출자 비율은 1%에 불과하다.
운용사는 펀드를 통해 사업권을 인수하거나 경공매에 참여해 직접 개발사업도 가능하다고 밝혔지만, 사업부지 인수보다는 3개 캐피탈사의 부실채권을 단순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IB 업계 관계자는 "수익자 중 지분율 50%가 넘어가는 곳이 없으니 자산운용사가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한다고 볼 여지도 있다"면서도 "다만 일반적인 NPL 펀드는 출자자의 자산을 담지 않는다. 파킹의 의도가 엿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스틱얼터너티브운용 관계자는 "법무법인의 사전 검토를 거쳐 조성한 펀드"라고 입장을 밝혔다.
[촬영 안 철 수] 2024.10.6
nk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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