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단채 한도 5천억 확보한 롯데케미칼…자산 매각 속도낼까
CP 외 유통 원활한 전단채 발행해 차입 다각화
전단채 발행 뒤 자산 매각·사채 발행 나설 수 있단 관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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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정필중 기자 = 롯데케미칼이 5천억 원 규모의 전자단기사채 한도를 확보하면서 단기자금 시장을 통해 조달에 나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는 3월 말까지 총 4천800억 원 규모의 차입 만기가 도래해 차환에 나설 것으로 풀이되는데, 전단채 특성상 만기가 비교적 짧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산 매각 혹은 사채 발행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최근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전단채 단기신용등급을 평가받았다.
평가 대상은 5천억 원 규모의 전단채 발행 한도로, 지난해 12월 롯데케미칼 이사회는 해당 한도를 승인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아직 발행한 것은 아니고 한도만 우선 확보해 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단채 한도 확보는 차환 발행을 위한 준비로 해석된다.
오는 28일과 내달 3일 각각 3천100억 원, 700억 원의 공모채에 이어 내달 27일 1천억 원의 CP 만기가 도래한다. 총 4천800억 원에 달한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기업어음(CP)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해왔다.
연합인포맥스 발행만기통계(화면번호 4790)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케미칼은 6천억 원어치의 CP를 발행했다. 이 중 1년물은 절반인 3천억 원을 차지했다.
올 초에도 롯데케미칼은 1천500억 원 규모의 CP를 발행했다. 이 중 1년물이 차지하는 규모는 500억 원이다.
CP는 기업 입장에서 용이한 자금 조달 수단이다. 1년 이상 장기 CP의 경우 증권신고서가 발행되나, 대부분은 신고서 제출이 요구되지 않을뿐더러 수요예측에 따른 평판 리스크를 짊어지지 않아도 된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에 이어 올 초에도 공모채 발행에 나서지 않았다. 업황 악화 등으로 지난해 상반기 롯데케미칼 신용등급 전망이 기존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으로 하향됐다.
CP를 고수했던 롯데케미칼이 전단채로 선회한 것을 두고 단기자금 시장에서의 조달 분위기가 이전과 달라진 게 아니냔 의견이 나왔다.
전단채는 CP 대비 유통이 원활한 편이다. 최소 투자금액이 1억 원으로 분할 취득이 가능해 유통에서 좀 더 이점이 있는 편이다.
조달 다각화를 도모한다고도 볼 순 있으나, CP로의 조달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에 전단채로 조달 창구를 확대한 게 아니냐는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CP와 달리 전단채는 쪼개서 유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허들이 좀 낮은 편"이라면서 "CP만으로는 혹시 모를 수 있어 전단채까지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자산 매각에 속도를 내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전단채는 통상 3개월 미만의 만기로 발행되는 경우가 많다. 이후 자산을 매각해 대금을 마련하거나 사채 발행에 나설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게 아니냔 해석이다.
실제 롯데케미칼은 지난 19일 파키스탄 법인을 979억 원에 매각했다. 여기에 올해 중으로 인도네시아 법인 지분을 활용해 약 7천억 원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지난해 밝힌 바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EOD 원인 사유는 현재 제거된 상태지만 투자자나 발행사 입장에서 심리적 부담은 다소 남아 있는 상황"이라면서 "전단채로 먼저 가져간 뒤 본업 이외 자산들을 처분하고 여건이 나아지면 다시 조달에 나설 수도 있으니 마냥 부정적으로만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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