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에 1.2조' 채권 발행한 롯데카드…늑장 공시 논란

2025.02.26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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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에 1.2조' 채권 발행한 롯데카드…늑장 공시 논란



(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롯데카드 대출 부실과 관련 채권 투자자 보호에 소홀한 점이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26일 연합인포맥스 발행사별 잔존만기별 잔액(화면번호 4798)에 따르면 롯데카드(AA-)는 올해 들어 채권을 1조1천600억 원 발행했다.

다른 카드사 대비 연초 발행 속도가 빠른 편이다.

채권시장에서 주목하는 것은 롯데카드의 부실 대출 인지 시점이다.

팩토링에서 상당 규모 부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후에도 고지 없이 회사채 발행을 진행했다면 투자자 보호에 소홀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연합인포맥스가 전일 오전 8시57분 송고한 '롯데카드, 렌탈업체 팩토링 관련 수백억 대출 부실'기사 참조)

롯데카드는 올해 채권 발행 시 작년 영업이익을 2천100억 원 수준으로 언급했다. 대출 부실에 따른 추가 충당금 적립에 영업익은 이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문제가 되는 채권의 잔액은 786억 원 수준이다. 롯데카드는 추가 대손충당금을 375억원 추가로 적립할 계획이다.

롯데카드가 투자자들에 답변한 내용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연체 발생을 인지하고 1월 말 금감원에 보고했다. 작년 12월까지 정상 입금이 됐는데, 올해 1월에 연체율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이 이달 초부터 현장검사를 진행하고 충당금 선반영을 검토했다고 한다.

롯데카드가 지난 12일 카드채 발행 신고서를 제출할 당시 상당 규모 부실 발생 가능성을 인지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채권 발행사가 제출하는 투자설명서의 '투자위험 요소' 항목엔 투자자들이 알아야 할 위험 요인들이 기재된다.

롯데카드가 지난 12일 제출한 설명서에 연체율 관련 위험이 명시되긴 했지만, 작년 6월 말 연체율을 언급하는 데 그쳤다. 최근 인지한 대출 부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롯데카드는 "2024년 6월 말 기준 당사의 연체율은 1.80%이며, 자산건전성 추이에 중점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명시했다.

금융당국의 역할이 아쉽다는 의견도 나온다.

검사 결과 대출부실 가능성을 인지했다면 발행사가 투자설명서에 이러한 내용을 넣도록 금융당국이 계도할 수 없었냐는 것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올해 장기 채권을 매수한 입장에선 화가 난다"며 "롯데카드의 대출 부실 인지 시점이 언제인지와 공시 계획에 문제가 없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롯데카드가 1월 말에 부실 가능성을 인지하고 투자위험에 왜 안 넣었는지 이해가 안 간다"며 "금감원도 책임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운용업계 시각도 비슷하다.

통상 발행이 잦은 여전사들이 일반 기업이 회사채를 발행하는 경우에 비해 공시에 소홀한 측면이 있다고 판단했다.

운용업계의 한 크레디트 전문가는 "시점상 저런 이슈를 명시하면 좋은데 아쉬운 점이 있다"며 "다만 여전업계 특성과 충당금을 쌓으려 했던 점 등을 고려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운용업계의 다른 크레디트 전문가는 "작년 엠캐피탈이 부실자산 변경 분류 건을 적시 공시한 점을 보면 롯데카드가 뒤늦게 공시한 측면이 있다"며 "다만 롯데카드 입장에서는 결산 공시 전이라 그때 최종 반영해서 넣겠단 생각을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공시가 늦은 건 아닌지 묻는 말에 "일반적으로 연체 발생 시마다 공시하는 건 아니다"며 "당시 금감원 감사 중으로 내용을 파악하는 단계였다"고 답했다.

2025년 롯데카드 채권 발행 현황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4798)





hwroh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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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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