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 외화 대출 원화사용도 허용…한은 규제 완화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한국은행은 수출기업이 외화대출을 받아 국내 시설투자 용도로 원화로 환전해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다. 외환수급 불균형 해소와 원화 약세 압력 억제를 위한 조치다.
한은은 26일 '외화대출 용도제한 완화' 보도자료를 통해 외국환거래업무 취급세칙을 개정하고 외국환은행의 수출기업에 대한 국내 시설자금용 외화대출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외화대출은 2010년 7월 이후 중소 제조업체에 대한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해외실수요에 대해서만 허용되어 왔다. 기업들은 외화로 빌린 돈을 해외 투자나 해외 물품 구매 등의 목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었다.
이번 조치로 「대외무역법 시행령」제2조에 해당하는 수출기업은 최근 1년간 수출실적 또는 해당연도 예상 수출실적 범위 내에서 외화대출을 받아 국내 시설투자에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기업이 외화대출을 받아 국내에서 사용하려면 외환시장에서 원화로 환전하거나 스와프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시장에 외화가 공급되는 효과가 생긴다.
한은은 이번 완화 조치의 배경으로 "국내 외환부문 건전성이 크게 개선된 가운데 최근 외화 유입 대비 유출 우위가 지속되는 수급불균형 구조가 형성되는 등 여건 변화"를 들었다.
2024년 9월 말 기준 순대외금융자산이 9천778억 달러(2023년 GDP 대비 53.2%)에 달하며 단기외채/외환보유액 비율도 37.8%로 과거 위기 시(1997년 말 286.1%, 2008년 말 72.4%)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한은은 "기업은 원화·외화 대출 중 조달비용을 고려해 최적의 선택을 할 수 있게 되고, 은행은 수익원 다각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기업이 대출받은 외화를 국내에서 사용하기 위해 외환시장에서 원화로 환전하는 과정에서 외화 공급이 늘어나 원화 약세 압력을 억제하고, 전반적인 외화유동성 사정 개선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조치는 외화 유입보다 유출이 많은 현재의 외환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한국은행과 정부의 '외환수급 개선방안'(2024.12.20. 발표)의 일환이다.
한편 2024년 12월 말 현재 외화대출 잔액은 299.6억 달러로 2010년 6월 말(458.4억 달러) 대비 158.8억 달러 감소했으며, 특히 시설자금이 228.8억 달러에서 75.1억 달러로 153.7억 달러 감소한 상태다.
한은은 "기존에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었던 중소 제조업체에 대한 국내 시설자금용 외화대출도 계속 허용된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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