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삼성전자가 삼성페이 사용에 따른 결제 수수료 부과를 시사하면서 카드업계에서도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전 세계에 무료로 삼성페이 서비스를 제공 중인 삼성전자가 돌연 한국에서만 입장을 바꾸면서 국내 시장에 대한 역차별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2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카드사에 비공식 채널을 통해 삼성페이 사용에 대한 수수료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전달하고 있다.
이미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 역시 같은 취지의 삼성페이 수수료 부과 방침이 전달됐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 국내에서 삼성페이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주요 카드사 전체를 대상으로 계약 조건 변경없이 이를 연장해왔다.
하지만 최근 애플의 간편결제 서비스인 애플페이가 당초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확산하자 돌연 수수료 정책을 변경했다는 게 카드업계의 중론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한국 시장에 대한 역차별이란 지적이 나온다. 만약 삼성전자가 국내에서 삼성페이 결제 수수료를 부과하면, 한국은 삼성전자가 삼성페이 결제 수수료를 부과하는 유일한 나라가 되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 8월 국내를 시작으로 미국, 중국, 스페인, 싱가포르, 오스트레일리아, 스웨덴 등 대다수 국가에서 여전히 무료로 삼성페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물론 독일과 바레인 등 일부 국가에서 수수료를 받고 있지만, 이는 변경된 정책이 아닌 처음부터 수수료를 받는 모델로 서비스를 시작한 경우다.
반면 애플의 경우 2014년 10월 미국을 시작으로 서비스를 선보인 이래 전세계 80여국에서 처음부터 유료화 정책으로 서비스를 선보였다.
한 카드사 고위 관계자는 "예상보다 강한 애플페이의 확산에 삼성전자가 위기를 느낀 것 아니겠느냐"며 "국내 카드사를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에대해 삼성 측은 오히려 자신들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국내 카드사들이 애플 측에 수수료를 지급하게 되면, 이는 삼성과 애플이란 플랫폼 기업 간 경쟁의 문제이지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현재 애플페이를 도입 중인 현대카드는 결제 건당 0.15%의 수수료를 애플에 지급하고 있으며, 후발주자로 거론되는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도 비슷한 수준의 수수료를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무위 소속 한 의원실 관계자는 "(삼성페이 수수료 부과에 대해) 플랫폼 기업 간 공정경쟁 차원이라는 설명을 들었다"며 "일정부분 이해가는 측면도 있지만, 어쨌든 국내 소비자들에게로 손해가 전가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삼성이 수수료이익을 소비자를 위해 쓰겠다지만 이는 차후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삼성이 꺼낸 공정경쟁에 대한 논리는 카드업계에서도 어느 정도 예상했던 부분이다.
다만 대다수 카드사는 삼성페이 도입 초기에 서비스를 선보이며 삼성전자가 향후 수수료 부과 계획이 없음을 시사했던 기억을 떠올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모바일협의체' 소속 전 카드사들과 계약을 맺을 당시 삼성페이 서비스 제공에 동참해 줄 것을 설득할 때도 가장 강조했던 부분이 무료화 정책이었다는 게 카드사들의 얘기다.
한국은행의 지난해 상반기 전자지급서비스 이용 현황에 따르면 삼성페이를 포함한 휴대전화 제조사의 국내 일평균 취급액은 약 2천373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사용자 규모도 월 활성 이용자수(MAU) 기준으로 2천116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향후 삼성전자가 삼성페이에 수수료를 부과하게되면, 카드업계가 삼성전자에 지급해야 할 수수료는 연간 수백억 원 규모가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 다른 의원실 관계자는 "카드사들은 무료화 정책으로 시장 파이를 키운 삼성이 이제와서 수수료를 받겠다는 것은 애플페이 도입을 검토하는 카드사에는 횡포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며 "둘 다 이해되는 부분이 있다 보니 양측의 이야기를 좀 더 들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