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국채금리, 재정확대 전망에 통독 이후 최대 폭등…10년물 30bp↑
출처: 연합인포맥스.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독일 국채(분트) 수익률이 5일(현지시간) 모든 구간에서 기록적인 폭등세를 나타냈다.
독일 주류 정치권이 헌법에 담긴 '부채 제한(debt brake)' 조항 완화에 나선 가운데 재정지출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가 분출했다.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화면번호 6538번)에 따르면, 이날 독일 10년물 수익률은 2.7910%로 전장대비 29.60bp 뛰어올랐다. 단숨에 2023년 10월 이후 최고치로 올라섰다.
유로존 국채시장의 기준 역할을 하는 이 수익률의 이날 하루 오름폭은 1990년 3월 이후 35년 만에 가장 컸다. 마크르화가 사용되던 당시는 서독과 동독의 통일을 7개월 정도 앞두고 있던 때다.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2.2406%로 전장대비 20.77bp 상승했다. 만기가 가장 긴 30년물 수익률은 3.0274%로 23.10bp 뛰어올랐다. 30년물 수익률이 3.0% 선을 웃돈 것은 2023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전날 독일 차기 연립정부 구성을 협상 중인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과 사회민주당(SPD)은 인프라 투자를 위해 5천억유로의 특별기금 설치를 추진하는 한편으로 방위비 지출 확대 차원에서 부채 제한 조항을 완화하는 데도 뜻을 모았다. 전날 양당의 합의 내용 발표는 분트 현물 거래가 끝난 뒤 전해졌다.
구조적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0.35%를 넘지 못하게 하는 부채 제한은 그동안 독일의 적극적 재정지출을 막는 족쇄 역할을 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국 우선주의 속에 '안보 독립'이 최대 과제로 부상하자 독일 보수진영도 재정지출을 늘리는 방향으로 입장을 급선회했다.
독일 경제연구기관 ZEW의 프리드리히 하이네만 이코노미스트는 "독일이 빠르게 유럽연합(EU)의 고부채 국가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이 2034년에 100%를 넘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유로존 통계당국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기준 독일의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62.4%로 집계됐다. 유로존 전체 평균(88.2%)에 비해 상당히 낮은 편이다.
코메르츠방크의 요르그 크레이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0년 안에 정부부채 비율은 90%까지 상승할 수도 있다"면서도 "인플레이션에도 달려 있기 때문에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고 전제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부채 제한이 완화되면 독일 10년물 수익률이 중기적으로 최대 3.75%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 직후 최고 레벨이다.
독일의 재정지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에 유럽중앙은행(ECB) 금리 인하 기대감은 후퇴했다. OIS(Overnight Index Swap) 시장에 반영된 ECB의 올해 말까지 누적 금리 인하폭은 약 69bp로, 하루 전에 비해 15bp 정도 낮아졌다.
s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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