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한 트럼프 인생과 미국은 닮은 꼴…'더 큰 부채' 전략 유효"
의도된 경기침체는 없다…의회 연설서 '성장 전략' 역설에 집중한 트럼프
KB증권 "경기침체 불사한 재정건전성 아니라, 강력한 성장전략"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상승세를 탔던 미국 증시가 흔들리고 있다. 가장 큰 우려는 이번에도 경기침체다. '트럼프 풋'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에게 경기침체를 인내해야 한다는 그의 달라진 메시지는 혼란스럽기만 하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재 미국의 재정 상황을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사에 비춰보며, 레버리지를 통한 미국의 성장 전략이 여전히 작동 중이라는 분석을 제기한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25일 "트럼프의 인생은 '부채로 망했다가 더 큰 부채로 성공한 인생"이라며 "지금 미국의 재정 상태는 그가 파산했던 1990년대와 닮아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트럼프의 해결책은 '레버리지(감세)를 통한 성장'"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89년에 파산을 경험한 적 있다. '트럼프 항공'이 부진을 이겨내지 못한 결과다. 당시 중형 항공사를 인수해 출범한 트럼프 항공은 호화로움을 자랑했지만, 인수대금과 이자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2년 만에 채권단에 넘어갔다.
1991년에는 미국 뉴저지주의 '트럼프 타지마할' 리조트가 파산했다. 이 시기 트럼프 대통령은 첫째 부인과 이혼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한 건 레버리지 마법에 대한 그의 믿음이다.
이 연구원은 "그런 그가 재기할 수 있었던 것은 '더 큰 부채' 때문"이라며 "그는 채권단을 불러 부채 재조정과 주식 전환 등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금을 회수하면 같이 망하고, 더 빌려주면 이자까지 쳐서 갚겠다'는 협박에 가까운 협상 기술로 위기를 타개했다"며 "더 큰 부채가 그를 '갑부 대통령'으로 만들어줬다"고 했다.
이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 개인의 인생에서, 현재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대응 방향을 읽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진행한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역대 가장 긴 1시간40분 간 성장전략을 역설하는 데 힘썼다. 성장 전략은 대규모 감세, 규제 철폐, 제조업 투자 유치의 세 가지로 요약된다.
그는 "결국 그가 원하는 건 경기침체를 불사한 재정건전성이 아니라, 강력한 성장전략"이라며 "트럼프의 의회합동 연설을 보면, 그가 원하는 것은 오직 성장이란 것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미국은 파산했던 그의 과거와 닮아있다"며 "성장만 한다면, 그깟 부채는 다 갚고도 남는다는 것이 그의 성공 경험"이라고 말했다.
최근 베센트 재무장관은 미국의 경제 상황에 대해 민간 주도의 '해독'이 필요하다며, 그 과정에서 겪을 단기적인 고통은 참아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그간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봤을 때, 향후 감세와 성장 전략을 위해 지금의 고통을 견뎌야 한다는 풀이가 설득력을 얻는다.
이 연구원은 "재정건전성을 위해 경기침체를 감내한다는 뜻이라면 주식은 하지 말아야 한다"면서도 "인내 다음이 대규모 감세라는 의미라면 투자자들은 인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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