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3가 모여 띄운 '지분형 모기지'…부동산시장 판 흔든다

2025.04.03 18:35

읽는시간 4

URL을 복사했어요
0
F3가 모여 띄운 '지분형 모기지'…부동산시장 판 흔든다



'한국은행-한국금융연구원 공동 정책 컨퍼런스'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3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은행-한국금융연구원 공동 정책 컨퍼런스' 특별 대담을 하고 있다. 2025.4.3 mon@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금융위원회가 부동산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아이디어로 제시했던 '지분형 주택금융(모기지)' 도입에 드라이브를 건다.

지분형 모기지는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26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부채'(Debt) 의존도가 과중한 가계대출 부문을 '지분'(Equity) 중심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처음 제시한 정책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진행된 '한국은행-한국금융연구원, 공동 정책 컨퍼런스'에 참여해 특별대담을 진행했다.

이날 금융·통화당국 수장들은 모두 가야할 길이 여전히 먼 것으로 평가되는 가계부채 규모와 번번이 통화정책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부동산시장 변동성,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가 갖는 한계점 등에 대처하기 위해선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의 뜻을 나타냈다.

이렇다 보니 이날 특별대담은 김병환 위원장이 운을 띄웠던 '지분형 모기지'에 대한 도입배경과 구조, 기대효과, 향후 일정 등을 공유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이 할애됐다.

김 위원장이 제시한 지분형 모기지의 핵심은 한국주택금융공사를 내세워 주택 구입의 지분 투자자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이는 집 값 '고공행진'이 지속되면서 일부 자기자본과 DSR 기반의 은행 주택담보대출을 활용하더라도 부모 등의 도움이 없을 경우 주택 구매에 나서긴 한계가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결국 이 과정에서 전·월세 등 임차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집 값 상승 등 업사이드 포텐셜을 향유할 수 없는 만큼 유주택자와 무주택자의 간극은 갈수록 심각해 질 수 밖에 없다는 게 김 위원장의 판단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지분형 모기지 정책의 디테일에 대해서도 일부 언급했다.

주금공과 공동으로 주택을 소유하게 될 경우 일종의 사용료를 내게 되는데, 이는 대출금리보다는 낮은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주택 구입자는 주금공이 보유한 지분을 더 살 수도 있고, 원할 경우엔 지분을 팔고 나가는 것도 가능하다.

집 값이 오른 경우엔 주택 공동 구매자는 지분율 만큼의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다.

특히, 김 위원장은 집 값이 떨어질 경우엔 주금공의 보유 지분을 후순위로 돌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언급도 했다.

이는 결국 주금공이 시세 변동성에 대한 책임을 더 짊어지겠다는 얘기다.

주금공이 향후 부동산시장의 강력한 시세 조종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도 이러한 맥락이다.

김 위원장은 일각에서 그간의 수익 공유형 모기지 모델들과의 차별점을 인지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도 한마디 했다.

그간의 모델들은 사실상 저리대출 이후 매각차익에 대한 이익을 일정 부분 가져가겠다는 모델에 불과했는데, 이는 결국 기존 부채(대출)를 활용한 방식과 큰 차이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김 위원장은 "한은이 추진하는 리츠 방식의 제도 또한 큰 틀에선 콘셉트가 같다"며 "결국 여러 대안들을 시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변화를 모색하는 하나의 단초가 될 것으로 보고 관계기관과의 논의를 지속 중이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정책은 금융위 뿐 아니라 한은과 금감원까지 적극 호응하고 있어 더 주목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추진 중인 한국형 리츠 또한 지분형이라는 큰 틀에 속한다"며 "(지분형 모기지는) 새로운 제도이고 꼭 성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질적인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이 총재는 지분형 모기지의 조기 안착을 위해선 역세권 등 안정적인 입지를 갖춘 지역의 분양주택을 먼저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수요가 몰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만큼, 거래가 되고, 가격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주택을 선별해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로 보인다.

아울러 해당 제도가 궁극적인 '게임 체인저'로 진화하기 위해선 은행권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주금공에 더해 은행이 직접 해당 시장에 뛰어들어 성공 모델을 축적해 나갈 경우, 거시금융 안정성은 물론, 은행권의 포트폴리오 다변화, 리스크 관리, 이미지 등의 측면에서도 많은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될 것으로 봤다.

이복현 원장 또한 큰 틀에서 '디레버리징'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하며 '에쿼티'에 중점을 두고 구조를 바꿔가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 위원장은 "조금 더 모험적이고 생산적인 부분으로 금융의 중개기능을 바꿔 보고 싶다는 소망이 있다"며 "그렇게 가는 과정에서 풀어야 할 규제와 만들어야 할 제도에 집중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jwon@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정원

정원

돈 되는 경제 정보 더 보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