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쇼크에 추경까지…채권시장의 복잡한 셈법

2025.04.25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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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 쇼크에 추경까지…채권시장의 복잡한 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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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우리나라의 성장률 쇼크와 추가경정예산(추경)의 증액 또는 대선 이후 2차 추경 가능성 등이 겹치면서 서울채권시장 참가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마이너스(-) 분기 성장률이 충격을 주면서 시장에서 살피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수준은 더욱 낮아진 실정이다.

반면 2차 슈퍼 추경 가능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걷히지 않은 터라 시장 참가자들은 섣불리 강세를 전망하기보단 관망세를 드러내고 있다.

24일 전일 국고채 3년물 최종호가 수익률은 전장 대비 0.4bp 상승한 2.341%를 기록했다.

개장 초까지만 해도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충격으로 강세를 보였으나 추경 증액 우려가 커지면서 약세 전환했다.

서울채권시장을 바라보는 시장 참가자들의 시선은 복잡해지고 있다.

전일 발표된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속속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

JP모건은 한국의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8일 0.9%에서 전일 0.5%로 하향 조정했다.

씨티은행은 기존 0.8%에서 0.6%로, BNP파리바는 1.6%에서 1.0%로 낮췄다.

미국발 고강도 관세의 충격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기도 전에 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가중된 것이다.

씨티은행의 경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전망 또한 수정했다.

이번 인하 사이클의 최종금리 전망치를 기존 연 2.00%에서 1.50%까지 낮췄다. 올해 5월과 7월, 11월, 내년 2월, 5월까지 0.25%포인트(p)씩 기준금리를 내린 것이란 예상이다.

자산운용사 채권 운용역은 "역성장 수치를 확인했고 5월 경제성장 전망도 1%에 다다를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 최종금리 레벨이 더 내려갈 거라는 기대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외국인의 국채선물 대량 매도 외에는 금리 상승 폭이 제한될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크레디트 스프레드 확대 또한 어려울 듯하고 대체로 강세 시도가 지속될 것"이라며 "초장기와 장기 역전 폭 또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금리 인하 강도보단 추경을 주목하는 목소리도 상당했다.

GDP 역성장이 롱재료이긴 하지만 이미 강세가 많이 진행된 터라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모습이다.

시중은행 채권 딜러는 "이미 한두 번 정도의 금리 인하분이 시장에 반영됐나 보니 5월 한은의 인하와 추경에 따른 성장률 개선까지 확인한 후 최종금리에 대한 가닥을 잡을 수 있을 듯하다"고 내다봤다.

이어 "대규모 추경 시 추가 인하가 지연될 수도 있다 보니 지금 더 강세로 가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추경이 예상보다 큰 규모로 진행될 경우 GDP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전일 정치권의 추경안 증액 목소리에 서울채권시장이 강세분을 반납하고 약세로 전환한 배경이다.

다른 시중은행 채권 딜러는 "15조~16조원 규모의 추경 시 GDP가 0.2%p 개선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1분기 GDP 역성장은 시장에서도 예상한 결과인 만큼 이제는 성장률에 영향을 줄 추경 규모를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증권사 채권 딜러 또한 "지금 나온 추경안보단 더 큰 규모를 해야 한단 사실에 모두 공감하고 있다 보니 시장은 예견된 성장률 하향 재료보단 추경과 미중 무역 양상을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20조~25조원 규모의 추경마저 아직 시장 금리에 반영되지 않다고 보는 입장이라 이를 뛰어넘는 규모일 경우 충격이 더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추경의 사용처 또한 주시하는 요소다. 추경 자금이 산불 피해 및 소상공인 지원 등에 집중될 경우 펀더멘탈 개선을 기대하는 결과를 낳기는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앞선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추경이 산불 피해 등의 단순 지원 방향에 집중될 경우 정부 지출 효과로 일시적으로 경제성장률이 높아질 순 있지만 장기적인 둔화는 계속될 것"이라며 "펀더멘탈 개선으로 이어지긴 어려운 만큼 이 경우 금리가 약세로 가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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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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