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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銀, 외화대출잔액 12조↓…강달러에 놀란 기업들 대출 상환 러시

25.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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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은행 무수익여신 잔액 3조원 넘어

4대銀, 외화대출잔액 12조↓…강달러에 놀란 기업들 대출 상환 러시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지난해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과 비상계엄 등에 따른 환율 급등 여파로 올해 1분기 4대 시중은행의 외화대출 잔액이 12조원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원 환율이 1분기 중 한때 1,500원에 육박하는 등 달러화 강세 흐름이 지속되면서 이자 부담이 커진 기업들이 일부 대출을 상환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원화로 환산한 외화 대출 잔액은 140조8천42억원으로 전분기의 152조7천311억원 대비 11조9천269억원(8.4%) 급감했다.

 외화대출 규모가 A은행의 경우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65조원이 넘었지만, 올해 3월 말 기준으로는 54조원으로 10조원 넘게 줄었다.

 올해 1분기 은행들의 외화대출금 잔액이 빠르게 감소한 배경에는 뚜렷한 환율 상승세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달러화 강세 흐름이 지난해 연말부터 지속되면서 이자 부담이 커진 일부 기업의 외화대출 매력도가 감소했고, 기업들의 대출금 상환이 많았던 것도 외화대출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

 외화대출은 외국 통화로 표시된 대출금을 말하는데 주로 수출입 기업들이 환율 변동 위험 회피 목적 또는 시설 및 운영자금 확보 차원에서 이용한다.

 특히 대기업 비중이 높은 편이며, 90% 이상이 달러 대출이다.

 국내기업이 달러로 대출받았다면 환율에 따라 원화 환산 상환금액이 달라진다. 약정 기간 내에 환율이 오르면 갚아야 할 금액이 늘어나 손실을 보게 된다.

 가령 한 기업이 1천만달러를 대출받았을 경우 환율이 100원 오르면 상환액이 10억 늘어나게 된다. 이자도 환율에 연동돼 움직이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불어나게 된다.

 실제로 올해 들어 환율은 1,500원을 향해 고공행진 하는 등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달러-원 환율은 미국 상호관세 발표에 탄핵 심판 선고가 늦춰지면서 3월 말 1,470원 안팎까지 오르더니, 지난달 9일 상호관세가 본격적으로 발효되자 1,484.1원(오후 3시 30분 기준가)에 이르렀다. 금융위기 당시 2009년 3월 12일(1,496.5원) 이후 16년여 만에 최고 기록이다.

 이후 상호관세 유예 소식과 함께 무역갈등 완화 기대 속에 위험선호 심리가 회복되며 지난달 17일(1418.9원)과 19일(1419.1원)에는 지난해 12월 초 이후 처음 1,410원대까지 떨어졌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에 언제 다시 1,500원을 위협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화대출금 감소는 아무래도 급작스런 환율 상승으로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외화대출 매력도가 감소한 영향이 크다"며 "상환 부담이 터지면서 기업들의 대출금 상환이 많아졌고, 대외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해외 투자 자체가 진행된 건이 적어지면서 고객들의 대출 수요 자체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환율이 고점에 있다고 판단하면 당장 상환하기보다 하락 시기까지 기다리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이자 상환 등에 부담을 느껴 대출금을 갚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당장 원화 가치 흐름을 좌우할 변수로는 한미 재무당국의 '7월 패키지'(July Package) 협상 테이블에 올라간 환율정책이 거론된다.

 은행 입장에서도 환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외화대출을 늘릴 필요가 없다.

 달러-원 환율이 상승해 외화자산의 원화 환산금액이 증가하면 위험가중자산(RWA)이 늘어날 수 있고 BIS비율도 하락하게 된다.

 거래 기업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되면 은행들은 대손충당금을 더 쌓아야한다.

 한 시중은행 외환담당 임원은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워낙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 환율 변동성이 컸던 상황으로 변동성이 지속되는 만큼 환율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어 잉여유동성 바탕으로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을 유지하려하고 있다"며 "국내 정치불안이 해소된 만큼, 달러-원 환율도 대외 달러 흐름에 연동될 공산이 크기 때문에 추가 환율 상승 등에 대비해 리스크 대비를 철저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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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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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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