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정기예금 만기가 다가오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최근 만나는 고액자산가들이 하나같이 묻는 질문이다. 불확실한 시장 환경 속에서도 비교적 높은 금리를 주던 예금 상품 만기가 다가오면서 다음 수를 어떻게 둘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고금리 기조에 힘입어 '묻어두기만 해도' 이자를 챙길 수 있었던 시기가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기조와 함께 저물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정기예금 매력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동안 금융시장의 큰 파도에도 묵묵히 현금자산을 지켜왔던 고액자산가들의 포트폴리오는 지금 조용하지만 분명한 방향으로 다음 움직임을 준비하고 있다. 다음에 올 자산 동향의 풍향계 역할을 하는 고액자산가 포트폴리오 변화를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고액자산가 자금 변화는 표면적으로 큰 변화가 없어 보이지만 실제 자금 흐름은 조금씩 방향을 틀고 있다. 눈에 띄지 않는 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예금 연장이 아닌 전략적 리밸런싱이 시작된 것이다.
한 자산가는 "불안해서 그동안 현금으로 들고 있었는데, 이제는 가만히 있기도 불안해졌다"며 "손실 보기도 싫지만 괜히 나만 뒤처지는 건 아닌가 싶다"고 심경을 내비쳤다.
기준금리는 점차 내려가는 기류지만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다. 예금이 주는 이자 수준이 낮아지고 실질 수익률도 떨어진다. 예금 금리는 떨어지는데 실질 수익률은 점점 더 낮아지는 현상이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전략적 재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단순히 수익률만을 좇는 것이 아니라 현재 금융 환경, 향후 시장 흐름, 개인의 자산 목적과 리스크 성향을 모두 고려한 설계 중심의 자산운용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