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절하의 배경은 복합적이다. 첫째, 달러 자산에 대한 신뢰가 약해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경제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특히 반복되는 관세 위협은 무역정책 불확실성을 한층 증폭시켰다. 여기에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까지 더해지며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 역시 불확실해졌다.
최근 무디스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재정건전성 우려도 부각되고 있다. 이 같은 불확실성은 달러 자산에 대한 신뢰를 흔들고, 실제로 글로벌 투자자들이 미국 채권을 장기물 위주로 매도하고 있는 점도 이를 방증한다.
둘째, 트럼프 행정부의 환율정책 기조도 달러 약세를 뒷받침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의 무역에서 흑자를 내는 국가들을 대상으로 자국 통화 절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비달러 통화 강세, 즉 달러 약세를 유도하려는 전략이다. 최근 한미 재무당국 간 환율 관련 협의 소식이 전해지자, 시장은 이를 약달러 시그널로 받아들였다.
셋째, 미국 경제에 대한 성장 기대가 낮아진 점도 있다. 지난해까지는 미국의 견조한 성장에 글로벌 자금이 유입되며 달러 강세 흐름이 이어졌지만, 트럼프 재집권 이후에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월 2.3%에서 5월 1.3%로 하향 조정됐다. 관세에 따른 기업 비용부담 증가와 소비심리 위축이 반영된 수치다. 이는 달러 수요 약화를 유발하는 요인이다.
요약하면, 최근 달러 약세는 △달러 자산 신뢰 하락 △환율 정책 기조 변화 △미국 성장 기대 약화 등 세 가지 요인에 기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