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er 이재훈 작가 ✍️
기술과 사회의 연결점을 짚어보는 뉴스레터 ‘테크잇슈’를 발행하는 작가. 일상 속 기술 변화를 쉽고 흥미롭게 풀어서 전달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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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이재훈 작가 ✍️
기술과 사회의 연결점을 짚어보는 뉴스레터 ‘테크잇슈’를 발행하는 작가. 일상 속 기술 변화를 쉽고 흥미롭게 풀어서 전달 드릴게요.
넷플릭스
DVD 대여점이 최고의 콘텐츠 기업이 되기까지
출처: 넷플릭스
1997년, 넷플릭스는 온라인 DVD 판매와 대여 서비스로 시작했어요. 하지만 판매 시장엔 아마존 같은 거대 기업이 이미 자리 잡고 있었기에, 곧 대여 서비스에 집중하게 됐죠. 그러자 또 다른 문제에 마주하게 돼요. 대부분의 고객이 '신작'만을 원했던 거예요. 수요에 맞춰 신작을 많이 확보하면, 잠깐 반짝이다가 곧 재고로 쌓이는 악순환이 반복됐어요.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넷플릭스는 '추천 시스템'이라는 실험에 나섰어요. 시청 이력을 바탕으로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해보니, 신작이 아니어도 대여율이 높아졌죠. 그중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던 작품은 입소문을 타고 퍼졌고요. 덕분에 콘텐츠 소비가 다양해지며 재고 관리도 한결 수월해졌고, 넷플릭스는 이 경험을 통해 데이터의 힘을 실감했어요.
넷플릭스 프라이즈 공고
출처: 넷플릭스
넷플릭스는 내부적으로 추천 기술을 꾸준히 고도화해 나가던 중, 또 하나의 실험에 나섰어요. 바로 2006년에 열린 '넷플릭스 프라이즈' 공모전입니다. 이 공모전은 "우리가 사용하는 추천 알고리즘을 10% 개선해 주면 100만 달러를 드립니다!"라는 파격적인 조건이 걸려 있었는데요. 이는 단순히 알고리즘 성능을 높이려는 의지를 넘어, 넷플릭스가 기술 중심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강한 선언이기도 했습니다.
2007년, 넷플릭스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며 콘텐츠 제작에도 뛰어들었어요. 그 대표작이 바로 '하우스 오브 카드'인데요. 이 작품은 파일럿 에피소드 제작도 없이 무려 1억 달러를 한 번에 투입한 것으로 유명해요. 그동안의 데이터 분석 노하우를 총 집합해 감독과 배우를 선정했고, 이 타이밍에 이 작품이 출시되면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실제로 투자 대비 10배 이상의 가치를 창출하면서 자신들의 전략이 옳았음을 입증했어요.
넷플릭스 성장 배경
핵심은 데이터와 기술
넷플릭스가 눈에 띄게 성장한 이유로 오징어게임, 더 글로리, 기묘한 이야기 같은 흥행작들을 떠올리기 쉬워요. 그러나 이 작품들의 성공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그 이면에는 넷플릭스만의 기술력이 있었어요.
넷플릭스 핵심 기술
이 세 가지 기술적 기반은 넷플릭스를 유튜브, 디즈니, 애플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핵심 동력이었어요. 우리가 보는 건 그저 재미있는 드라마와 영화일지 몰라도, 그 뒤에는 우리를 관찰하고, 분석하고, 예측하는 데이터 공룡이 있었던 거예요.
넷플릭스 데이터
썸네일 이미지만 20~30개씩 만드는 이유
일반적인 콘텐츠 제작사에서는 콘텐츠 하나당 많아야 5~6개 정도의 썸네일을 만들어서 배포하지만, 넷플릭스는 20~30개씩 만들어 사용자마다 다른 썸네일을 보여줘요. 사람마다 선호하는 썸네일이 다르다는 것을 데이터로 알고 있기 때문이에요.
오징어게임 포스터 비교 한국vs.미국
출처: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을 예로 들면, 넷플릭스 한국에서는 주요 인물의 얼굴이나 강렬한 감정이 드러나는 장면 등이 주를 이루는 반면, 미국에서는 더 자극적이고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강조하는 이미지를 선호해요. 그래서 참가자들이 번호가 적힌 트레이닝복을 입고 집단으로 모여 있거나, 가면을 쓴 진행 요원이 전면에 등장하는 썸네일이 자주 사용됐어요.
넷플릭스 알고리즘
당신보다 당신을 더 잘 압니다
생성: Chat GPT-4o
넷플릭스는 구체적으로 어떤 데이터를 분석하는 걸까요? 사실 수많은 데이터가 사용되기 때문에 일일이 나열하기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이런 것까지 분석한다고?" 싶을 정도로 세밀하게 수집하고 분석하는데, 대표적으로는 다음과 같아요.
이러한 정보를 토대로 시간과 상황별로 다른 콘텐츠를 추천한다거나, 편집의 방향을 바꾸기도 해요. 심지어 화면이 작은 모바일에서 보는 비율이 높으면 빠른 전개와 직관적인 구성의 콘텐츠를 추천하는 등, 우리는 그저 보기만 했을 뿐인데, 모든 정보가 모여 다음 히트작의 토대가 돼요.
넷플릭스 인프라
전 세계 트래픽 15%를 책임지는 인프라
글로벌 조사 기관 Statista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전 세계 인터넷 트래픽의 약 15%를 차지한다고 해요. 기술적인 인프라가 갖춰지지 못하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영상을 끊김 없이 보는 것은 불가능한데요. 비결은 자체 구축한 전용 네트워크(Open Connect)예요. 무려 1만 2천 개의 서버를 전 세계에 깔아 콘텐츠를 직접 전달하고 있어요.
일반적인 스트리밍 기업은 아카마이나 AWS 같은 외부 서비스를 사용하는데, 넷플릭스는 '자급자족'을 선택했어요. 이러한 기술력 덕분에 전 세계 사용자들에게 쾌적한 스트리밍을 제공할 수 있게 된 거예요.
대부분의 스트리밍 기업은 CDN(콘텐츠 전송 네트워크)이라는 외부 서비스를 활용하는데요. 대표적인 예로는 아카마이(Akamai)와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있어요.
아카마이
세계 곳곳에 설치된 서버망을 통해 사용자와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콘텐츠를 전달해 주는 CDN 전문 기업이에요. 디즈니+, HBO Max 등 많은 콘텐츠 기업이 이 인프라를 빌려 쓰고 있어요.
대부분의 기업은 자체 인프라를 구축하기보다는 이미 검증된 플랫폼을 '빌려서' 사용하는 방식을 택하는데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빠르게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고, 인프라 구축에 드는 초기 비용과 유지 보수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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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의 진짜 경쟁력은 콘텐츠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콘텐츠를 '보게 만드는 기술력'에 있어요. 700조 원이라는 기업가치 역시 수많은 히트작만으로 이뤄낸 결과가 아니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개인화 전략이 만들어 낸 결과라고 할 수 있어요. 우리가 재미있게 봤던 콘텐츠의 이면에는 우리를 분석하고, 예측하며, 끊김 없이 보여주는 거대한 기술 설계가 숨어 있던 거죠.
AI가 만든 3줄 요약
이 콘텐츠는 테크잇슈와 함께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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