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표준화기구(ISO)는 국가 간 산업·기술 표준을 조정·통일하기 위해 설립된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표준 제정 기구다. 전기·전자 분야를 제외한 산업 전반의 국제표준을 개발하며, 상품·서비스의 국제 교류를 원활하게 하고 과학·기술·경제 활동의 협력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중앙사무국은 스위스 제네바주(州) 베르니에(Vernier)에 있다.
ISO의 전신은 1926년 설립된 국제규격통일협회(ISA · International Federation of the National Standardizing Associations)다. 일부 자료에서는 1928년 프라하 회의를 공식 출범 시점으로 보기도 하지만, ISO와 다수 국제표준 관련 문헌은 1926년 설립을 기준으로 채택하고 있다. ISA는 제2차 세계대전 중인 1942년 활동이 중단됐으며, 종전 후 유엔 산하 표준조정위원회(UNSCC)의 제안 아래 1946년 런던 회의에서 재건 논의가 이뤄졌다. 이후 25개국 대표가 참여한 협의를 거쳐 1947년 2월 23일 현재의 ISO가 공식 출범했다. 한국은 1963년 가입했다.
ISO의 주요 업무는 각국의 산업·공업 규격을 국제 기준으로 조정하고 통일하는 것이다. 전기·전자 기술 분야는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가 담당하며, ISO는 필요에 따라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세계무역기구(WTO) 등 국제기구와 협력한다. 대표적인 국제표준으로는 품질경영 시스템인 ISO 9001, 환경경영 시스템인 ISO 14001, 정보보호 관리체계인 ISO/IEC 27001 등이 있다.
국제표준은 회원국 제안 → 기술위원회(TC) 검토 → 초안 작성 및 국제 투표 → 회원국 승인 등의 절차를 거쳐 제정된다. 일반적으로 회원국 투표에서 75%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국제표준으로 채택된다. 또한 ISO 표준은 기술 변화와 산업 발전에 맞춰 통상 5년 주기로 재검토 및 개정된다.
ISO는 각국 표준기관이 회원으로 참여하는 비정부기구(NGO) 성격의 국제기구다. 2026년 기준 약 177개국의 국가표준기관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수천 개의 기술위원회와 작업반이 인공지능(AI), 반도체, 환경, 보건, 스마트제조, 공급망 관리 등 다양한 분야의 국제표준 제정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탄소중립, 사이버보안, 디지털 무역 등 신산업 분야의 국제표준 경쟁이 심화되면서 ISO 표준이 글로벌 기술 패권과 공급망 질서에 미치는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