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2일, 미국과 중국은 관세율 대폭 인하에 전격 합의했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최대 고율 관세 145%를 부과했는데, 이번 합의로 관세율은 50%(기존 20%)로 낮아졌다. 마찬가지로 중국 역시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125% 관세를 부과했는데, 이번 합의에서 기존 20%에 추가 10%로 최고 30%까지만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양측 모두 관세율을 95% 낮춘 것이다. 다만, 관세율 인하는 90일 동안만 유지하며, 90일 사이에 통상 협상이 합의되지 않으면 다시 고율 관세로 돌아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미국과 중국의 관세 협상은 다소 우려하던 교역 중단 수준에 비해 크게 개선된 것이다.
미·중 관세 협상 합의 소식에 두 나라 증시가 일제히 급반등했고, 미 국채금리 등 채권금리가 올랐으며, 달러화 역시 강세를 보였다. 그럼에도 달러/원 환율의 상승폭은 크지 않았는데, 그동안 원화는 미·중 갈등 격화로 이미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미·중 관세 협상이 불과 한 달여 만에 전격 합의된 배경은 무엇보다 금융시장 불안, 양국의 경기하강 우려,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판단한다. 지난 4월 3일, 트럼프 정부의 상호 관세(Reciprocal Tariff) 발표 이후 뉴욕증시는 큰 폭으로 하락했고, 미국 채권 가격도 떨어졌으며,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다.
미국 경제의 1분기 실질 성장률은 전기 대비 연율로 0.3% 감소해 지난 2022년 1분기 이후 3년 여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이런 미국 금융시장 불안과 경기하강 위험 등이 트럼프 정부의 관세 위협을 약화시킨 주요 배경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번 합의가 90일 유예 기간을 두었다는 점에서 90일 동안 추가 협상이 진전 되지 않으면 다시 양측의 고율 관세 부과와 두 나라 뿐아니라 세계 경제·교역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은 전세계 경제의 45%를 차지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