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히 드러나는 트럼프의 달러 약세 정책

25.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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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경제 지표 차트와 '트럼프', 파월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관세율 대폭 인하

지난 5월 12일, 미국과 중국은 관세율 대폭 인하에 전격 합의했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최대 고율 관세 145%를 부과했는데, 이번 합의로 관세율은 50%(기존 20%)로 낮아졌다. 마찬가지로 중국 역시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125% 관세를 부과했는데, 이번 합의에서 기존 20%에 추가 10%로 최고 30%까지만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양측 모두 관세율을 95% 낮춘 것이다. 다만, 관세율 인하는 90일 동안만 유지하며, 90일 사이에 통상 협상이 합의되지 않으면 다시 고율 관세로 돌아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미국과 중국의 관세 협상은 다소 우려하던 교역 중단 수준에 비해 크게 개선된 것이다.

미·중 관세 협상 합의 소식에 두 나라 증시가 일제히 급반등했고, 미 국채금리 등 채권금리가 올랐으며, 달러화 역시 강세를 보였다. 그럼에도 달러/원 환율의 상승폭은 크지 않았는데, 그동안 원화는 미·중 갈등 격화로 이미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미·중 관세 협상이 불과 한 달여 만에 전격 합의된 배경은 무엇보다 금융시장 불안, 양국의 경기하강 우려,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판단한다. 지난 4월 3일, 트럼프 정부의 상호 관세(Reciprocal Tariff) 발표 이후 뉴욕증시는 큰 폭으로 하락했고, 미국 채권 가격도 떨어졌으며,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다.

미국 경제의 1분기 실질 성장률은 전기 대비 연율로 0.3% 감소해 지난 2022년 1분기 이후 3년 여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이런 미국 금융시장 불안과 경기하강 위험 등이 트럼프 정부의 관세 위협을 약화시킨 주요 배경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번 합의가 90일 유예 기간을 두었다는 점에서 90일 동안 추가 협상이 진전 되지 않으면 다시 양측의 고율 관세 부과와 두 나라 뿐아니라 세계 경제·교역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은 전세계 경제의 45%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미국과 주요국의 관세 협상 진행 일지

'미국'과 대만, 일본, 한국, 영국, 중국의 '관세 협상' 진행 내용을 표로 정리했다.

외환시장의 최대 관심은 통화 협정

지난 4월 24일, 한국과 미국의 관세 협상을 위한 실무단 회의가 열렸다. 회담 결과는 ‘2+2’ 협상으로 알려졌는데, 한국 정부는 미국에 비관세 장벽 완화, 경제 안보 강화, 투자 협력 등을 제시한 가운데 미국은 환율 문제를 의제로 올렸다.

또 지난 4월 말 대만달러(TWD)가 급등했는데, 미국과 대만의 통상 협상에서 환율이 언급되었다는 소식이 전해 졌다. 반면 미국과 일본의 통상 협상,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에서는 환율이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과 현 미정부는 미국의 막대한 재정 수지 적자, 그리고 경상수지 적자가 ‘달러 강세’에 기인한다고 주장한다. 그와 함께 이런 달러 강세와 재정적자는 미국 연준이 너무 높은 금리를 유지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미 정부는 ‘저금리와 약(弱) 달러 정책’을 유지하고 싶은 것으로 해석된다.

또 관세로 걷은 정부 수입은 감세(Tax Cut)를 위한 재정으로 활용하려고 한다. 지난 2018년 시행된 감세법안(TCJA)은 바이든 정부때 중단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서 10년 동안 연장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최근 시장에서는 현 미국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 스티븐 미란(Stephen Miran)의 보고서를 주목하고 있다. 흔히 ‘미란 보고서(Miran Memo)’라고 하는 이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제조업의 부흥과 경상수지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달러 약세가 필수라고 주장한다. 흥미로운 점은 달러 약세를 위해 관세를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또 이자료에 따르면, 과거 미국과 주요 무역 상대국이 통화 협정을 체결한 1985년의 플라자합의가 40년이 지난 2025년에 다시 부활할 수 있으며,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별장 이름인 ‘마러라고 합의(Mar-a-Lago Accord)’라고 명명했다.

미국은 전세계에 안보 우산을 제공 하고, 미국 시장과 소비자에게 접근할 기회를 주는대신, 전세계는 미국의 달러 약세를 받아들이는 거래다. 이를 위해 미국은 관세와 국부 펀드를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내용이다.

또 외환 시장 안정을 위해 미국 연준의 통화 스와프 라인 가동과 재무부의 외환안정기금(ESF)도 활용할 것도 제안한다. 과거와 같은 일방적 통화협정이 아니더라도 현대판 통화 협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미란 보고서’에서 제시한 달러 약세와 2가지 수단

'미란 보고서'에서 제시한 '달러 약세'와 2가지 수단에 대한 내용을 표로 정리했다.

'트럼프'의 초상화가 들어간 트럼프 2020달러를 들고 있는 모습이다.

환율 하락 요인

지난 4월 부터 시작된 한국과 미국의 통상 협상은 양국 실무진 차원에서 계속 협의 중이다. 정부는 90일 유예기간 이내인 7월에 협상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협상에 환율 논제, 통화 협정이 포함될지는 명확하지 않으나, 분명한건 트럼프 정부가 대미 무역 흑자 국가에 자국 통화 강세를 요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저금리 약달러’ 정책 기조를 감안하면 미국 연준에 지속적으로 금리 인하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고, 달러 약세를 위해 주요 선진 통화인 유로화와 일본엔화, 영국 파운드화 등의 강세를 유도할 것으로 예상한다.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달러가 약세를 보인 점과 2025년 트럼프 취임 이후의 달러 약세 흐름이 유사하고, 지난 4월에 비해 관세 및 보호무역 위협은 향후 각국과의 무역 협상 등을 통해 개선될 것이라는점, 그리고 하반기에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사이클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달러/원 환율도 현 수준 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2017년과 2025년의 트럼프 정부 취임과 달러화 약세, 그리고 달러/원 환율을 비교한다면 다음 하단은 1,300 원대 중반 수준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

트럼프 1기와 트럼프 2기의 달러/원 환율 추이

2016년 부터 현재까지 '트럼프' 1기와 2기로 구분지어 '달러/원 환율' 추이를 그래프로 정리했다.

이 콘텐츠의 원문은 GOLD&WISE에서 제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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