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가격이 지난해 3분기부터 최근까지 고공행진하고 있어 이를 지켜보는 투자자들의 관심과 우려가 동시에 커지고 있다. 지난 7일 기준 국제 금 시세는 온스당 2312달러(약 318만7092원)를 기록해 지난해 말 대비 12.1% 상승한 상황이다. 지난해 4분기 저점과 비교하면 27.2% 올랐다.
금 가격은 지난 2020년 7월 이후 3년 이상의 기간을 좁은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했었다. 그러다 최근 들어 상승세를 나타낸 것은 우선 달러의 실질금리(명목 이자율에서 예상 물가상승률을 뺀 값)가 축소될 가능성이 커진 점을 들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안으로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할 가능성이 여전히 큰 가운데,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양호한 고용경기와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 등으로 인해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예금 이자율 하락전망 및 높은 소비자 물가상승률 지속의 조합은 금 가격 상승에 유리한 환경으로 여겨진다.
여기에 주요국 간의 외교·경제적 갈등이 지속 중인 가운데 연내 미국의 대선 리스크가 두드러지면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된 점도 금 가격의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량은 2022년 하반기부터 크게 증가했다.
특히 중국, 인도 등 신흥국들의 금 매입세가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는데, 이는 향후 달러가치 하락 전환위험에 대비한 외환보유고 다변화 정책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흐름은 민간의 투자수요를 장기간 자극하는 요인도 된다.
다각적인 영향을 감안해도 최근 금 가격은 단기간에 가파르게 상승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상승 부담에 따른 단기 조정 가능성 또한 커졌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미다.
최근 Fed 내부에서 물가 흐름에 대한 우려와 기준금리 인하에 관한 신중론이 두드러지는 등 이러한 요인들이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욕구를 자극해 단기 매물출회로 이어질 가능성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투자자는 어떻게 대응하는 게 바람직할까. 기존 투자자로서 전체 자산 대비 비중이 크지 않다면 우선 유지 및 향후 가격 조정 때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도 고려할 만하다. 가격 부담에 따른 조정 리스크는 단기적이지만 시장의 우호적 환경들은 구조적, 장기적 이슈이기 때문이다.
신규 투자 혹은 비중 확대를 검토할 경우 투자자의 스타일 및 여건을 고려하여 선택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금융소득세에 대한 부담이 큰 투자자라면 한국거래소에서 거래되는 99.9% 순금 현물증서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현행 세법상 매매차익 발생 때 비과세 혜택이 있기 때문이다.
장내에서 실시간으로 매매할 수 있으며 은행에서도 신탁을 통해 손쉽게 거래할 수 있다. 만약 직접 거래에 부담을 느끼거나 소액을 매월 나눠 장기로 투자하고자 한다면 금 시세에 연동되어 수익이 결정되는 특별자산펀드가 더욱 적합하다. 통상 금 현물 혹은 선물에 간접 투자하기 때문에 해당 일자의 기준가로 편하게 매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