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 쌓인 캐시, AI로 풀려… IT 소프트웨어 기업이 수혜주

202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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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인상·비용절감해 현금확보
이익성장 위해 건강한 자본소비

근로자 75%가 업무에 AI 활용
회사의 지원없어도 개인적 도입

MS·알파벳·어도비·서비스나우
AI 수익화·주주 환원 등이 강점

“미국 기업, 주주에게 현금 푼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 인상을 멈추고 금리 인하로 방향을 되돌리는 ‘피벗(pivot)’을 시작한 만큼, 기업들이 그간 축적한 현금을 주주 배당과 투자에 집중하는 ‘건강한 자본 소비’가 기대되고 있다.

특히, 미국 ‘정보기술(IT) 소프트웨어’ 섹터에 속한 기업들이 이런 전략을 펼 것으로 기대된다. 대표 기업으로는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구글 모회사) △메타 △세일즈포스 △어도비 △서비스나우 등을 꼽을 수 있어 향후 이들 기업의 주가 흐름이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익성장 위해 현금 푸는 美 기업들 = 대부분 미국 기업은 코로나19 인플레이션 당시 위기 경영을 시작하며 현금을 축적해왔다. 대표적으로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을 보면 축적되는 현금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는데, 주로 가격 인상과 비용 절감을 통한 이익률 개선과 주주환원 축소에 기반한다.

물론 현금이 많은 것은 긍정적인 요소이나, 지나치게 많은 현금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의 증가를 저해하고 주가 상승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이익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이른바 ‘건강한 자본 소비’가 필요하다.

성장을 위한 소비의 가장 즉각적인 방법으로 자사주매입 증가를 통한 ROE 개선이 있고, 중장기적으로 투자 확대를 통한 이익성장을 도모해볼 수 있다.

미국 기업들의 중장기 이익성장을 위한 투자는 최근 크게 증가했다. 위기 경영을 하던 미국의 기업들은 금리 인하에 맞춰 그동안 보유했던 현금을 자본지출(Capex), 기업 인수·합병(M&A) 등에 활용하고 있다. S&P500 기업들의 Capex만 봐도 최근 증가 추세에 있다.

무엇보다, IT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경우 금리 인하에 맞춘 투자 증가가 더욱 도드라진다. 이 같은 미국 IT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Capex는 풍부한 현금흐름이 뒷받침되고, 인공지능(AI)이 이익 개선을 실현하며 비용을 상쇄하고, 긴 상각 기간(아마존 30년, MS 20년)으로 비용 부담도 적다. 이는 곧 장기 성장의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주요 'AI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시총, 수익률, 특징 등의 정보와 '자본지출' 추이를 그래프로 정리했다.

◇‘BYOAI(Bring Your Own AI)’, 필수가 된 AI = AI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최근까지 AI 수익화에 집중하고 있다. AI 제품 판매를 통한 이익 개선과 ROE 증대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이는 주가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챗(Chat)GPT’ ‘파이어플라이’ 같은 새로운 AI 기술의 등장이 주가 상승을 주도했다면, 이제는 AI 제품으로 얼마나, 어떻게 돈을 만드는지가 관건이 되고 있다. 결국, 최종 고객 단계에서의 수요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MS의 링크드인이 발간한 ‘2024 Work Trend Index’에 따르면 AI의 업무 활용도는 최근 급격하게 늘어났다. 31개국의 3만1000명 이상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근로자 75%가 이미 업무에 AI를 활용 중이고, 리더의 79%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AI를 도입해야 한다고 답했다.

AI 이용자의 46%는 최소 반년 전부터 AI를 활용하고 있었다고 응답했고, 78%는 회사의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AI를 도입했다고 응답했다. 사용자들은 AI가 시간 절약(90%), 중요한 업무에 집중(85%), 창의성 향상(84%), 업무 만족도 증가(83%)에 도움이 된다고 답변했다.

연령대를 불문하고 AI 사용률은 70% 이상을 유지 중이다. 링크드인 데이터에 따르면, AI 기술을 보유한 인재의 채용 공고는 전년 대비 190% 증가했다. 회사 지원 없이도 직원들이 개인의 필요와 선호에 맞는 AI 도구와 모델을 직접 가져와 사용하는 ‘BYOAI(Bring Your Own AI) 시대’가 열린 것이다.

높은 AI 사용률은 결국 AI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수요와 실적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다. 조금 더 넓게 생각해보면 AI라는 ‘메가트렌드’에 속한 밸류 체인 기업들의 수혜가 기대되지만, 현재 상황에선 IT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주가 상승 여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저평가된 IT 소프트웨어 기업, AI 수익화에 따른 장기 성장 기대 = AI 수익화를 이루며 이익성장과 함께 ROE를 지지하는 미국 대표 기업으로 MS, 알파벳(구글 모회사), 메타, 세일즈포스, 어도비, 서비스나우가 있다. 각각 높은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보유했고, AI 수익화를 통한 이익률 성장과 지속적인 주주환원은 ROE 증가를 지지하고 있다.

MS는 AI 수익화를 이룬 대표 기업으로 최근까지 코파일럿과 AI 에이전트 등 AI 기술을 제품 곳곳에 도입해 수익을 실현하고 있다. 어도비는 문장을 통해 이미지를 생성해주는 파이어플라이 기술을 필두로 다양한 AI 기술을 실제 사용 가능한 수준까지 끌어 올렸다. 최근 실적발표에서 AI 수익화에 대한 확고한 전략을 공개하며 장기 성장이 기대된다.

이 콘텐츠는 '문화일보'에 등재된 기고글입니다. 
이 글은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소속 회사의 공식적인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유중호

KB증권 자산배분전략부 선임연구원

미국 및 선진국 주식에 대해 분석하고, 모델 포트폴리오를 운용합니다.

유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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