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금리 인하 후퇴 연장’ 금리 상승 시 분할매수 필요

2024.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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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 그래프'를 나타내는 이미지. 동전과 '화살표;가 그려져 있다.

3월 19일~20일(현지 시각 기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산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금리를 동결하고, 기존보다 상향 조정한 점도표를 발표했다.

 

참고로 점도표는 FOMC 회의 참석 전에 연준 위원들이 생각하는 금리 인상 시기와 인상 폭을 취합해 공개하는 것으로 향후 금리 조정을 예측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지난해 12월 FOMC에서 연준은 올해 3차례 인하를 전망했으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3월 7일 열린 상원 청문회에서 “금리 인하에 자신감을 갖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파월의 발언 이후 발표한 2월 고용지표(3월 8일)와 소비자물가지수(CPI, 3월 11일) 모두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견조한 흐름이 나타났다. 2월 13일 발표한 미국의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56% 상승했으며, 핵심 PPI도 0.28% 오르면서 시장 예상치(각각 0.3% 및 0.2%)를 모두 상회했다. 2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에 이어 생산자물가까지 시장 컨센서스를 웃돌면서 2월 29일 발표한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에서 핵심 PCE가 1월과 같은 0.4%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치가 등장했다. 이처럼 두 달 연속 물가 오름세가 가팔라지면서 시장에서 기대하는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또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2023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80달러를 상회했다. 최근의 유가는 견조한 수요를 기반으로 반등했다는 점에서 단기간 크게 하락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물가 상승 우려 요인이다.

 

한편, 2월 소매판매가 시장 예상치(+0.8%)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미국 소비의 주축인 고용시장은 지난 2월 고용지표에서 견조한 흐름을 나타냈다. 2월 비농업 취업자 수는 전월보다 27만5,000명 증가해, 시장 예상치(19만8,000명)를 큰 폭으로 상회했다. 물론 소매판매 부진으로 GDP나우(GDPNow)의 1분기 성장률 추정치는3.2%에서 2.3%로 하향 조정됐지만, 여전히 견고한 성장세다. GDP나우의 추정치 그대로 성장세를 기록할 경우2~4분기에 평균 1.1%만 성장해도 연준이 지난해 12월에 전망한 1.4% 성장세를 무난히 달성할 것이다. 연준은 2024년 성장률을 기존보다 더 상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연준 위원들의 발언을 보면, ‘경제지표는 어느정도 견고하고 물가 둔화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3월 FOMC에서 연준이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으면서도, 기저의 물가 압력이 더 강해지지 않는다는 점을 근거로 ‘머지않은 때’ 인하를 시작할 수 있다는 기조를 재차 유지할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3월 FOMC에서 발표한 점도표에서 올해 금리 인하 전망은 유지하겠지만, 아직까지 견고한 경제지표와 들쑥날쑥(Bumpy)한 물가둔화 경로를 감안할 때 올해 금리 인하 횟수가 지난해 12월 점도표에서 밝힌 3차례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참고로 지난 12월 점도표에서 연준 위원 대부분은 연내 2~4차례 금리 인하를 전망했다. 2차례 이하로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예상한 위원도 총 8명이었다. 작년 12월 열린 FOMC 이후 발표한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견고하게 나타나면서 금리를 빠르게 인하할 필요성이 낮아져서다.

 

더욱이 채권, 주식, 크립토(가상화폐) 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등 금융 상황 지수가 완화적 상황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3차례 이상 인하를 전망한 위원 중 2명이 입장을 바꾼다면 올해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 횟수는 더욱 축소할 것이다.

 

연준은 아직까지는(3월 18일 기준) 연내 3차례 인하를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3월 FOMC 점도표에서 금리 인하 횟수가 후퇴한다면 금리 변동성은 한동안 더 높아질 것이다. 물가 상승 압력이 강해지고 경기가 견고해 금리 인하 횟수와 시기가 예상과 달리 더 후퇴할 수 있다는 신호로, 이는 단기 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런 상황은 채권시장의 높은 변동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금리 상승 시 채권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 물가 상승 압력은 더 강해지지는 않을 것이다. 시간당 임금 상승은 안정화하고 있으며, 2월 실업률은 3.9%로 지난 2022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향후 물가 하향 안정화에 긍정적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다만 물가, 경기지표 등 여러 변수에 대해 확인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금리 상승 시 채권 비중을 무리하게 늘릴 상황은 아니다. 분할매수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

금리 인하 전망과 투자 전략

연내 금리 인하 폭과 함께 주목할 것은 2025년 금리 인하폭과 장기 중립금리(Longer Run)다. 장기물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건 올해뿐 아니라 내년과 금리 인하 사이클의 마지막 기준금리다. 연준은 2025년 4차례 인하를 전망하고 있으며, 장기 중립금리는 2.5%다. 2025년 4차례 미만으로 전망하는 위원은 7명으로 올해와 달리 점도표의 분포도가 상대적으로 넓다는 점에서 최근의 견고한 경제는 연준 위원이 내년에 금리 인하 폭을 감소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또 지난 3분기보다 장기 중립금리에 대한 관심은 줄었지만, 인공지능(AI)과 높은 정부 부채 등으로 미국의 중립금리가 상향 조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장관은 “과거와 같은 저금리 시대가 다시 올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언급하고 있다. 연준의 장기 중립금리는 2.5%로 유지되지만, 2022년 이후 점도표를 보면 각 위원의 생각이 조금씩 상향 조정되는 모습도 관측되고 있다. 가능성은 낮지만, 장기 중립금리의 중간값이 상향 조정될 경우 시장에 혼란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미국의 2월 CPI, PPI 모두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물가상승률이 2%대에 진입하리라는 시장 기대치를 2개월 연속 웃도는 수치로, 3월 29일에 발표하는 PCE 물가지수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반면 경기지표는 견조한 흐름을 보인다. 이처럼 미국 중앙은행(Fed)의 물가상승률 목표치가 2%를 상회하는 등 금리 인하 셈법이 복잡해지면서 조기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성이 낮아졌다.

 

그리고 연준이 빠른 피봇(Pivot)으로 한국은행(한은)의 금리 인하 기대를 높여왔다는 점에서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되는 것은 시장에 반영된 한은의 금리 인하 기대를 늦추는 요인이다. 더욱이 원/달러 환율이 지속해서 1,300원을 웃도는 가운데, 한은이 연준에 앞서 조기에 금리를 인하하면 원화의 변동성은 재차 확대될 리스크가 있다. 2022년 10월 원/달러가 1,350원을 상회했을 때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이 본격화됐고, 1,400원을 웃돌면 본격적으로 개입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환율 수준은 한은으로 하여금 인하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연결될 수 있다.

 

한국도 지난 2월 소비자물가가 재차 반등하는 등 물가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며, 3분기나 되어야 물가가 둔화하는 모습이 확인될 것이다. 이를 고려하면 한은의 금리 인하도 하반기에나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국고채 3년이 재차 3.3%를 하회하면서 레벨에 대한 부담은 여전한 것으로 전망된다. 연준과 한은 모두 금리 인하를 하반기에나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금리 인하를 선반영하면서 하락한 금리는 부담 요인이다. 상승 시 채권 비중 확대(분할 고려)가 필요하다.

미국과 한국 기준 금리 추이

'미국'과 '한국'의 '기준 금리' 추이를 나타내는 이미지.

미국 소비자 물가 추이

'미국 소비자물가 추이'를 나타내는 그래프. '핵심 소비자물가'도 나타난다.

※ 위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소속 회사(KB증권)의 공식적인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임상국

KB증권 투자컨설팅부 부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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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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