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관세정책, 정점 통과 가능성 높아져

2025.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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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EEK 표지에 '트럼프'가 무역선을 뒤엎고 있는 모습이 담겨있다.

트럼프의 관세정책이 발표될 때마다 글로벌 증시가 요동친다. 외환, 채권, 가상자산, 심지어 원자재 시장까지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현재 트럼프의 관세정책은 ‘선부과-후 협상, 후조정’ 방식으로 전개되면서 글로벌 자산시장에 극심한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하고, 향후 실물경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는 관세 관련 최악의 시나리오를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의 유연성과 협상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관세 부과-유예 및 철회-관세율 조정/품목 조정’ 방식으로 전개 되지않을까 판단한다. 모두가 힘든 길을 걸어야하는 악수를 두기보다는 협상을 통한 최선책을 선택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관세 불확실성은 여전하며 경기침체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새벽이 오기 전이 가장 어둡다’는 말이 있듯 이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하고, 희망의 끈을 놓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트럼프의 관세 리스크 피크아웃이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가 관세 전쟁을 선포한 이유

트럼프의 관세정책은 대선 관련 주요 정치 공약이었고, 집권 2기에 들어서자마자 관세정책을 발표했다. 2024년에는 미국의 무역적자가 9,184억 달러(전년 대비 1,335억 달러 증가)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따라서 무역 불공정 해소를 위해 관세를 통한 재정수입 확충, 종국적으로 미국의 제조업을 되살리겠다는 것이 관세정책 추진의도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무역적자 규모가 2024년에 왜 커졌을까’ 하는 기본적 의문이 들 것이다.

그 답은 간단하다. 글로벌 주요국의 경기가 부진한 반면 미국의 나홀로 경기 호조(+2.8% 성장)를 바탕으로 한 수요(소비)가 증가했고, 달러 가치 상승(가격 경쟁력 저하)에 무역적자 규모가 확대된 것이다. 구체적으로 수출 물량 증가(1,198억 달러, 전년 대비 +3.9%)보다 수입 규모(2,533억 달러, 전년 대비 +6.6%)가 대폭 늘어났다.

교역 국가별로 보면 중국과의 무역에서 적자 폭이 2,954억 달러로 가장 컸다. 한국도 미국과의 적자 폭이 660억 달러로 일본에 이어 아홉 번째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은 지난 3월 1일 캐나다와 멕시코에는 25%, 중국에는 10%의 보편 관세 부과를 시작으로 관세 전쟁이 본격화됐다. 물론 미국과 캐나다에 대한 관세는 한 달간 유예했지만, 중국 관세는 3월 4일부터 발효됐다. 이어 중국도 미국에 34% 관세부과 등 즉각 보복조치를 발표했다.

미국은 뒤이어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 25% 보편 관세를, 그리고 지난 4월 2일에는 국가별 상호관세를부과하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특히 중국에 대한 관세율이 125%로 치솟자 중국의 대반격이 곧바로 이어졌다.

이는 글로벌 증시의 급락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지난 4월 3일~4일 이틀간 미국 S&P500과 나스닥지수의 하락 폭은 최고점 대비 각각 -17.5%, -22.8%였으며, 미국 증시의 시가총액은 이틀 사이 약 5조 달러 감소했다. 지난 2020년 팬데믹(3월 11일~12일) 당시 시가총액 감소 폭인 4조 4,000억 달러를 뛰어넘는, 더욱 강력한 충격이었다.

노란색 바탕에 '관세', 세금 등 문구가 쓰여진 것을 손가락으로 들고 있는 모습이다.

관세정책이 미치는 영향

증시 충격 외에 미 국채금리 상승(4%→4.5%)도 나타났다. 미국 국가부채가 약 36조 달러 수준에서 국채금리 상승은 치명적 아픔일 것이다. 만약 미국채 투매로 금리가 상승하면 경기와 신용시장에 여러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이를 우려해 트럼프는 관세정책을 완화하거나, 협상용 카드로 미 국채매수를 요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미 국채금리 상승으로 트럼프는 4월 9일 상호관세 부과유예(중국 제외)를 발표했다. 시장은 즉각 환영하며 미 증시의 급등이 나타났고, 채권금리도 소폭 하락했다. 반면 중국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상호 관세 부과는 더 높아졌다. 최대 145%(펜타닐 관세 20% 포함) 부과다.

이에 중국 역시 미국에 대한 보복 관세 대응(84%→125%)과 희토류 수출 중단 등의 강경 조치를 발표했고, 이에 따라 글로벌 시장에서는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치킨게임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한편 트럼프는 4월 11일, 미국 소비자부담 우려와 자국기업을 위해 스마트폰과 노트북, 메모리반도체, 전자제품 등 20여개 품목에 대해 상호관세 면제를 발표했다. 이마저 도전 자제품, 반도체 등에는 품목별 관세 여지를 남겨뒀다. 향후에는 의약품에도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다.

하지만 반도체 및 전자제품 생산 밸류체인에 대한 조사과정이 상당기간 소요되는 만큼 정확히 언제, 어느 정도의 관세율이 부과될 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갈팡질팡하는 관세정책으로 미국에 대한 신뢰도가 더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미국은 불공정 무역 해소라는 명분 아래 관세라는 무기를 휘둘러 감세정책 시행(재정적자 확대)과 함께 재정 부족분을 채우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물론 궁극적 목표는 자국에 생산기지, 제조업 시설을 확충하고 경제성장을 도모하는 것이다. 그리고 방위비 분담을 두고 각국의 협조를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 방위비 분담 이슈는 주요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중요한 도구로 작용할 것이다.

관세정책에 따른 투자 전략

트럼프의 관세정책이 여전히 글로벌 자산시장의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 중이다. 주식 뿐 아니라 대표 안전자산인 미국채 및 달러 가치하락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는 관세 관련 최악의 시나리오를 선택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과의 치킨게임 그리고 경기침체 우려감이 당분간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겠지만, 관세 관련 유연성과 협상가능성 그리고 감세와 규제완화 등은 긍정적 기대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트럼프의 관세정책은 ‘관세 부과- 유예 및 철회-관세율 조정/품목 조정’으로 전개가 예상되며, 트럼프발 관세정책 공포는 정점을 지나는 것으로 판단 한다.

비관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분할 관점에서 매수 기회를 저울질하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관심 업종은 반도체 vs 비반도체(방산, 우주항공, 조선/기계, AI와 소프트웨어 등)로 양섹터 사이의 힘겨루기도 관심 사안이다.

트럼프 관세 일지

'트럼프'의 '관세 정책' 진행 상황을 일지로 구분하여 표로 정리했다.

자료: 백악관, KB증권

미 국채 2년물, 10년물 추이

24년 10월 부터 24년 4월 까지 미 2년물 '국채금리', 미 10년물 국채금리 추이를 그래프로 정리했다.

자료: 블룸버그, KB증권

이 콘텐츠의 원문은 GOLD&WISE에서 제공했습니다.

※ 위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소속 회사(KB증권)의 공식적인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임상국

KB증권 투자컨설팅부 부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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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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