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조기 총선 결과와 의미

유럽에 흐르는 우경화 물결 2화
시리즈 총 4화
2024.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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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6월 9일 유럽의회 선거에서 집권 여당인 르네상스(14.6%)가 국민연합 (31.5%)에 대패하자 자국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결정
 

  • 마크롱 대통령이 당초 2027년 예정되었던 총선을 앞당긴 것에 대해 ①지지 세력 결집을 위한 노림수라는 시각과 ②여당이 이번 총선에서 패하더라도 차기 대선에서 국민연합(RN)의 정치적 무능력을 주장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이 존재

  • 2022년 재선에 성공한 마크롱 대통령은 야당과의 협치 없이 프랑스 헌법 제49조 제3항을 총 23차례 발동하며 정책을 추진해왔는데, 이는 야당 유권자들의 반발을 샀던 배경임

    - 프랑스 헌법 제49조 제3항은 ‘정부가 의회 동의 없이 입법’을 할 수 있도록 규정

    ※ 역대 프랑스 대통령들이 의회주의에 위배된다는 비판을 의식하여 연 1회 정도만 권한을 행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마크롱 대통령은 과도하게 사용한 면이 있음

  • 현재 여당인 앙상블(ENS)은 2022년 프랑스 총선에서 전체 577석 중 250석을 얻어 과반에 미달되었기 때문에 현 상태가 유지되더라도 국정 운영상 법안 통과가 쉽지 않음

    - 2022년 총선 결과 : 르네상스(마크롱이 소속된 정당) 169석, 여타 중도 정당 81석

[정당별 공약]

○ 극우 정당인 국민연합(RN)과 좌파 연합인 신인민전선(NFP)의 공약은 연금 개혁안 반대, 불법 이민 대응 강화 등의 공통점이 있으나, 증세 및 부유세 부과에 대해서는 이견(NFP 찬성 vs. RN 반대)
 

  • 국민연합(RN)은 이민 통제 강화와 사회보장 비용을 축소하며, 매년 EU에 납입하는 분담금을 현 216억 유로(약 32조 원)에서 180억 유로(약 26조 원)으로 줄여 재원을 확보할 계획

    - 신인민전선(NFP)은 고소득자, 주주 배당금 등에 대한 과세로 필요한 재원을 확보할 계획

    - 2023년 기준 총 1천억 유로(약 148조 원)에 달하는 프랑스 주식시장 상장기업(시가 총액 상위 40대 기업)의 주주 배당금에 대해서도 과세하겠다는 입장

○ 반면 범여권인 앙상블(ENS)은 기존 정책을 유지해 연금 개혁안과 노동력 부족에 대응한 이민자의 특별 체류 허가 등을 추진하겠다는 입장

[표 3] 프랑스 정당별 공약 비교

프랑스 정당별로 '연금 개혁안', '불법 난민', '증세 및 부유세', '에너지가격', 기타 공약을 정리한 표이다.

자료: 《로이터》, 《파이낸셜 타임즈》, 《연합뉴스》; KB경영연구소 재작성

[프랑스 조기 총선 결과]

○ 이번 프랑스 조기 총선은 6.30일(1차 투표)과 7.7일(2차 투표)에 걸쳐서 진행되었고, 극우 정당이 주류로 부상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음
 

  • 1차 투표에서 후보자가 50% 이상 득표하면 당선이 확정되나, 과반 득표에 실패하면 12.5% 이상 득표한 후보끼리 2차 투표(결선 투표)를 실시⁹

1차 투표결과 | 프랑스 역사상 처음으로 극우 정당인 국민연합(RN)이 1위를 차지
 

  • 프랑스 내무부¹⁰ 에 따르면, 국민연합(RN)은 33%, 신인민전선(NFP)는 28%를 득표했고, 여당인 르네상스가 이끄는 앙상블 선거연합은 21%로 3위를 기록함

    - 국민연합(RN)의 1차 득표율은 2017년 총선 이후로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며 2022년 총선보다 큰 폭(+14.4%p)으로 상승한 33.1%를 기록

    ※ 국민연합(RN)의 1차 투표 득표율 : 2017년 13.2% → 2022년 18.7% → 2024년 33.1%

    - 신인민전선은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 사회당, 녹색당, 공산당의 연합체임

[그림 6] 프랑스 조기 총선 1차 투표(6월 30일) 결과

2022년과 2024년의 '프랑스 조기 총선' 1차 투표(6월 30일) 결과를 나타내는 그래프이다.

자료: 프랑스 내무부

[그림 7] 국민연합(RN)의 1차 투표 득표율 추이

2002년부터 2022년까지 '국민연합(RN)'의 '1차 투표' 득표율을 나타내는 그래프이다.

자료: 프랑스 내무부

2차 투표결과 | 당초 예상과 달리 신인민전선(NFP)과 앙상블(ENS)이 승리하며 국민연합(RN)의 다수당 등극을 저지했으나 뚜렷한 다수당의 부재로 인해 당분간 혼란이 예상됨
 

  • 1차 투표 직후 여론조사기관 입소스(Ipsos)는 2차 투표에서 국민연합(RN)이 230~280석(기존 80석), 신인민전선(NFP)이 125~165석(기존 149석), 앙상블이 70~100석(기존 250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¹¹

  • 2차 투표 결과, 신인민전선(NFP)이 31.2%, 앙상블(ENS)이 27.6%를 득표하여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국민연합(RN)은 24.8%를 얻어 3위로 밀려나며 예상보다 부진¹²

    - 신인민전선(NFP)과 앙상블(ENS)은 국민연합(RN)의 다수당 등극을 저지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3자 대결 구도를 만들지 않기로 합의

    ※ 총 218명(신인민전선 130명, 앙상블 82명, 기타 6명)의 후보자가 2차 투표 전 후보 사퇴

[그림 8] 프랑스 조기 총선 2차 투표(7월 7일) 결과

프랑스 조기 총선 2차 투표 결과를 '신인민전선', '앙상블', '국민연합', '공화당' '기타'로 정리한 그래프이다.

자료: 프랑스 내무부

[그림 9] 마크롱 대통령의 연합정부 시나리오

마크롱 대통령의 연합정부 시나리오를 '범 여권 (중도 좌파 포섭)', '국민연합', 'LFI(극좌파)', 기타 별로 나타내고 있는 그래프이다.

자료: 프랑스 내무부

[총선 이후 프랑스 정치 지형의 변화]

(마크롱의 연합정부 계획) 결선 투표 이후 7월 11일, 마크롱 대통령은 “중도 세력들과 연합하여 과반 이상의 의석을 확보하겠다”며 향후 국정 운영의 주도권 장악에 대한 의지를 표명

  • 만약 마크롱 대통령의 계획대로 앙상블(ENS)이 공화당(39석)과 신인민전선 내 중도 좌파 정당(총 96석)과 연합하면 전체 577석 중 294석으로 과반 이상의 의석을 확보

    - 마크롱 대통령은 신인민전선(NFP)에서 극좌파인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 74석)를 배제하고 나머지 중도 좌파정당을 포섭하려고 함

    ※ 신인민전선 내 중도 좌파정당 의석수 : 사회당(59석), 녹색당(28석), 공산당(9석)

  • 극좌 성향의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와 극우 성향의 국민연합(RN)은 마크롱 대통령의 연정 계획에 크게 반발

  • 이번 선거 결과로 인해 현재 ‘동거 정부(Cohabitation, 코아비타시옹)’가 27년 만에 역대 네 번째로 탄생할 수 있는 상황임. 다만 마크롱 대통령은 극좌 또는 극우 정당이 아닌 중도 정당과의 연정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짐

    - 통상적으로 동거 정부에서는 대통령이 외교와 국방, 총리가 국내 정치를 담당. 총리는 대통령이 지명하고, 의회에서 과반의 찬성으로 임명됨

    ※ 역대 프랑스 동거 정부
    ①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 – 자크 시라크 총리(1986~ 1988년)
    ②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 – 에두아르 발라뒤르 총리(1993~1995년)
    ③자크 시라크 대통령 – 리오넬 조스팽 총리(1997~2002년)

[2024년 프랑스 총선 결과의 의미]

○ EU 내 영향력 축소 | 향후 예산 문제와 EU의 정책 추진 등에 대해 야당과 불협 화음을 빚을 수 있으며, 이는 대외적으로 EU 역내 프랑스의 위상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

  • 마크롱 대통령은 첫번째 임기(2017년 5월~2022년 5월) 동안 경제회복기금(Next Generation EU, NGEU) 추진과 러-우 전쟁 초기 대응 등을 통해 EU 역내에서 적극적인 리더쉽을 발휘

    - EU의 경제회복기금은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회원국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된 기금으로 총 7,500억 유로(약 1,030조 원) 규모임

  • 두 번째 임기(2022년 5월~현재)에는 이번 조기 총선 전까지 여당이 다수당으로서 국정 운영의 주도권을 확보하여 EU의 주요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며 운신의 폭을 넓혀 옴

  • 다만, 향후 프랑스 정당들이 2025년 예산안과 우크라이나 지원 등에 대해 입장 차이를 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EU 역내에서 프랑스의 위상이 약화될 수 있음

    -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¹³에 따르면, 독일과 폴란드는 프랑스 극우파의 부상으로 인해 러시아에 맞서는 EU 회원국의 연대감이 위축될 것을 우려

    - 유럽외교협회(ECFR)¹⁴는 프랑스 총선 이후 EU 역내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 있다고 평가

극우 정당의 주류 진입 | 국민연합(RN)이 2차 투표에서 3위로 밀려나며 예상보다 부진했으나 역사상 가장 많은 의석수를 차지하면서 극우 정당의 주류 진입이 현실화됨

  • 2012년 2석에 불과했던 국민연합(RN)이 빠르게 세력을 확대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선거 결과를 극우 정당의 패배로 보기 어려움

    - 국민연합(RN)의 의석수 추이 : 2017년 8석 → 2022년 89석 → 2024년 143석

    - 국민연합(RN) 대표인 마린 르펜은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승리가 지연되었을 뿐”이라고 주장

  • 차기 2027년 대선에서는 극우 정당 후보자가 당선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음

재정운용 건전성 우려 | 현재 추진중인 재정감축 기조가 후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프랑스의 안정적인 재정 운용에 대한 신뢰도가 저하될 가능성

  • 2027년 대선 전까지 과반 정당이 부재한 채 의회 교착 상태가 지속될 전망이며, 정당별 공약 이행에 필요한 연간 추가 재정지출이 현실화되면 프랑스 재정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음

    - 몽테뉴 연구소는 정당별 공약에 필요한 연간 추가 재정지출 규모를 신인민전선(NFP) 1,790억 유로, 국민연합(RN) 710억 유로, 앙상블(ENS) 210억 유로로 추정

    -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2024년 5월말 프랑스 국가부채(GDP 대비)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에 기반하여 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A-로 하향 조정

    ※ 프랑스 국가부채(GDP 대비) : 2023년 110% → 2027년 114%

    - 현재 프랑스는 EU의 재정준칙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며, 향후 5년 이내에도 재정 건전성이 개선될 것이라 낙관하기 어려움

    ※ EU의 재정준칙은 회원국의 국가부채를 GDP 대비 60% 이하, 재정수지를 GDP 대비 -3% 이내로 유지하도록 규정

[그림 10] 프랑스 국가부채 전망 경로

2018년부터 2028년까지 '프랑스'의 '국가부채 전망' 경로를 나타내고 있는 그래프이다.

자료: IMF WEO Database(2024.4월)

[그림 11] 프랑스 재정수지 전망 경로

2018년부터 2028년까지 '프랑스'의 '재정 수지' 전망을 나타내는 그래프이다.

자료: IMF WEO Database(2024.4월)

⁹ 만약 1차 투표에서 12.5% 이상 득표한 후보가 2명 미만이면 상위 득표자 2명에 대한 2차 투표에서 당선자가 결정됨

¹⁰ Euronews, 2024. 7. 1, “French election results: Winners and losers in Paris”

¹¹ 각주 10번과 동일

¹² Financial Times, 2024. 7. 8, “French election as it happened: Second round results in hung parliament”

¹³ Politico, 2024. 6. 26, “What if Macron is enemies with his next prime minister?”

¹⁴ ECFR, 2024, “Wake up! After these elections, Europe is again in danger”

배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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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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