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당세대에 대한 북한당국의 딜레마

북한의 MZ세대 : 장마당세대의 특징과 동향 3화
시리즈 총 5화
2024.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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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정권 등장 당시 3대 세습에 대한 우려와 젊은 지도자의 등장에 따른 체제 변화에 대한 기대가 교차했으나 최근 체제의 경직성이 강화되고 있음

○ 김정은 정권 등장 이후 ‘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 도입²⁰ , ‘경공업(소비재) 상품의 국산화’ 추진²¹ ‘이원은행제도’의 도입²² 등 나름의 경제 개선 조치를 단행했지만 장마당세대의 장마당 활동과 한류 확산이 사상 해이로 이어지고 있음을 우려하며 통제기조로 전환하고 있음
 

  •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자 방역을 명분으로 북한당국은 국경을 봉쇄하고 장마당 활동을 통제했는데, 그 여파로 2022~2023년 북ㆍ중 국경지역에 식량난이 심화됨²³
     

○  2019년 하노이 미북회담 결렬 이후 북한당국은 남북교류협력의 중단을 천명했으며 «반동사상문화배격법»(2020) 등을 통한 사법통제로 북한주민의 외부 문화 접촉 차단에 집중하고 있음

  • 북한은 대북전단지 살포중단 압박을 통해 한국으로부터의 정보 유입을 차단했으며 2020년 6월에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여 한국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드러냄

■ 강력한 사법 통제 기조는 북한주민의 한국 및 외부 문화 동경에 대한 역설로 이해할 수 있음

○ 북한은 «반동사상문화배격법»(2020) 제정 이후에도 «청년교양보장법»(2021), «평양문화어보호법»(2023)을 연이어 제정하고 주민들을 처벌하면서 사법적 통제를 강화하고 있음
 

  • 사법 통제 강화 이전에도 북한당국은 주민들의 한류 및 외부 문화 접근을 단속해왔지만 처벌수준이 단기 구류나 최대 6개월 노동교화형에 그쳤음. 이마저도 뇌물을 쓰면 처벌 수위가 낮아지는 경우가 많았음

[표 3] 북한의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주요 내용

'북한'의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주요내용인 27조~29조 내용을 표로 정리하였다.

자료: «뉴스핌» 2023년 3월 22일

[표 4] 북한의 «평양문화어보호법» 주요 내용

'북한'의 '평양문화어보호법' 주요 내용인 58조와 59조내용을 표로 정리하였다.

자료 : «SPN서울평양뉴스» 2023년 6월 19일

○ «DailyNK»에 따르면, 사법 통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장마당세대들은 한국 영화나 드라마에 영향을 받아 ‘자기야’, ‘남친’, ‘여친’, ‘사랑해’, ‘스트레스’ 같은 한국식 표현을 자연스럽게 사용
 

  • 태영호 전 의원은 나이 어린 여성이 혈연관계가 아닌 나이 많은 남성에게 ‘오빠’²⁴ 라는 호칭을 사용한 경우 김정일 정권에서는 계도 교육으로 그쳤지만 김정은 정권은 형사처벌을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김정은 정권이 외부 문화 유입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주장

■ 사법적 통제 강화에도 장마당세대를 중심으로 집단 반발 사례가 늘고 있으나, 북한당국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 대신에 더욱 강화된 통제 방안을 내놓고 있음

○ 장마당세대는 정치 이데올로기에 대해서는 침묵하더라도 경제적인 문제, 특히 개인 소득 활동이나 장마당 거래를 방해하는 경우 당국에 집단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함
 

  • «아시아프레스»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사회보안원(우리의 경찰에 해당)들이 방역을 명분으로 장마당 활동을 단속하자 상인들이 집단 반발한 사례가 있음

  •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지난 1월 함북 청진시 수남구역에서 비사회주의 풍조²⁵ 를 단속하는 규찰대가 스키니 바지를 입은 여성을 단속하고 벌금형에 처함

     - 단속 현장을 지켜보던 주민들이 “최고 지도자와 딸은 긴 머리에 가죽 잠바, 선글라스를 껴도 문제가 되지 않는데 인민은 바지 하나를 마음대로 못 입게 한다”고 항의하며 규찰대와 충돌한 사건이 발생

○ 최근 해외에서 근무하는 북한 근로자들이 집단 시위를 벌였다는 언론 보도도 늘고 있음
 

  • 지난 1월 중국 지린성 허룽시 의류 제조 공장과 수산물 가공공장에서 근무하던 북한 근로자들이 임금 체불문제로 시위를 벌였으며, 북한당국은 주동자 200여 명을 북한으로 송환시킴

  • 2월에는 중국 라오닝성 단동시 의류 제조공장에서 근무하며 국경봉쇄 기간 중 장기간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북한 근로자들 중 일부가 공장 관리자들이 귀환 약속을 어기고 계속 일을 시키자 출근을 거부하고 북한 귀환을 요구하는 등 집단행동에 나선 사실이 알려짐

  •  3월에는 아프리카 콩고공화국 건설 현장에서 근무하는 북한 노동자 수십 명 역시 국경봉쇄로 오랜 기간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던 중 2월에 예정됐던 북한 귀환이 연기되자 반발하며 집단 시위를 벌임

○ 최근 북한당국은 해외 근로자들의 반발 관련한 보고가 평양에 계속 올라오자 ‘3대 멸족’을 언급하며 보다 강력한 통제를 시사²⁶
 

  • 북한당국에 대한 반발은 결국 형사 처벌로 이어짐. 주동자로 지목되는 경우 10년 이상의 노동교화형이나 정치범수용소 이감, 사형으로 이어질 수 있음

²⁰ ‘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란 경영권한을 현장에 확대 부여한 것으로 계획 수립에서부터 생산ㆍ생산품 및 수익 처분에 대해 기업의 권한을 대폭 확대한 김정은 정권의 경제개혁조치. 황주희, 2023, 『김정은 시대 북한의 ‘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 연구 : 경영관행의 제도화를 중심으로』, 고려대학교 대학원 북한학과 박사학위논문 참고

²¹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 내수 목적의 소비재 상품의 국산화를 지속 요구해왔으며, 그 영향으로 북한상품의 생산과 디자인을 일정 수준 현대화로 이어짐. 임을출, 2018, “김정은 정권의 국산화 정책 : 평가와 전망”, 「북한학보」(43권 1호), 서울 : 북한학회 ; 최선희, 2020, 『북한에도 디자인이 있을까? : 북한산업미술 70년(2000-2018)』, 서울 : 담디 참고

²² 북한은 사회주의체체 특성상 조선중앙은행(우리의 한국은행과 같은 중앙은행)이 국가 재정 관리와 기업 여신 제공, 개인 예금 수취 등 중앙은행 및 상업은행 기능을 모두 가지고 있었으나(일원은행제도) 2006년 상업은행법이 제정되며 이원은행제도가 도입된 것으로 알려짐. 그러나 본격적으로 이원은행제도가 작동한 것은 상업은행법의 개정과 합영ㆍ상업은행 등이 등장한 2016년 이후임

²³ 손광수, 2023, “최근 북한의 식량난 동향 및 원인 분석”, 「KB북한연구」 23-6호, 서울 : KB경영연구소 참고

²⁴ 북한에서는 혈연관계인 남녀 사이에서만 ‘오빠’라는 호칭을 쓸 수 있으며, 혈연관계가 아닌 경우에는 성별에 상관없이 ‘동무’, ‘동지’라는 호칭을 사용함. ‘오빠’라는 호칭을 혈연관계가 아닌 이성 간에 사용하는 현상을 두고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비사회주의 풍조’라고 비판한 바 있음. «뉴스1» 2023년 3월 31일, “태영호, “김정일 땐 남한 언어 ‘오빠’하면 교육, 김정은은 처벌””

²⁵ ‘비(非)사회주의’는 사회주의 사상과 배치되는 사상ㆍ 이념ㆍ 관념ㆍ 행동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한국에서 유행하는 행동ㆍ 말투ㆍ 풍속ㆍ 패션 등을 따라하는 행위도 포함됨

²⁶ «DailyNK» 2024년 4월 25일, “北, 해외 파견 노동자 잇따른 제보에 ‘3대 멸족 대상’ 경고”

 

 

손광수

KB경영연구소

손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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