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베트남 최고 관계 격상의 의미와 영향

2023.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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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ecutive Summary

  •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9/10일 베트남을 방문해 권력서열 1위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과 양국 관계를 최고 수준으로 격상하고 경제와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
    - 양국은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맺은 지 10년 만에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건너뛰고 곧바로 최고 단계인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 

 

  • 미국은 이번 합의로 베트남과의 관계가 중국-베트남 관계와 대등해져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또 하나의 발판을 마련 

  • 베트남은 미국과의 관계 강화를 통해 새로운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 올해 친중 지도부로 권력이 집중되었음에도 기존의 실리 외교가 지속되고 있음을 재확인
    - 글로벌 최저 법인세 도입 우려 등으로 베트남 내 외국인직접투자 등록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베트남 투자가 저조한 미국과의 관계 강화는 외국인직접투자 등록을 확대할 수 있는 요인

 

  •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베트남까지 미국과의 관계 강화가 일단락됨에 따라 이 지역 대표 친중 국가이자 중국 군사기지 논란이 있는 캄보디아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관심이 커질 수 있는 상황
    - 미국 내에서 중국이 이르면 올해 캄보디아 레암 해군기지에 군사기지를 개관할 것 같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반면, 미국 상무부 1차관은 캄보디아를 방문해 양국 간 협력을 검토

    - 중국은 캄보디아 훈센 총리의 장남 훈마넷이 차기 총리로 지명된 후 왕이 외교부장과 류젠차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캄보디아를 방문해 훈마넷 정부를 지지

    - 훈마넷 신임 총리는 친중 행보를 이어가고 있으며 캄보디아 정부는 미국의 관심도 환영

    - 단기적으로 캄보디아 레암 해군기지 내에 중국 군사기지 개관 여부가 관건으로, 그에 따라 캄보디아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 변할 수 있는 상황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9/10일 베트남을 방문해 권력서열 1위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과 양국 관계를 최고 수준으로 격상하고 경제와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

  • 양국 정상은 정상회담 직후 양국 관계를 최고 수준의 외교관계인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한다고 발표

  • 이번 합의로 양국은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맺은 지 10년 만에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건너뛰고 곧바로 최고 단계인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
    - 베트남은 외교관계를 ‘포괄적 동반자 관계’(최저), ‘전략적 동반자 관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최고)의 3단계로 구분 

미국은 이번 합의로 베트남과의 관계가 중국-베트남 관계와 대등해져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또 하나의 발판을 마련

  • 미국은 중국, 러시아, 인도, 한국에 이어 다섯 번째로 베트남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

  • 바이든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중국을 억제할 생각이 없다고 언급했으나,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기반을 한층 더 확대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

  •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이번 관계 격상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경제·안보 파트너십을 구축하려는 미국이 지난 몇 개월 동안 베트남에 제안
    - 올해 4월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베트남을 방문해 지난 10년 간 유지해 온 ‘포괄적 동반자 관계’의 성과와 향후 협력과제 등을 논의
    - 7월에는 옐런 미 재무장관이 베트남을 방문해 “베트남은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파트너”라며 양국의 관계 강화와 협력을 강조

    *  “미국은 장기적으로 경제적 안정을 추구하며 이를 위해서는 공급망 다변화가 필요하다”며 “이는 베트남과 같이 미국이 의지할 수 있는 국가들과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강조
    * 거시경제 및 금융 안정을 위한 양국 간 정례 고위급 대화 개최에도 합의

베트남은 미국과의 관계 강화를 통해 새로운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 올해 친중 지도부로 권력이 집중되었음에도 기존의 실리 외교가 지속되고 있음을 재확인

  • 내년 시행 예정인 글로벌 최저 법인세¹에 대한 우려 등으로 베트남 내 외국인직접투자 등록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미국과의 관계 강화는 외국인직접투자 등록을 확대할 수 있는 요인

    - 베트남 내 외국인직접투자의 집행은 사상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으나, 등록은 연간 기준 2019년에 최고치를 기록 후 하락세

    * 올해 상반기에는 글로벌 최저 법인세에 대한 우려 등으로 외국인 직접투자의 집행과 등록이 모두 감소(각각 전년동기대비 -0.4%, -4.3%) 
    * 다만, 하반기 들어 외국인 직접투자의 집행은 사상 최고치를 갱신했으며 등록은 하락세가 주춤해진 양상²

집행 기준 베트남 내 외국인직접투자 추이

2013년부터 2023년까지 '집행 기준 베트남 내 외국인직접투자 추이'를 보여주는 그래프. '베트남 내 외국인직접투자의 집행'은 '사상 최고치를 갱신'.

자료: 베트남 기획투자부

등록 기준 베트남 내 외국인직접투자 추이

2013년부터 2023년까지 '등록 기준 베트남 내 외국인직접투자 추이'를 보여주는 그래프. 등록은 연간 기준 2019년에 최고치를 기록 후 하락세.

자료: 베트남 기획투자부

¹ 글로벌 최저 법인세(글로벌 최저한세): 소득이 발생하는 관할 국가·지역에 상관없이 연 매출이 7.5억 유로 이상인 다국적 기업에게 15%의 최소 세율을 적용하는 제도로, 다국적 기업의 자회사가 특정 국가에서 최소 세율보다 낮은 실효세율을 부담할 경우 모회사가 소재한 국가를 비롯해 다른 국가들이 추가로 세금을 부과할 수 있는 제도 

  • 미국의 베트남 직접투자가 저조한 상황에서 글로벌 공급망을 다각화하려는 미국의 전략에 부응하여 기업들의 투자가 확대될 수 있고, 베트남도 첨단기술 기업 유치를 희망해왔기 때문
    - 미국은 베트남의 최대 수출 대상 국가이나, 베트남 내 직접투자의 국가별 순위에서는 10위
    * 베트남의 대 미국 수출 의존도(명목 GDP 대비)는 29.4%로, 베트남의 2대 수출 대상 국가인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18.7%)의 1.6배
    * 반면, 미국의 베트남 내 외국인직접투자는 누적 기준 114억 달러로 최대 직접투자 국가인 한국(810억 달러)의 14.1%, 홍콩을 포함한 중국의 21.6% 수준에 불과

    - 베트남은 그동안 반도체 등 첨단기술 기업들의 투자 유치를 희망해왔는데, 미 백악관은 이번 관계 격상에 대해 “베트남과의 반도체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중국을 대체할 공급망 확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발표

    -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순방에는 인텔, 앰코 등 미국 반도체 기업과 구글, 보잉 등 다수 기업의 고위관계자들이 동행해 양국 간 비즈니스 회의에 참석
    * 인텔(Intel)은 베트남 호치민시에서 생산·테스트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앰코(Amkor)는 베트남 박닌성에 반도체 조립·테스트 공장을 설립할 계획

    - 베트남과 미국은 스마트폰과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희토류 공급 협력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도 체결
    * 베트남은 중국 다음으로 희토류 매장량이 많은 국가 

베트남의 주요 국가·지역별 수출 의존도

'베트남 주요 국가·지역별 수출 의존도'를 보여주는 그래프. '베트남 대 미국 수출 의존도' 명목 GDP 대비는 29.4%로 , 베트남의 2대 수출 대상 국가인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18.7%) 의 1.6배.

자료: IMF, World Bank

주요 국가별 베트남 내 외국인직접투자

'주요 국가별 베트남 내 외국인직접투자' 정도를 보여주는 그래프. 미국의 베트남 내 외국인직접투자는 누적 기준 114억 달러로 최대 직접투자 국가인 한국 (810억 달러)의 14.1%, 홍콩을 포함한 중국의 21.6% 수준에 불과.

자료: 베트남 기획투자부

² 베트남 정부가 글로벌 최저 법인세를 도입할 경우 세제 혜택을 잃게 되는 다국적 기업들을 대상으로 그동안 기업들이 요청해온 현금성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투자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되고 있기 때문

  • 베트남은 이번 미국과의 관계 격상이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계기가 되어 앞으로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입장을 한층 더 견지해 갈 수 있는 상황
    - 미국 전략국제연구센터(CSIS)³의 동남아시아 프로그램 책임자인 그레고리 폴링은 “이번 관계 격상으로 베트남이 미국으로 기우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번 격상은 베트남이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어 자치권 유지를 확고히 하려는 것이다”라고 평가

    - 베트남은 미국과의 협력을 통해 중국과의 베트남 동해(남중국해) 영유권 갈등에서 자국의 입장을 한층 더 견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

    * 이번 관계 격상이 공식적인 국방 동맹을 위한 발판은 아니라는 평가이나, 베트남이 해양 감시·기술 분야에서 미국과의 협력 강화에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지는 상황

    * 미국 백악관은 “새로운 파트너십을 통해 베트남이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들로부터 무기를 도입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890만 달러 상당의 군수물자 지원 방안도 발표 

    * 단, 베트남은 베트남 동해(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미국이 동남아 국가들의 정당한 이익을 계속 보장하기를 희망한다”면서도 “무력 사용이나 위협이 아닌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기를 희망한다”라고 언급

    - 한편,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은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을 앞둔 9/5일 하노이에서 류젠차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면담하고 양국 관계의 발전도 제안

³ 전략국제연구센터(CSIS, 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 전 세계 주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용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미국의 초당적 비영리 정책연구기관

아시아에서 베트남까지 미국과의 관계 강화가 일단락됨에 따라 이 지역 대표 친중 국가이자 중국 군사기지 논란이 있는 캄보디아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관심이 커질 가능성

  • 미-중 갈등 속에서 미국은 베트남과의 이번 관계 강화로 중국과 인도양·남중국해 사이에 있는 여러 국가 중 서쪽 인도부터 태국, 동쪽의 베트남까지 관계 강화를 일단락
    - 미국과 인도는 미국·일본·인도·호주 4개국 안보협의체인 쿼드를 시작으로 지난해 5월 출범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⁴, 올해 1월 핵심첨단기술 구상 발표까지 관계를 강화 
    * 핵심첨단기술 구상(iCET⁵)은 미국과 인도가 국방·우주·양자컴퓨팅·인공지능·반도체·5G 등 첨단기술 협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
    - 태국도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에 참여 

  • 한편, 이 지역의 대표 친중 국가인 캄보디아는 훈센-훈마넷 부자간 권력 세습에 이어 올해 개관이 관측되는 중국 군사기지 논란이 있어 미국과 중국의 관심이 커질 수 있는 상황

  • 9/2일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⁶은 중국이 이르면 올해 캄보디아 레암 해군기지에 군사기지를 개관할 것 같다며 이는 중국의 군사적 영향력이 확대되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평가
    - 지난 수년 간 미국이 관련 의혹을 제기할 때마다 캄보디아와 중국 관리들은 이를 부인하여 논란이 발생
    - 캄보디아 레암 해군기지에 중국의 군사기지가 개관한다면 중국의 인도-태평양 지역 첫 번째 해외 군사기지이자 아프리카 지부티에 이어 중국의 두 번째 해외 군사기지 

⁴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Indo-Pacific Economic Framework): 미국이 주도하는 경제안보 체제로, 미국/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싱가포르/인도/인도네시아/태국/말레이시아/필리핀/베트남/브루나이/피지 이상 14개국이 참여

⁵ initiative on Critical and Emerging Technology

⁶ 민주주의수호재단(FDD, Foundation for Defense of Democracies): 국가 안보 및 외교정책에 중점을 두고 있는 미국의 초당적 연구기관 

  • 8월 말에는 미국 상무부 지역감독 부문 제1차관이 캄보디아를 방문해 캄보디아 상무부 장관에게 “상호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양국 간 협력 방안을 검토하고자 한다”라는 입장을 표명

    - “미국은 새로운 법률·규제 개발과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 프로젝트를 통해 캄보디아 공무원의 역량 개발·강화에 기여하고자 한다”며 캄보디아의 우선순위 분야에 대해 미국이 제공할 수 있는 지원 프로젝트 및 관련 정보를 소개

    - 미국은 지난 7월 캄보디아 총선 직후 캄보디아에 대한 일부 지원 프로그램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캄보디아가 중국으로 완전히 돌아설 경우 지정학적으로 남중국해와 인도양 패권을 중국에 내줄 수 있기 때문에 캄보디아에 강경 대응만 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 
     
  • 중국은 캄보디아 훈센 총리의 장남 훈마넷이 차기 총리로 지명된 후 왕이 외교부장과 류젠차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연이어 캄보디아를 방문해 훈마넷 정부를 지지

    - 왕이 외교부장은 훈마넷이 차기 총리로 지명된 이후 캄보디아를 방문한 첫 외국 지도자로, 캄보디아 신임 총리와 협력하겠다는 중국의 의지를 전달

    - 류젠차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은 9/5일 베트남 방문 전인 9/3일 캄보디아를 방문해 훈마넷 신임 총리를 만나 중국이 캄보디아 신 정부를 지지하며 운명 공동체로서 양국의 관계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 원한다고 언급


  • 캄보디아 신임 총리 훈마넷은 친중 행보를 이어가고 있으며, 캄보디아 정부는 미국의 관심에 대해서도 환영 의사를 표명

    - 훈마넷 총리는 류젠차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의 면담에서 중국에 대한 우호정책을 확고히 하고 양국 관계를 더욱 발전시킬 것이라며 대외 문제에 있어서도 중국과 협력을 강화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함께 지켜가기를 바란다고 언급

    - 캄보디아 상무부 장관은 미국 상무부 지역감독 부문 제1차관에게 미국 기업들이 캄보디아에서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자 하는 것을 환영한다며 양자 협력과 지원이 양국 관계를 다음 단계로 끌어올릴 것으로 믿는다고 언급 
     
  • 단기적으로 캄보디아 레암 해군기지 내에 중국의 군사기지 개관 여부가 관건으로, 그에 따라 캄보디아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 변할 수 있는 상황   
    * 캄보디아의 대 미국 수출 의존도(명목 GDP 대비)는 29.1%로, 대 중국 수출 의존도(3.7%)의 7.9배 
김가현

KB경영연구소

김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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