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정말 크립토 겨울을 지나 봄이 찾아온 것일까?

비트코인이 금을 대체할 수 있을까?
시리즈 총 4화
2023.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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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몇 달 사이의 비트코인 가격 급등은 투자자들에게 크립토 겨울이 지나고 금방 봄이 찾아 올 것 같은 기대감을 주고 있지만, 하락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에 조금 더 면밀히 살펴봐야 함

 

  • 크립토 시장은 일명 ‘고래(Whales) ’라 불리는 소수 거래자들에게 암호화폐가 집중되어 있는데, 이들의 움직임은 시장 방향성을 예상하기 위한 일종의 지표로 활용되기도 함
    -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서비스 웨일 얼랏(Whale Alert)은 비트코인이 20% 가까이 상승한 24,239달러 구간에서 8억 6,500만 달러(11,125BTC)에 달하는 고래의 자금이 바이낸스로 이체된 사실을 파악
    - 암호화폐를 개인지갑에서 거래소로 이체하는 가장 큰 이유는 매도를 위함이므로, 고래 들의 대량 매물 폭탄에 주의가 필요한 상황 
  • 크립토 시장 분석 플랫폼 글래스노드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시장에 유통된 비트코인 중 ‘지난 1년간 한번도 거래가 되지 않은 물량’의 비율은 사상 최고치인 68%를 기록 (지난 2년간 거래되지 않은 비트코인 비율은 53%)
    - 이는 전체 비트코인 중 절반이 채 되지 않은 물량만이 유통되고 있다는 뜻으로, 그만큼 잠재 매도 물량이 쌓이고 있다는 의미
    - 역사적으로 ‘지난 1년간 한번도 거래되지 않은 물량’ 비율이 높아질 때는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한 경우가 많았음

지난 1년간 한번도 거래되지 않은 물량 비율과 비트코인 가격 추이

'비트코인'은 거래되지 않은 '잠재 매도 물량'이 많이 쌓여 있고, 가격 추이에 대해 알아봄.

자료: glassnode, 보조 눈금선(비트코인 가격)은 로그 스케일임을 참고

  • 미 정부는 범죄 수익을 강제 집행하는 과정에서 상당량의 비트코인을 압수했고 그 중 일부를 공개 시장에서 매도했으며, 앞으로도 계속적인 매도 가능성을 시사
    - 미 정부는 올해 3월 정부가 보유중이었던 비트코인 중 약 2억 1,570만 달러에 해당하는 9,861 BTC를 우선 매각하였고 남은 41,491 BTC 가량도 모두 매각할 계획⁶
  • 게다가 크립토 시장에서 높은 영향력을 가진 세계 최대 암호화폐거래소 바이낸스는 거듭되는 악재로 상당히 흔들리고 있음
    - 바이낸스는 그동안 미국 고객들이 암호화폐에 투자하며 맡긴 달러를 실버게이트와 시그니처은행에 보관했었는데, 지난달 두 은행 모두 잇따라 파산하면서 수탁은행도 없어진 상태(아직까지도 대체 은행을 찾지 못하고 있음) 
    - 바이낸스의 크립토 시장 점유율은 3월 초 57%에서 한 달 사이에 30%까지 떨어졌고, 바이낸스의 스테이블코인 BUSD 시가총액도 올해 들어 반토막
    - 여기에 더해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미국의 규제를 위반한 혐의⁷로 바이낸스를 고소하며 압박 정도를 점점 강화하는 중 

⁶ 「US government plans to sell 41K Bitcoin connected to Silk Road」(cointelegraph, 2023.03.31)

⁷ 파생상품 등에 관한 규정 위반 혐의

○ 암호화폐와 관련된 각국의 규제 움직임도 크립토 시장에서 주목하는 리스크 중 하나

 

  • 국제증권위원회(IOSCO)⁸는 전 세계 규제 당국에 암호화폐 거래소 감독 강화를 촉구하고, 규제 기관이 해외 암호화폐 사이트 폐쇄 요구 권한까지 가져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음
    - 거래소 고객들이 리스크에 대한 충분히 안내를 받고 있는지에 대해, 그리고 해킹 및 파산으로 인한 자금 손실에 적절한 보상 정책을 시행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압박
  • 유럽중앙은행(ECB)의 엘리자베스 맥콜 감독이사회 위원은 현재의 미카(MiCA)⁹ 대비 더욱 엄격하고 강화된 암호화폐 규제안이 필요하다고 지적
    - 특히 바이낸스와 같이 본사가 없다고 주장하는 기업도 감독이 가능해야 하고, 암호화폐 기업들의 규모를 측정하는 방법도 보완해야할 사항이라 강조 
  •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발행한 금융 안정성 보고서에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기업은 은행에 준하는 수준으로 자본관리 요건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라는 문구가 담김
    - 해당 보고서는 소비자 보호를 위한 포괄적이고 일관된 규제의 시급함을 시사했는데 이는 실버게이트, 시그니처은행 등의 이슈가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

○ 일반 투자자들의 암호화폐에 대한 안전성과 신뢰성에 대한 의구심 확산도 시장 확장성 측면에서 한계점

 

  • 현재 비트코인 활성화 지갑 수는 500만개¹⁰ 가량으로 ’21년 8월 이후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 이는 신규 투자자 유입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뜻
    - 1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진행된 미국의 여론조사기관 퓨 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75%가 암호화폐에 대한 신뢰를 갖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남

⁸ 증권거래 규제 및 감독에 관한 국제 협력을 검토하는 3대 국제금융감독기구 중 하나 

⁹ 유럽연합(EU)의 암호화폐 규제안

¹⁰ 최고점은 ’21년 1월, 675만개 

비트코인 활성화 지갑 수와 비트코인 가격 추이

'비트코인'의 '활성화 지갑' 수와 가격 추이 그래프로 신규 투자자 유입이 늘지 않고 있음을 나타냄.

자료: glassnode, 보조 눈금선(비트코인 가격)은 로그 스케일임을 참고

  • 크립토 생태계에서 기축통화로 여겨지는 스테이블코인의 가격이 흔들리면 시장에 대한 신뢰도 저하로 이어지면서 붕괴로 연결될 가능성도 존재
    - 스테이블코인 USDC는 발행사인 서클(CIRCLE)의 준비금 일부가 실리콘밸리은행에 묶여있다는 사실이 공개되자 1달러 페깅이 깨지면서 역대 최저 수준인 0.87달러까지 하락 
  • 크립토 시장은 해커들의 놀이터라는 인식이 개선되지 않고 있으며, 특히 북한의 해커 조직이 조직적으로 활동하면서 시장 내 불안감이 상승
    -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도난된 암호화폐 총액은 38억 달러에 달하며, 이 중 절반에 가까운 17억 달러를 북한 해커들이 훔친 것으로 드러남
    - 국내에서도 며칠 전 가상자산거래소 지닥(GDAC)이 보관자산의 23%에 해당하는 약 182 억원 규모의 가상자산을 해킹으로 탈취당하며 큰 이슈 

○ 크립토 시장에 봄이 온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한마디로 대답하기는 어렵겠지만, 당분간은 불안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됨

 

  • 앞으로도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 가격은 언제든 급등하거나 혹은 급락할 수 있음
    - 거시 금융환경이 안정화되고 규제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기관투자자가 보다 적극적으로 유입된다면 상승장이 이어질 것이고, 부실한 재무구조와 해킹 등의 이유로 크립토 시장의 리스크가 재부각된다면 하락장으로 전환될 것 
  • 크립토 시장은 앞으로 다가올 크고 작은 이슈들의 결과에 따라 단기적 방향성이 정해질 것
    - 과거 대비 거시경제와 크립토 시장 간의 상관관계가 높아졌다는 점에서, 금리·고용·물가 등의 매크로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음
    - 또한 막바지에 이른 미 증권거래위원회와 리플 간 ‘증권성 여부’ 소송과, 암호화폐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과의 ‘비트코인 현물 기반 ETF 출시 반려’ 소송 결과도 귀추가 주목되는 사건인 만큼 그 결과의 영향도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
    - 마지막으로 전통 금융권의 위기가 일단락된다면 또 다시 자금의 흐름이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이 필요 

※ 본 보고서에서 국내 상황을 설명할 경우 특정금융정보법에 규정된 '가상자산'이라는 용어를, 해외의 경우 시장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암호화폐(Cryptocurrency)' 혹은 '크립토(Crypto)'라는 용어를 사용했음을 참고 부탁드립니다.

권세환

KB경영연구소

권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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