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시사점

레볼루트의 영국 내 규제 관련 특징 및 상호비교를 통한 시사점
시리즈 총 6화
2023.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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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비은행권의 지급결제업무 허용 논의와 관련하여 영국의 전자화폐기관 및 규제의 특징과 국내와의 상호비교를 통해 도출할 수 있는 시사점은 다음과 같음

  • [1] 레볼루트는 계좌를 통한 자금의 예치·보관뿐 아니라 출금까지 보장되는 준수신전문은행의 성격이 강하다는 점과 전자화폐기관 인가 시 엄격한 적격성 요건을 요구받는다는 점에서 최근 추진 중인 비은행권의 지급결제업무 허용(종합지급결제업자)의 대응사례로는 적절하지 못함

     - 레볼루트의 계좌서비스는 국내 「전자금융거래법」상 범용성, 환금성, 환급성의 기준에 따라 선불전자지급수단이 아닌 현금과 유사한 전자화폐의 개념에 해당(이자지급, 현금출금 가능)

     * 이는 계좌를 활용하는 지급결제업무는 근본적으로 은행권 수준에서 다루어져야 하는 것을 의미하며 금번 논의 과정에서도 이러한 기준은 지켜질 필요가 있음

     - 또한, 영국의 지급결제시스템규제청 신설과 준은행 수준의 규제 등에서 보듯 종합지급결제업이 의도하는 혁신 생태계의 청사진은 면밀한 규제 기반 하에서 지급결제시스템의 안전성과 신뢰성이 담보되는 상태에서 추진되어야 한다는 것을 시사

     * 영국을 포함 해외 비은행권(빅테크·핀테크 포함)에 대한 지급결제업무 허용과 접근성 확대는 해외송금·결제 부문의 경쟁력 강화 및 금융소비자 후생 증진이라는 특정한 세부 목표를 수립한 후 추진됨

     * 기존의 법령을 개정하기보다는 새로운 법령을 제정하고 세밀한 규제와 지침을 마련한 후 다양한 테스트를 통해 시행 전에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 요인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면서 진행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
 
  • [2] 비은행권의 지급결제업무 허용 관련하여 실제 고객이 피부로 느끼는 편리한 금융서비스는 적은 반면, 참가기관의 비용 증가 부담이 고객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농후함

     - 바클레이(Barclays)나 로이드(Lloyds) 등 영국의 기존 은행에서 계좌를 개설하기 위해서는 많은 서류(Bank letter, 신분증(여권), 영국 거주 주소 증명 서류, 핸드폰번호 등)가 필요하고 제출을 하더라도 경우에 따라 거절당하는 상황도 자주 발생, 은행권의 문턱이 매우 높은 상황

     * 계좌 개설 후에도 은행을 통한 자금이체 시 실시간보다는 2~3일 정도 소요되는 경우가 빈번하며 레볼루트도 자체 계좌가 아닌 바클레이나 로이드 은행 등 기존 계좌를 연결해서 자금이체를 할 경우 통상 2~3일이 소요

     - 반면, 한국은 영국과 달리 신분과 본인 확인이 완료되면 제한적인 한도 내에서 계좌 개설과 직불(체크)카드 발급이 즉시 가능하고 자금이체도 실시간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기존 은행의금융 편의성이 매우 높음

     - 더불어 비은행권의 고객 예치금을 통한 여신서비스는 금지되고 비용 감소 항목은 제한되어 있는 반면, 지급결제시스템 참가 관련 비용과 시스템 안전성을 위한 일부 대행수수료는 유지되기 때문에 실질적인 비용 절감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예상됨

     * 특히 비은행권의 지급결제업무가 허용되면 「전자금융거래법」만 적용받는 빅테크·핀테크와의 경쟁이 가열되어 마케팅 비용이 급격하게 증가할 가능성도 존재

     - 영국은 다양한 부문에서 수수료를 수취하며 비용 발생의 일정 부분을 대체

     * 레볼루트의 경우 자체 계좌가 아닌 타 은행의 계좌로 송금 시 거래금액에 따라 10여 달러 이상의 수수료가 발생하며 로이드 은행은 매월 계좌 유지 수수료 6파운드, 1회 입금마다 1파운드의 수수료를 수취
 
  • [3] 비은행권의 지급결제업무 허용은 타 논의사항과 달리 「동일 업무·동일 리스크·동일 규제」라는 대원칙 하에 지급결제시스템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할 필요가 있으며 만약 이를 충족하지 못한다면 현행 은행권 중심의 지급결제업무 수행이 바람직함

비은행권의 지급결제업무 허용 관련 비용 증감 비교

'비은행권 지급결제업무' '허용' 관련 '비용 증감 비교'에 대한 상세 내용을 보여주는 표.

자료: 작성자 재구성

 - 앞에서 언급했듯이 레볼루트와 같은 전자화폐기관의 인프라와 규제는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수준이며 특히 별도의 담보계좌에 일정 현금을 필수적으로 보유하도록 하는 사전 현금예치 제도는 국내 은행권에 적용 중인 지급준비금 제도와 성격이 매우 유사

 * 국내 비은행권 역시 예금자보호제도와 함께 지급결제를 위해 주식, 신탁수익권 등이 아닌 유동성이 매우 높은 현금의 담보계좌 예치 가능 여부를 검토할 필요가 있음

 - 이러한 제도 마련과 시행에도 불구하고 2019년 영국의 대표적인 지급결제 핀테크기업 ‘Ipagoo’가 재무건전성 악화 및 감독규정 위반 등으로 지급결제시스템에서 퇴출된 사례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

 * 영국 내 지급결제시장 참여기관 증가 및 저비용 서비스 출시 등에 따른 경쟁으로 손실이 누적되면서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2018년 기준 240만 파운드(37억원)의 순손실 기록]

 * 2019년 7월에 영국 금융감독청은 Ipagoo가 고객자금 분리 보관 의무 등의 감독규정을 위반한 것에 대하여 업무정지 등의 조치를 부과

 * 2019년 8월 악화된 재무건전성으로 인해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갔으며 이에 따라 영국의 거액과 소액결제시스템 참가기관에서 모두 제외됨

 * 이는 은행권 대비 재무건전성에 변동성이 높은 비은행권의 지급결제시스템 참가는 시스템의 신뢰성을 훼손시킬 수 있는 리스크 유발 가능성을 의미

최근 영국과 미국에서는 자국 내 금융기관(은행, 전자화폐기관 등)을 대상으로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이러한 정책적인 방향성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음

  • 영국의 금융감독청이 자국 내 291명의 최고경영자(CEO)에게 고객의 예금을 안전하게 보호하지 못하거나 자금세탁방지 관련 감사를 수행하지 않을 경우 은행과 동일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지급결제기업을 폐쇄할 것이라고 경고⁶

     - 금융감독청 관계자는 미국의 SVB은행 파산과는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지만 관련 시장에서는 영국 내 지급결제기업의 혁신적인 서비스보다 결제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두고 관련 정책과 규제 등을 시행할 것이라는 스탠스(stance) 변화의 의미로 받아들이는 중
 
  •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SVB은행과 시그니처은행의 파산과 관련, 금융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해 연방 규제당국에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과 규제를 강화할 것을 지시⁷

     - 자산 1,000억 달러~2,500억 달러(약 130조원~324조원) 규모의 은행에 대한 안전장치를 복원하고 금융기관 감독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

     * 구체적으로 해당 규모의 은행에 대한 유동성·자본기준 상향, 스트레스테스트 강화와 함께 금융기관 파산이 시스템적 위기로 전이되지 않도록 하는 종합적인 계획 수립 등을 제안

     * 또한, 장기적인 개혁의 일환으로 현재 25만 달러(약 3억원)인 예금자보호한도를 늘리거나 한시적으로 한도를 넘는 예금에 대해서도 보호해주는 방안도 거론

지급결제시스템은 금융시장의 기반이 되는 결제인프라(Financial Market Infrastructure)로서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며 이를 위해 지급결제시스템에 참가를 희망하는 기관의 결제리스크 관리 능력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것은 필수

  • 특히 한국과 같이 참가기관 간 최종결제를 차액결제 방식으로 수행하는 소액결제시스템에서는 한 기관의 결제실패가 타 기관으로 전이되어 시스템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이 상존하기 때문에 결제불이행에 따른 시스템리스크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
 
  • 이에 국내 비은행권의 지급결제업무 허용과 관련하여 은행권의 과점을 해소하고 고객에게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만큼 지급결제시스템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사안도 매우 중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매우 신중한 논의가 필요

⁶ UK regulator attacks ‘unacceptable’ risk posed by payments groups, Financial Times, 2023.3.16
⁷ Joe Biden calls on US regulators to toughen rules for large regional banks, Financial Times, 2023.3.30

박교순

KB경영연구소

박교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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