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비트코인은 안전자산인가?

비트코인이 금을 대체할 수 있을까?
시리즈 총 4화
2023.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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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각종 언론매체를 살펴보면 비트코인을 안전자산으로 취급하는 듯한 내용을 자주 접할 수 있는데, 이는 독자로 하여금 혼란을 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유의가 필요

 

  • 안전자산이란 ‘투자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위험들이 매우 적은 자산’으로 정의할 수 있고, 대표적으로 금·달러·국채 등이 여기에 해당
    - 금융투자에는 ①이자 지급이나 원금 상환이 불가능해지는 채무불이행, ②시장상황 변화에 따른 시장가격 변동, ③인플레이션에 의한 자산의 가치 변화와 같은 위험들이 수반되는데 안전자산은 이러한 리스크가 최소화된 것
    - 즉, 자산에 대해 신뢰성 높은 주체가 보증을 하고, 가격 변동성이 크지 않으며 외부의 변화에도 자산의 내재가치가 흔들리지 않아야 ‘안전자산’으로 인정되는 것
    - 이러한 기준으로 볼 때 비트코인은 절대 안전자산으로 분류될 수 없음

○ 비트코인에 대해 ‘디지털 금’이라 주장하는 이들도 있지만, 희소성(유한성)이라는 특징을 제외하고는 실제 ‘금’과는 공통분모가 거의 없다고 봐야 함

 

  • 금융시장에서 ‘금’이 현재와 같은 지위에 이르게 된 각각의 이유를 비트코인과 비교해보면 조금 더 명확해짐 
  • [사회적 합의 측면]
    - [Gold] 금은 인간 문명이 존재했을 때부터 그 가치를 인정받았던 대표적인 가치저장 수단. 미 달러가 기축통화가 된 이유를 금본위제¹¹에서 찾을 정도로 오랜 시간 실물경제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었고, 긴 역사 속에 차곡차곡 쌓여진 신뢰로 대체통용화폐 라는 사회적 합의가 구축됨
  • [내재가치 측면]
    - [Gold] 금은 투자자산으로서의 가치뿐만 아니라 장신구나 산업재로서의 효용가치도 충분하고 언제든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환금성 자체도 높은 편.
    - [Bitcoin] 비트코인은 화폐로서 설계되었지만 높은 가격 변동성으로 인해 실물경제에서 사용되지 못함. 결국 ‘화폐’에서 ‘자산’으로 초점이 옮겨졌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내재가치에 대한 사회적 논쟁이 여전
  • [가격 변동성 측면]
    - 2023년 1Q 비트코인과 금 가격의 변동성을 살펴보면, 금이 8% 상승하는 동안 비트코인은 무려 9배에 해당하는 71%가 상승 (S&P500는 동일 기간 7% 상승) 

2023년 1Q 지수 비교

'비트코인'과 '금'의 '가격 변동성'을 비교해 보면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성이 매우 높음을 알 수 있음.

자료: 블룸버그, 금은 선물가격 기준

  • [투자자보호 측면]
    - [Gold] 금을 투자하는 방법은 크게 실물을 매매하는 현물투자와 금 관련 금융 상품에 투자하는 파생상품투자로 나뉘는데, 두 가지 방법 모두 투자자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법적인 제도 장치가 마련되어 있음
    - [Bitcoin] 국내의 가상자산 규제는 ‘ICO¹² 전면 금지’를 시작으로 특정금융정보법 개정에 따른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제 도입’으로 이어지긴 하였으나, 이들은 자금세탁방지와 테러자금 조달방지에 초점을 둔 것으로 투자자 보호 장치는 거의 없다고 봐야함

¹¹ 화폐 단위의 가치와 금의 일정량의 가치가 등가관계를 유지하는 제도 

¹² 백서를 공개한 후 신규 가상자산을 발행해 투자자들로부터 사업 자금을 모집하는 방식

[개념정리] 안전자산은 주가지수와 반대로 움직인다?

흔히들 안전자산은 가격 변동 방향성이 주가지수와 반대 혹은 상관없는 방향으로 움직여야 된다고 생각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음.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금의 경우 주가 지수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우도 있고,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일 때도 있음.

 

즉, 안전자산이라고 반드시 주가지수 하락 리스크를 헤지(hedge) 할 수 있는 특성을 가진 것은 아님(헤지는 선물거래 활용이 더욱 효과적)

 

단지 자산운영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 정도로 이해해야 하고, 정확히는 채무불이행, 시장가격 변동, 인플레이션 등의 리스크로부터 상대적으로 덜 위험한 상품을 ‘안전자산’으로 이해하는 것이 보다 적절함 

GOLD 및 S&500 지수 비교

'금'과 'S&P500 지수'를 비교해 1과 -1 중 어디에 '상관관계'가 가까운지를 알 수 있음.

○ 전통금융 시장의 혼란을 피하기 위한 안전자산 대용으로 비트코인을 선택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생각

 

  • 게다가 코로나19 확산 이후 거시경제에 부정적 시그널이 발생할 때마다 세계 증시와 동반 하락하는 커플링(동조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음
    - 이는 크립토 시장에서 기관투자자의 영향도가 높아진 것도 하나의 이유인데, 시장에 예상치 못한 충격이 발생하면 기관은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고위험 상품을 우선적으로 회수하기 때문
    - 실제로 코인베이스의 2022년 1분기 거래량을 살펴보았을 때 총 거래량 중 개인투자 자는 전체의 24%에 불과하고 나머지 76%는 기관투자자인 것으로 나타남

S&P500과 비트코인 가격 추이 비교

'S&P500'과 '비트코인'의 가격 추이를 비교한 그래프.

자료: 블룸버그

  • 크립토 시장은 여전히 전통금융 대비 더 높은 가격 변동 위험을 가지고 있고, 불확실한 규제 리스크가 존재하며 ‘투자자산’이라는 사회적 합의 조차도 모두 이뤄지지 못한 상황
    - 비트코인을 단지 희소성(유한성)이라는 하나의 특성만으로 ‘디지털 금’, 혹은 ‘안전자산’ 으로 부르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의가 필요
    - 오히려 기존 자본시장과 또 다른 성격의 고위험 투자상품으로 인정하고 포트폴리오 자산 분산 차원에서 투자를 논해보는 것이 그나마 현실적인 접근법
    - 하지만 만약 비트코인으로 인해 포트폴리오 성과가 개선되었다 하더라도, 이는 상품간 변동성 상쇄로 인한 효과보다 비트코인의 급격한 수익률에 기인한 결과일 수 있으니 다시 한번 정확히 짚어볼 필요는 있음 

※ 본 보고서에서 국내 상황을 설명할 경우 특정금융정보법에 규정된 '가상자산'이라는 용어를, 해외의 경우 시장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암호화폐(Cryptocurrency)' 혹은 '크립토(Crypto)'라는 용어를 사용했음을 참고 부탁드립니다.

권세환

KB경영연구소

권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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