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공모가 못 넘기는 새내기주
‘따상’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한동안 공모주는 투자 성공의 보증 수표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공모주들이 형편없는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데요. 1월 1일부터 지난 2월 4일까지 국내 증시에 상장한 7개 공모주의 상장 첫날 평균 등락률은 -15.4%로, 아스테라시스 한 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공모가를 하회했습니다. 심지어는 증시 데뷔 후 주가가 공모가 대비 반토막이 난 기업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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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세 면치 못하는 신규 상장주
1. 공모가 못 넘기는 새내기주
‘따상’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한동안 공모주는 투자 성공의 보증 수표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공모주들이 형편없는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데요. 1월 1일부터 지난 2월 4일까지 국내 증시에 상장한 7개 공모주의 상장 첫날 평균 등락률은 -15.4%로, 아스테라시스 한 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공모가를 하회했습니다. 심지어는 증시 데뷔 후 주가가 공모가 대비 반토막이 난 기업도 있죠.
따상: 새로 주식시장에 상장되는 종목의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형성된 후, 상승할 수 있는 제한폭인 30%, 즉 상한가까지 오르는 것을 의미하는 은어입니다. 이 경우, 공모가 대비 수익률이 260%에 달하죠. 2023년 6월 26일부터는 상장 첫날 가격 상한 폭이 60~400%로 확대되면서 최대 4배까지 주가 상승이 가능해졌습니다.
공모가: 특정 거래처나 은행을 통하지 않고 일반으로부터 매입자를 모집하는 주식이나 사채의 가격입니다. 주식 신규 상장 시 주관사가 공모가를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죠.
2. 옛날엔 좋았는데
새해 첫 상장 기업이 흥행한다는 공식도 올해는 통하지 않았습니다. 올해 첫 상장 기업인 미트박스글로벌은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 대비 25% 넘게 하락했죠. 새내기주 6개의 상장 첫날 평균 수익률이 168.92%에 달하던 작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입니다.
3. LG CNS, 분위기 바꿀 수 있나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대어로 평가받았던 LG CNS마저 상장 첫날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LG CNS는 상장 첫날인 지난 5일, 공모가 대비 9.85% 하락한 5만 5,800원에 거래를 마쳤는데요. 수요 예측 과정에서 11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 기대감이 컸지만, 냉랭한 시장 분위기를 넘지 못했죠.
기업공개(Initial Public Offering, IPO): 기업이 주식시장에 공식적으로 상장하는 것을 말합니다. 코스피나 코스닥 등 주식 시장에 이름을 올리는 것인데요. 주식시장 상장을 위해서는 경영 방식, 회계 등 내부 정보를 공개하고, 주식을 공개된 시장에 내놓아야 하기에 기업공개라고 불립니다.
새내기주 부진, 원인은?
1. 이정도 가격은 아닌데
최근 공모주가 힘을 못 쓰는 이유로는 기업가치 대비 과대평가된 공모가가 꼽힙니다. 그동안 기업가치 산정 시 주가매출액비율(PSR) 지표를 사용하거나, 수요예측 결과를 반영하지 않고 임의로 높은 공모가를 설정하는 등의 관행이 있었는데요. 이에 합리적인 주가 산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집니다.
주가매출액비율(PSR) 지표: 기업의 주가가 주당 매출액의 몇 배인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이는 수익성이 아직 확보되지 않았거나 적자인 기업도 매출 성장률만 높으면 높은 기업가치를 산출할 수 있게 해주죠. 이익 지표를 반영하지 않기 때문에 재무 건전성이나 수익성을 간과할 위험이 있습니다.
2. 시장 상황도 안 좋아
최근 국내 증시가 흔들리며 새내기주에 대한 평가가 더 깐깐해졌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트럼프발 관세 정책, 중국 딥시크발 증시 불안이 키운 불확실성이 IPO 시장에 악재로 작용한다는 분석이죠. 냉랭한 시장 분위기 속에서 상장 철회가 이어지고 투자심리 위축도 우려됩니다.
3. 2월에도 걱정이야
냉랭한 분위기 속에서도 2월 13개 기업이 일반 청약에 나섭니다. 다만, 업계는 새로운 도전도 얼어붙은 공모주 시장을 녹이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보는데요. 이미 IPO 대어로 꼽히던 케이뱅크가 시장 침체를 이유로 1월 상장을 철회했고,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는 미국 증시 상장으로 방향을 바꿨죠. 공모주 시장 분위기 반전을 위해서는 상장 가치가 있는 기업의 도전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IPO 제도 개선, 시장 녹일까
1. IPO 시장 체질 개선하자
찬바람 속 시장은 올해 4월부터 순차 적용될 ‘IPO 제도 개선’에 주목합니다. 금융당국이 합리적인 공모가 산정을 위해 수요예측 참여 자격 강화, 초일참여 가점제도 축소, 사전수요예측 도입 등의 방안을 내놓은 건데요. 거품이 빠지고 시장 상황에 맞는 공모가가 형성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큽니다.
수요예측: 공모주 청약에 앞서 기관투자자가 발행회사의 증권신고서 및 투자설명서를 참조해 대표 주관사에 매입 희망 수량 및 가격을 제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발행회사와 대표 주관사의 협의 하에 확정된 공모가격을 결정해 총액 인수 및 공모주 청약이 행해지죠. 사전수요예측의 경우 기관투자자들의 투자수요를 사전에 파악할 수 있게 허용합니다.
초일참여 가점제도: 수요예측 첫날 주문을 내는 기관에 공모주 물량 배점 가점을 주는 제도입니다. 이 제도가 시행되자 수요예측 첫날부터 높은 가격을 써내는 기관이 물량을 쓸어 담고, 마지막까지 기업 분석을 꼼꼼히 하고 주문을 넣는 기관이 물량을 훨씬 적게 받는 사태가 벌어졌죠.
2. 합리적인 공모가 정하자
금융위원회는 “IPO 시장 진입이 단기 차익 투자 위주로 운영됨에 따라 공모가와 상장일 이후 주가 흐름에 왜곡이 발생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따라 기관 의무 보유 확약 및 수요예측 참여 자격을 강화함으로써 단기 매도를 지양하도록 유도하죠. 또, 상장 주관사가 주관 수수료 극대화에만 매몰되지 않고 합리적으로 공모가를 산정하고 중장기 투자자 확보에 힘쓰도록 관련 역할과 책임을 강화합니다.
의무 보유 확약: 기관투자자가 IPO에 나선 공모주를 일정 기간 팔지 않고 보유하는 것을 의무화한 제도입니다. 중장기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의무보유를 확약한 기관투자자에 공모주가 더 많이 배정되죠.
3. 공모주 시장 괜찮을까?
다만, 개선안이 오히려 공모주 시장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기관이 수요예측에 참여할 요인이 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인데요. 기관의 참여가 줄어들면, 공모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많아질 수 있죠.
이 콘텐츠는 2025년 2월 6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비즈니스/경제 뉴스 미디어 '데일리바이트'에서 제공받아 제작된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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