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아수 폭포. 단 한 번의 경험만으로도 남은 평생 두고두고 가슴이 먹먹해질 이름. 지구가 뒤틀리고 쪼개지지 않는 이상, 이보다 큰 폭포는 없을 것이다. 혹자는 이구아수 폭포 앞에서 “언어가 초라해지는 경험”을 했다고 전한다.
그와 비슷하게, 이구아수 폭포 앞 안내판에는 “너의 언어로 묘사하려 애쓰지 말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어떤 말로도 표현하지 못한다는 경이로운 대자연이 아르헨티나 북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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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마어마한 규모의 이구아수 국립공원 폭포. 사람이 미니어처로 보이는 착시현상을 일으킨다.
이구아수 폭포. 단 한 번의 경험만으로도 남은 평생 두고두고 가슴이 먹먹해질 이름. 지구가 뒤틀리고 쪼개지지 않는 이상, 이보다 큰 폭포는 없을 것이다. 혹자는 이구아수 폭포 앞에서 “언어가 초라해지는 경험”을 했다고 전한다.
그와 비슷하게, 이구아수 폭포 앞 안내판에는 “너의 언어로 묘사하려 애쓰지 말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어떤 말로도 표현하지 못한다는 경이로운 대자연이 아르헨티나 북부에 있다.
폭포수를 바로 앞에서 맞을 수 있는 보트 투어. 산마르틴 폭포와 악마의 목구멍에 가장 가까이 다가가는 방법이다.
이구아수 국립공원은 280여 개에 달하는 크고 작은 폭포를 품은 거대한 생태계다.
이구아수 국립공원 입구에서 악마의 목구멍까지 오가는 무료 셔틀 트레인.
인형 같은 외모와 색채를 뽐내는 아르헨티나 명물, 왕부리새(토코투칸).
아르헨티나 이구아수 국립공원은 꼬박 하루 코스다. 걸어서 다니거나 기차로 이동하거나, 보트로 건너 ‘이구아수 폭포’의 앞뒤 위아래를 구석구석 누빈다. ‘이구아수 폭포’로 뭉뚱그려 표현했지만, 엄연히 말하면 ‘이구아수 폭포’는 없다. 이구아수 국립공원에는 폭포 280여 개가 있고, 그중 크고 아름다운 폭포에는 제각각 이름이 있다.
이구아수 국립공원에서 가장 큰 폭포는 ‘악마의 목구멍(Garganta del Diablo)’이다. 악마의 목구멍은 지구상 가장 큰 폭포이기도 하다. 악마의 목구멍 앞에는 국립공원에서 두 번째로 큰 ‘산마르틴 폭포(Salto San Martin)’도 있다. ‘이구아수’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 걸쳐 있지만, 두 폭포가 아르헨티나령이기에 아르헨티나의 이구아수 국립공원이 비교적 더 유명하다.
이구아수 국립공원에서는 트레킹과 보트 투어 등으로 두 곳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먼저 트레킹으로 가볍게 몸을 푼다. 트레킹 코스는 폭포 아래쪽으로 걷는 로어 서킷과 폭포 위쪽 길을 걷는 어퍼 서킷으로 나뉜다.
제아무리 큰 폭포라도 상부는 그저 물줄기가 조금 센 강이다. 현지 가이드도 어퍼 서킷은 자극이 덜하고 심심할 수 있으니 로어 서킷을 먼저 가고 시간이 남으면 어퍼 서킷을 걷기를 권한다.
탐방로는 인공 데크로 안전하게 조성돼 있다. 울창한 밀림 사이, 난생처음 듣는 새소리에 홀려 더 깊고 어두운 숲으로 자꾸 눈길이 향한다. 사진으로만 본 왕부리새(토코투칸), 온몸을 파란색 형광펜으로 칠한 듯한 이름 모를 새가 멀리서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크고 작은 폭포도 그저 신비하다. 대자연에 홀린 채 로어 서킷, 어퍼 서킷을 모두 한 바퀴씩 돈다. 각각 1시간 정도 코스다.
대망의 악마의 목구멍까지는 무료 기차를 타거나 50분쯤 걸어서 이동할 수 있다. 기차 이용 팁을 하나 전하자면, 어퍼·로어 서킷 탐방 후 카타라타스역에서 타는 게 대기 시간도 짧고 효율적이다.
기차는 센트랄역과 카타라타스역, 악마의 목구멍역에 각각 정차하는데, 로어·어퍼 서킷 입출구가 카타라타스역과 가깝다. 센트랄역은 국립공원 입구에 위치해 인파가 몰린다. 무엇보다 센트랄역에서 출발한 기차는 카타라타스역까지만 오가기에, 어차피 카타라타스역에서 기차를 갈아타야 한다.
악마의 목구멍에 대한 설명은 생략한다. 그 어떤 말로 표현하든, 아름답게 찍든 그 이상이기 때문이다. 악마의 목구멍은 살아생전 볼 수 있는 가장 큰 폭포다. 그 앞에 서는 경험은 일생일대의 영광이지 않을까.
일정에 여유가 있다면 가급적 브라질로 넘어가 이구아수의 면면을 모두 마주하길 추천한다. 계곡 건너편 멀리에서 수많은 폭포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무엇보다 아르헨티나에서는 못하지만, 브라질에서는 헬기 투어를 통해 이구아수 국립공원 전역을 조망할 수 있다.
기묘한 산맥으로 둘러싸인 푸르마마르카. 켜켜이 쌓인 형형색색 지층은 ‘일곱 빛깔 언덕’으로 불린다.
광활한 소금 사막, 살리나스 그란데스.
살리나스 그란데스 인근 마을에서 방목해 키우는 귀여운 라마. 아르헨티나 북부 고원 마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아르헨티나 북서쪽 후후이(Jujuy)주는 이구아수 못지않게 신비하다. 문명의 영향이 거의 미치지 않은 원주민 마을과 다채로운 사막과 협곡이 자리한다. 이 일대를 묘사하자면 ‘기묘하다’는 말만 떠오른다. 신이 양손에 크레파스를 쥐고 정교하게 색칠한 듯하다. 갖가지 색이 뒤섞인 협곡과 파랗고도 흰 소금 사막처럼, 그동안 알던 색감, 형태, 규모와는 전혀 다른 풍광을 만날 수 있다.
북서쪽 여행 거점은 틸카라다. 오랜 원주민 마을이자 예술인 마을이다. 원주민은 잉카문명에서 유래한, 대지의 여신 파차마마를 숭배한다. 여기에 도시를 떠나온 예술가의 감각이 더해져 독특한 문화가 형성됐다. 숙소와 레스토랑, 상점은 물론 마을 전역에서 고유의 색채와 문양을 자연스럽게 볼 수 있다.
틸카라에서 남서쪽으로 20여 km 떨어진 푸르마마르카에는 원주민 문화가 좀 더 생생히 남아 있다. 푸르마마르카는 높은 산맥으로 안온하게 둘러싸인 원주민 마을이다. 산맥은 눈에 보이는 대로 ‘일곱 빛깔의 언덕’으로 불린다. 켜켜이 쌓인 퇴적층이 붉고 노랗고 푸르스름한 색을 낸다.
총천연색 협곡의 백미는 우마우아카 마을에 있다. 그곳에서 서쪽으로 40분가량 달리면 ‘세라니아 데 오르노칼(Serrania de Hornocal)’에 다다른다. 삐죽삐죽 솟은 지층이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산맥이다. 색이 무려 ‘14가지’라고 한다. 화려한 산맥 앞에서, 이구아수 다음으로 ‘언어가 초라해지는 경험’을 또 한 번 하게 된다.
틸카라에서 100km가량 떨어진 후후이에도 아르헨티나의 명물이 있다. 살리나스 그란데스(Salinas Grandes), 바로 소금 사막이다. 끝없이 펼쳐진 순백의 평원은 원근감을 주는 요소가 거의 없다. 멀리 선 사람을 두 손가락으로 집어 올리는 장면, 음료 병 위에 걸터앉은 모습 등 이색 인증샷을 찍을 수 있다.
소금 사막의 대명사는 볼리비아 우유니 사막이지만, 살리나스 그란데스도 못지않은 규모와 풍광을 자랑한다. 건기인 6~9월에는 광활한 소금 평원을 감상할 수 있다. 비가 많이 오면,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땅이고, 무엇이 구름이고 소금인지 헷갈리는 기묘한 장관이 연출되기도 한다.
멘도사 포트레릴로스 호수를 둘러싼 강변도로. 아르헨티나에서 손꼽히는 드라이브 코스다.
만년설로 뒤덮인 안데스산맥의 그림 같은 풍광.
아르헨티나 전통 음식이자 주식인 엠파나다는 신선한 와인과도 잘 어울린다.
아르헨티나 경제를 지탱하는 포도.
멘도사는 아르헨티나 경제의 한 축을 이룬다. 와인 덕분이다. 멘도사는 아르헨티나 최대 와인 산지다. 안데스산맥의 만년설이 녹은 물과 풍부한 일조량, 토양 속 다종 다양한 미네랄 덕분에 달고 진한 포도가 자란다.
산후안주, 산루이스주, 멘도사주를 포함한 아르헨티나 중서부 지역인 쿠요 지방 와인은 아르헨티나 전체 와인 생산량의 70%를 차지한다. 멘도사에만 와이너리 300여 개가 자리한다.
멘도사 도심은 무척 쾌적하다. 특히 도로와 인도가 널찍하다. 1860년대 대지진으로 도시 전역이 폐허가 되었고, 이후 재난 상황에서 쉽게 대피하도록 길을 광장처럼 넓게 조성했다. 우람한 가로수와 시원시원하게 탁 트인 길, 도심 곳곳의 공원 덕분에 멘도사는 여유와 휴식의 도시로 알려졌다.
말벡, 템프라니요, 시라, 보나르다 등 다양한 아르헨티나 와인을 멘도사의 레스토랑 어디서나 저렴하게 맛볼 수 있다. 와이너리 투어를 통해 드넓은 포도밭을 감상하며 신선한 와인을 시음할 수도 있다. 멘도사에 머무르는 동안 코끝에 맴도는 향기를 음미하며 대자연에 압도당한 가슴을 찬찬히 진정시킨다.
남미식 튀김만두 엠파나다에 곁들이거나, 신선하고 산뜻한 올리브와 함께. 그러다 어느 날, 안데스산맥의 만년설 앞에서 심장이 다시 쿵쾅거려도 어찌할 도리가 없다. 그저 이구아수 폭포 앞에서 그랬듯, 이 순간 살아 있음에 감사하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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