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일본이 17년 만에 금리를 인상, 이례적인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끝내면서 이것을 일본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는 선언적 의미로 해석하는 분위기가 짙어지고 있습니다.
반면, 1%대 저성장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은 이대로 가다가는 일본의 잃어버린 30년보다 더 심각한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데요. 그 중심에는 한국 무역수지를 책임지는 제조업의 경쟁력 하락 이슈가 있습니다.
그동안 한국 제조업은 중국 특수와 ICT혁명이란 외생적 요인으로 혜택을 누려왔습니다. 그 결과 수출산업이 한국 경제 발전의 핵심 역할을 담당해 왔습니다.
하지만 2011년 이후 넛 크래커 현상 (nut-cracker, 호두를 양쪽에서 눌러 까는 호두 까기 기계를 말하는데, 한 나라가 선진국보다는 기술과 품질 경쟁에서, 후발 개발도상국보다는 가격 경쟁에서 밀리는 현상을 지칭) 때문에 제조업 경쟁력이 꾸준히 약화, 수출 증가율도 점차 하향세로 돌아선 상황인데요.
박상인 교수는 2011년 이후 한국 제조업이 전반적으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지표가 많았지만, 반도체 슈퍼사이클 때문에 다른 문제가 가려져 제조업 위기가 안 보이는 착시현상이 있었다고 말합니다. 그러다가 최근 반도체 산업이 나빠지면서 모든 게 보이기 시작한 것이라고.
앞으로 한국의 반도체 경기 회복을 묻는 질문에는 "지금까지는 메모리 반도체에서 집적도를 높여 고성능의 차세대 반도체를 리딩해 왔는데, 기술 한계가 오고 있다"며 다소 회의적인 입장을 밝힌 그는, 제조업의 위기, 나아가 이로 인한 한국 경제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과거의 경제 모델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