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재건축 3대...방은?

재건축 3대 대못 다 뽑혔다, 앞으로의 재건축 시장 향방은?

우리들의 집이슈
2023.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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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안전진단 기준 완화로 재건축 사업을 더디게 했던 3가지 규제 완화가 발표된 지 한 달이 넘었습니다. 재건축 규제에 대한 빗장은 풀렸지만 현장 분위기는 잠잠한 상황입니다. 사업 추진 기대감 보다는 시장 침체와 대출 부담이 더 크기 때문인데요. KB부동산이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의 가격 움직임과 앞으로의 나아갈 길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재건축 규제 완화 나올 것은 다 나왔다? 시장은 아직 '잠잠'

2023년 2월 기준 '재건축 3개 규제 완화'에 대한 내용을 정리한 표. '분양가상한제 합리화', '재건축 부담금 합리화 방안', '대건축 안전진단 기준 완화'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였다.

재건축에 대한 ‘3대 규제’ 중 가장 먼저 나온 내용은 지난해 6월 발표된 분양가상한제 합리화입니다. 세입자 이주비 및 각종 금융비용 등 정비사업에 필요한 필수 경비를 분양가에 반영하고, 분양가 산정 기준인 기본형 건축비를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9월에는 재건축 부담금 합리화 방안이 나왔습니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이하 재초환)란, 재건축을 통해 조합원이 평균 3,000만원 이상의 개발이익을 얻을 경우 정부가 이익의 최고 50%를 부담금으로 환수하는 제도인데요. 이 부담금 면제 기준을 1억원으로 올리고 부과 시점을 조합설립인가일로 늦추는 내용입니다. 다만 정부는 이 재초환을 완전히 폐지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오는 6월까지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계획입니다.

안전진단 합리화 방안은 지난해 12월 발표 후 올해 1월 5일부터 시행됐습니다. 재건축 사업의 첫 번째 관문인 안전진단 평가 항목 중 구조 안전성 점수 비중을 낮추고 2차 안전진단은 사실상 폐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지난 2월 7일에는 ‘노후계획도시 정비지원 특별법’, 일명 1기 신도시 특별법도 발표됐습니다. 1기 신도시 및 택지지구에 대한 재건축 안전진단과 용적률을 대폭 완화하는 내용인데요. 이에 그동안 사업 추진이 더뎠던 재건축 단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일부 급매물이 회수되기도 했습니다.

재건축 매매가 변동률, 재건축 아닌 아파트에 비해 더 떨어져

2023년 2월 기준으로 '재건축 아파트'와 '재건축 아닌 아파트' 월별 '매매가 변동률'을 비교한 차트. 잇따른 '규제 완화'에도 재건축 아파트가 재건축이 아닌 아파트보다 월별 매매가 변동률이 더 하락하였다.

하지만 재건축 단지들의 집값 움직임은 기대만큼 빠르게 회복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들은 물론, 양천구 목동, 노원구 상계동 등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데요.

서울 재건축 아파트와 재건축 아닌 아파트의 월별 매매가 변동률을 비교해 봤을 때, 재건축 아파트가 더 많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재건축 매매가 변동률은 지난해 9월부터 더 떨어졌는데요. 특히 12월에는 재건축 아닌 아파트가 -0.61% 하락한 반면, 재건축 아파트는 -0.78%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안전진단 통과에도 직전 거래가에 비해 하락한 곳 더 많아

2023년 2월 기준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 실거래가'를 비교한 그래프. '대치동 은마 전용 84㎡'와 '목동 신시가지5단지 전용 115㎡'를 비교하였다. 대치동 은마 전용 84㎡는 2022년 12월에 비해 2023년 1월 1억 6,000만원이 떨어졌다. 목동 신시가지5단지 전용 115㎡은 22년 1월에 비해 2023년 2월 2억 5000만원 떨어졌다.

 

서울 주요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규제 완화 이전보다 더 떨어진 금액에 간간이 거래되고 있습니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은마 전용 84㎡는 지난 1월 21억5,000만원에 거래됐는데요. 이는 직전 거래인 23억1,000만원(22년 12월)에 비해 1억6,000만원 떨어진 것입니다. 이후 2월 초 22억2,000만원에 거래되며 하락세가 멈췄습니다. 단지 맞은편 한보미도맨션 전용 126㎡도 지난 1월 31억원, 30억원, 31억7,500만원에 거래됐는데요. 22년 7월 거래가 38억원에 비해 최고 8억원 낮습니다.

 

안전진단을 통과한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단지들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지난 1월 9일 신시가지3·5·7·10·12·14단지와 신월시영은 양천구청에게 '조건부 재건축'에서 '재건축'으로 안전진단 변경 결과를 통보받은 단지들입니다.

 

신시가지5단지 전용 115㎡는 2월 23억4,0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직전 거래는 22년 1월 25억9,000만원으로, 2억5,000만원 떨어진 것입니다. 신시가지12단지 전용 53㎡도 2월 9억7,000만원에 거래돼 22년 5월 12억7,100만원에서 3억100만원 떨어졌습니다.

 

안전진단을 통과한 노원구 상계동 주공1·2·6단지와 1차 안전진단 업체를 선정 중인 주공3단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 가운데 주공2단지 전용 58㎡도 1월 6억1,500만원에 거래돼 7억7,000만원(22년 5월)에서 1억5,500만원 낮은 가격에 손바뀜 됐습니다.

앞으로 남은 것은 ‘토지거래허가’?

이렇게 재건축 규제 완화에도 거래가 살아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지역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금리 인상으로 대출 부담이 크고 시장이 워낙 침체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초기 재건축 단지들은 사업 진행에 오랜 시일이 걸리고, 규제 완화가 사업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서 실거래가에 즉각 반영되지는 못하는 것 같다"고 해석했습니다.


전문가들도 아직 손봐야 할 규제들이 남아있어 재건축 시장이 바로 활성화되기는 어렵다는 의견입니다. 재건축 단지가 몰려있는 서울 곳곳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상황인데요. 강남구 압구정동, 영등포구 여의도동, 양천구 목동의 경우 올해 4월26일까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매매 후 2년간 실거주 해야 하고 갭투자를 할 수 없습니다. 이들 지역이 4월 말 경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될 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최근 일부 재건축 아파트에서 하락세가 소폭 상승세로 전환되는 분위기입니다. 게다가 1기 신도시 재건축 관련 이슈는 올해 주택 시장의 최대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이는만큼, 앞으로 재건축 활성화가 주택 가격 하락폭 둔화 및 거래시장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계속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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