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전세시장이 심상치 않다. 서울지역을 중심으로 전세 매물이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다. 아파트 전세가 상승 원인은 복합적이다.
첫째, 빌라 전세 사기 여파로 전세수요가 아파트로 대거 이동하였다. 이 영향으로 아파트 전세가격은 상승하지만 연립, 다세대 주택 전세가격은 오히려 하락한다. 비아파트는 외면 받고 있다.
둘째, 전세 재계약이 부쩍 많아진 것도 한 요인이다. 아파트 전세가가 상승하자 기존 세입자들이 새로운 전세집을 구하기보다 기존 전세집에 계속 거주하려 한다.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5%만 올려주는 전세 재계약이 많아지면 시장 유통물량이 그만큼 줄어든다. 유통 물량이 많지 않으면 작은 수급 불균형만으로도 가격 변동성이 커진다.
셋째, 서울을 비롯한 일부지역에 입주 물량이 많지 않은 것도 전세시장 불안의 또 다른 요인이다. 다만, 최근 들어 아파트 전세가가 많이 오르기는 했지만 2년 전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5월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는 2년 전 동월대비 12% 낮고, 전국은 평균 11.7% 낮다. 수치만 본다면 전세난은 커녕 역전세난을 걱정할 판이다. 실제로 많은 아파트 단지의 전세 시세는 2년 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 한 곳이 많다. 아파트 전세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도 큰 틀로 보면 고점을 향한 회복과정으로 이해하는게 좋을 것 같다.
문제는 앞으로 전세시장은 안정보다는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PF부실 문제로 아파트 인허가 물량이 줄어드는데다 다세대, 다가구의 공급이 급격히 감소했기 때문이다. 시장의 관심은 전세가격 상승이 매매가격을 밀어 올릴 것 인가이다.
아직은 아니다. 전세가 비율이 여전히 낮기 때문이다. KB부동산 통계를 보면 아파트 전세가 비율이 서울은 53.4%, 전국은 67.1%이다. 서울은 바닥권이었던 지난해 4월 50%에 비해 소폭 올랐다.
하지만 과거 고점인 16년 6월 75.1%에 비해 한참 모자라다. 전세가격이 올라 매매가를 압박하려면 전세가율이 60%는 되어야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다만, 지금처럼 전세가격이 계속 오르면 갭투자가 유입되면서 매매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