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통계에는 둔감하고 이야기에는 민감하다.
이야기는 이성적이기보다는 감성적이어서 기쁨과 분노, 슬픔, 고통에 쉽게 움직이는 우리의 본성에 호소한다.
미국 매사추세츠 대학교 토머스 키다 교수는 “지적인 사람도 이야기만 들으면 두 눈을 반짝인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통계 학자가 아니라 이야기꾼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우리는 물건을 살 때 주위 사람들의 이야기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현대 차를 살까, 기아 차를 살까, 아니면 외제 차를 살까’ 고민하는 사람에게 결정적인 정보가 되는 것은 주위 사람들이 건네는 귀띔이다.
수천 명의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조사한 만족도 통계는 참고 자료일 뿐이다. 만약 옆자리에 앉아 있는 동료로 부터 내가 사려는 차량의 서비스가 형편없다든가, 에어컨 기능이 약하다든가 하는 말을 들으면 이내 포기하고 만다.
인간이 주변의 주관적인 경험담에 쉽게 움직이는 것은 그만큼 비합리적인 구석을 많이 갖고 있다는 증거이다.
우리는 이야기에 때로 열광하고, 때로 절망해 눈물을 흘린다. 하지만, 이야기에 취하다 보면 가끔은 판단이 흐려진다. 즉, 이야기에만 너무 쏠릴 때 왜곡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이번 설 명절에 친인척을 만나 투자 성공 얘기를 들었다면,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게 좋다. 과장된 성공담 일 수 있으며, 이미 오를 대로 올라서 투자 시기가 늦었을 수도 있다. 입소문으로 부풀려진 성공 스토리의 함정을 경계해야 한다. 또한, 요즘 부동산 정보의 유통채널로 자리 잡은 SNS에서의 성공투자 이야기를 들었다면 일단 주의해야 한다.
SNS에서 고수가 제공하는 ‘귀띔 정보’ 역시 정제되지 않은 정보일 가능성이 크다. 이른바 ‘카더라 통신’의 한계일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