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와 조달①] "美 대선 후 노리자" 회사채 북클로징 늦춰질까
활황세 지속, 투자 심리 개선에 연말까지 조달 고심
[※편집자주: 금리 인하 기대감 속에서 회사채 시장을 찾은 기업들의 조달 호조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38개월 만에 통화 긴축 사이클이 마무리되면서 회사채 시장의 활황세가 더 연장되는 모습입니다. 연합인포맥스는 기준금리 인하를 기점으로 두드러진 회사채 발행시장 분위기를 살펴보는 기사 4건을 송고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정필중 기자 = 금리 인하기로의 전환과 함께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시장이 활황을 이어가고 있다. 기관들의 거센 매수세 속에서 시장을 찾는 대부분의 기업이 넉넉한 수요를 확보하는 것은 물론 가산금리(스프레드) 축소에도 성공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회사채 발행시장 호조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당초 기업들은 불확실성을 피해 11월 미국 대선 전 발행을 마치고자 속도를 냈다. 하지만 발행시장 분위기가 견조하게 이어지면서 이후 조달을 검토하는 곳도 속속 늘고 있다는 후문이다.
◇시장금리 상승에도 견조한 수요…뜨거운 매수 열기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21~25일) 회사채 시장을 찾은 다수의 기업이 수요예측에서 완판에 성공했다. 특히 이들 대부분은 모집액 기준 민평보다 낮은 스프레드를 형성하면서 강세를 드러냈다.
지난 11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회사채 시장 내 투자심리는 한층 견조해진 분위기다.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하락하면서 회사채 투자 매력이 한층 강화됐다.
앞서 회사채 시장은 CD와 채권 금리가 역전되면서 우량물을 중심으로 투자 부담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기관 투자자에겐 일종의 조달 금리인 CD가 투자물인 회사채보다 낮은 수준을 형성하면서 역마진이 발행했기 때문이다.
CD 금리는 하락했지만, 회사채 스프레드는 반대의 흐름을 보이면서 투자 이점은 더욱 커졌다. 국고채와 회사채 금리 레벨이 높아진 데다 스프레드 축소에도 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
일례로 3년물 기준 'AA-' 회사채와 국고채 금리차는 지난 8월 초까지 40bp대 수준이었으나 이후 상승해 현재 50bp 후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종합화면'(화면번호 5000)
업계 관계자는 "최근까지만 해도 AA급 이상 우량물은 스프레드 부담 등으로 수요예측 시 강세 폭이 제한되는 분위기가 이어졌으나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며 "국고채 금리와 크레디트 스프레드 등은 몇 달 사이 올라왔지만, 기준금리 인하로 CD금리는 하락하면서 회사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하도 투자자들의 매수 열기를 부채질했다. 내년 추가 인하 등을 염두에 두고 금리가 더 떨어지기 전 물량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북클로징을 준비하는 시즌이긴 하지만 금리 인하가 진행되고 있다 보니 3% 중반의 금리를 형성하는 A급 채권들을 타깃으로 적극적으로 담고 있다"며 "북클로징 자체가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더 큰 불확실성 피하자", 속속 연말 발행도 염두
회사채 발행시장 활황이 계속되면서 기업들의 조달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당초 11월 미국 대선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염려해 이전에 발행을 마치고자 했던 분위기와 대조적이다.
도리어 견조한 시장 분위기를 겨냥해 발행 시기를 다시 살피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이후 예기치 못한 이벤트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차라리 최근의 시장 호조를 활용하는 게 낫지 않겠냐는 시각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미국 대선 등으로 11월은 회사채 조달을 기피하는 경향이 강했으나 점차 발행사들이 고민하기 시작하는 모습"이라며 "11월과 12월까진 잘 되더라도 이후 어떤 이벤트로 조달이 어려워질지 모르니 분기 보고서 제출 이후를 겨냥해 발행에 나설지 등도 살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물론 연말까지 발행세가 이어지더라도 최근의 활황만큼 물량이 쏟아질 순 없다. 다만 최근 인기를 높였던 A급은 물론 한동안 주춤했던 AA급까지 회사채 활용도가 커지는 분위기인 만큼 기업들의 조달 여건은 한층 개선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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