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서클 스테이블코인 韓美 대표주…"신중한 접근 필요"
"국내 해외와 다른 결제환경·달러 스테이블코인 시장장악 부담"
(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스테이블코인 제도권 편입의 토대가 되는 '지니어스(GENIUS Act) 법안'이 미국 상원을 통과하면서 국내와 미국의 관련주들이 급등하고 있다.
미국의 이란 공격으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감이 커지면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가격은 조정세를 보이지만, 국내와 해외 스테이블 코인 관련주들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법안 통과에 따른 시장 성장 기대가 큰 미국과 달리 국내는 아직 법안 마련부터 넘어야 할 산이 많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4일 연합인포맥스 신 주식화면에 따르면 국내 스테이블코인 관련주로 꼽히는 카카오페이는 전일 15.58% 급등했다. 지난 20일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최근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뉴욕 증시에서도 서클 인터넷그룹(NYS:CRCL)의 급등세가 무섭게 이어지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서클은 9.64% 급등한 263.45달러를 기록했다. 상장 당시 공모가가 31달러였던 서클은 지난 5일 상장 이후 무려 748% 폭등했다.
서클은 현재 240억 달러 상당의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 2위 규모의 스테이블코인 USDC를 운영하고 있다.
서클이 발행하는 USDC는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스테이블코인으로, 23%의 시장 점유율로 테더(USDT)의 67%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커진 스테이블코인 비즈니스 기대감
카카오페이는 최근 스테이블코인 티커로 추정되는 'PKRW' 'KKRW' 'KRWP' 'KPKRW' 'KRWKP' 'KRWK' 등 6종류 상표 총 18건을 출원했다.
원화를 뜻하는 'KRW'에 카카오페이를 상징하는 'K' 'P' 등의 문자를 조합한 형태다.
카카오페이는 스테이블코인 사업과 관련해 선제적으로 상표권을 등록해둔 것으로 아직 법안이 통과되기 전인 만큼 상황을 지속해 모니터링하고 있을 뿐 구체적인 계획이 정해진 바는 없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원화 스테이블 코인 시장이 활성화되면 카카오페이가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한다.
조태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테이블코인 비즈니스모델에서는 담보 자산을 보유한 만큼 운용수익을 더 낼 수 있어 선불충전금 규모가 중요할 수 있다는 판단"이라며 1분기 기준 카카오페이는 약 5천919억원에 달하는 선불전자지급수단 잔액을 보유해 네이버페이(1천576억원), 토스(1천375억원)와 비교해 3배 이상 많다"고 분석했다.
특히 카카오페이는 '월렛에 충전 후 송금-결제' 구조로 스테이블코인을 가장 자연스럽게 시스템에 녹일 수 있으며 카카오 그룹사 내에서 선불충전 잔액만큼만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해도 2030년 예상 운용수익이 1조원을 상회한다고 전망했다.
◇해외와 다른 결제환경·달러 스테이블코인 시장장악 부담
미국에서 스테이블 코인 도입이 가시화되는 상황인 만큼 국내 논의도 속도를 낼 전망이지만, 미국과 국내의 금융시장 환경이 다른 만큼 국내 시장 활성화에 대안 우려감도 제기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주로 결제와 송금에 특화된 디지털 화폐다.
국내 역시 디지털자산기본법이 발의돼 스테이블코인 논의가 시작됐지만 발달한 국내 결제 인프라로 해외보다 사용 유인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홍진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관심이 뜨겁지만, 전통 금융 기관이 인프라를 바탕으로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미 미국이 달러 스테이블코인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도 부담이 되는 요소로 꼽힌다.
우지연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향후 미국과 같은 수준의 상용화 및 글로벌 주도권 확보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 달러 기반의 스테이블코인이 사실상 기축 통화의 지위를 확립하고 있어, 후발 주자인 한국이 산업적 주도권을 갖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의 정책 추진 의지는 강하지만 법안 통과 역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스테이블 코인은 법정화폐에 가치를 연동해 가격 안정성을 확보하지만,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는 발행 준비금의 투명성과 발행사의 신뢰도에 의존한다"며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관련해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간 규제 주도권 논쟁이 있어 제도화에 상당한 시간이 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스테이블코인 일러스트. [스테이블코인 디지털자산 업계 제공. 챗GPT 제작]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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