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밸류업 지수' 30일 도입…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포함
5단계 평가 걸쳐 100종목 선별…특례편입도 시행
"질적요건 반영…코스피200 등 기존 지수와 차별화"
(서울=연합인포맥스) 온다예 기자 = 기업가치 우수기업에 대한 시장평가와 투자 유도를 위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이하 밸류업 지수)가 오는 30일 도입된다.
밸류업 지수를 활용한 지수선물과 상장지수펀드(ETF)는 오는 11월 상장될 예정이다. 거래소는 밸류업 계획을 조기 공시하거나 표창 기업에 대해선 2년간 편입을 유지하는 특례편입도 실시한다.
한국거래소는 24일 정부의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의 일환으로 기업의 자발적인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개발한 밸류업 지수의 구성종목과 선정 기준을 발표했다.
밸류업 지수는 오는 30일부터 실시간(1초 단위)으로 산출된다. 기준시점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원년 초일인 2024년 1월2일이고 기준 지수는 1,000p(포인트)다.
구성종목은 100종목이며 정기변경은 매년 6월 선물만기일 다음 거래일에 연 1회 진행된다. 개별종목의 지수 내 비중은 15%로 제한된다.
◇ '5단계 스크리닝' 거쳐 100개 종목선정
거래소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종목 가운데 시장 대표성·수익성·주주환원·시장평가·자본효율성 등 '5단계 스크리닝' 절차를 거쳐 편입종목을 선별했다고 밝혔다.
우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400위 이내, 시총 약 5천억원 이상 기업이 시장대표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2년 연속 적자 또는 2년 합산 손익 적자인 기업은 편입 대상에서 제외됐고 최근 2년 연속 배당 또는 자사주 소각을 실시한 적이 있어야 한다.
시장평가로는 2년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 순위가 산업군별 또는 전체 순위비율 상위 50% 이내에 들어야 한다. 앞선 요건을 충족한 기업 중 2년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우수한 기업순으로 100개 종목을 추렸다.
[한국거래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거래소는 선정기준 적용 시 특정 산업군에 편중되거나 일부 산업군이 소외되지 않도록 상대평가 방식을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공시기업 특례 편입, 산업군별 PBR 상대 평가 적용 등을 통해 기업가치 우수기업뿐만 아니라 향후 가치성장이 기대되는 기업도 적극적으로 편입했다.
거래소는 전체 산업군 대표종목이 고르게 편입돼 밸류업 지수가 한국 경제와 산업구조를 적절하게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100개 종목을 산업군별로 보면 정보기술(24개), 산업재(20개), 헬스케어(12개), 자유소비재(11개), 금융·부동산(10개) 등으로 구성됐으며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의 종목 수는 각각 67개, 33개로 약 7:3 비중으로 반영됐다.
밸류업 지수에 편입된 종목으로는 정보기술 분야에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포스코DX, 한미반도체 등이, 산업재 부분에선 HMM, 포스코인터내셔널, 대한항공 등이 포함됐다.
헬스케어 분야에선 셀트리온, 한미약품, 클래시스 등이, 자유소비재에선 기아, F&F 등이 편입됐다. 이밖에 고려아연, 한솔케미칼, KT&G, 오리온, JYP Ent, 에스엠 등이 편입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밸류업 계획을 조기에 공시한 기업 12사 중 메리츠금융지주·키움증권·DB하이텍은 특례 요건없이, 현대자동차·신한지주·우리금융지주·미래에셋증권은 특례를 통해 편입됐다. 콜마홀딩스·에프앤가이드·에스트래픽·디케이앤디·DB금융투자 등 5개사는 최소 요건미달로 편입이 불발됐다.
과거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면 밸류업 지수는 기존 시장대표 지수인 코스피200, KRX200 등에 비해 양호한 성과를 보였다.
밸류업 지수의 최근 5년 수익률(정기변경시점 6월 기준)은 43.5%로 코스피200(33.7%), KRX300(34.3%)보다 높다. 최근 1년 수익률에서도 밸류업 지수는 12.5%를 기록해 코스피200(4.3%), KRX300(4.9%) 수익률을 웃돌았다.
밸류업 지수의 배당성향은 23.9, 주가수익비율(PER)은 18.4로 코스피200(배당성향 17.5, PER 11.2), KRX300(배당성향 15.9, PER 12.6)보다 양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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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밸류업 조기공시·표창기업은 '특례편입'…"비중상한으로 기존 대표지수와 차별화"
기업들의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밸류업 공시기업 및 표창기업에 대한 우대방안도 마련됐다.
이달 23일까지 밸류업 계획을 조기 공시한 기업에 대해선 2년간 편입을 유지하는 특례편입이 적용된다.
내년 6월 정기심사부터는 최소 편입요건을 충족하는 표창기업에 대해 특례편입이 실시된다.
단, 특례편입의 경우 수익성·시총·유동성 등 지수 운영에 필요한 최소 편입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아울러 미편입 기업 중 공시 '이행'기업에는 심사기준을 완화하는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기편입 종목 중 공시 '미이행'기업에는 심사기준을 강화하는 페널티를 부여할 예정이다.
거래소는 조기 공시기업, 표창기업에 대한 특례편입을 거쳐 2026년 6월 정기심사 때부터는 공시이행기업 중심으로 지수를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거래소는 밸류업 지수가 수익성, 주주환원, 밸류업 공시여부 등 질적 요건을 반영한 만큼 기존의 코스피200 등 대표지수와 차별점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기존 시장 대표지수는 비중 상한 제도를 적용하지 않은 데 반해 밸류업 지수는 비중 상한을 15%로 제한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초대형주의 지수 내 비중을 축소했다.
30일 밸류업 지수가 산출된 이후에는 ETF 상장심사, 증권신고서 제출 등을 거쳐 11월 초 관련 ETF가 상장될 예정이다. 밸류업 지수 ETF 상장을 희망하는 자산운용사는 10개사 내외로 알려졌다.
밸류업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지수선물은 오는 11월4일 상장된다.
거래소는 밸류업 지수를 활용한 옵션 전략지수, 레버리지 지수, 섹터 지수, 밸류업 TOP10 지수 등의 수요를 확인한 만큼 후속지수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거래소는 "밸류업 지수 개발을 통해 한국 증시에서 기업가치를 중시하는 선순환 구조의 정착을 지원하겠다"며 "한국 자본시장 재평가에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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