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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매입할 때 아냐"…삼성전자 다시 파는 외국인·기관

24.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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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매입할 때 아냐"…삼성전자 다시 파는 외국인·기관

자사주 매입 발표 후 쌍끌이 매도…개인만 매수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삼성전자가 1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 발표를 한 당일 13거래일 만에 순매수하던 외국인 투자자가 하루 만에 순매도로 돌아섰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는 자사주 매입이 아니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본을 대거 투입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 나온다.

◇외국인 1천615억원 재차 순매도로…개인만 다시 주웠다

19일 연합인포맥스 일별 전 투자자(화면번호 3332)에 따르면 외국인은 전일 삼성전자 주식을 1천615억원을 팔았다.

최근 4거래일 연속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이던 증권, 보험, 투신 등 기관들도 전일에는 320억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다만 개인과 연기금이 각각 1천825억원과 286억원어치 사들이면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5.98% 오른 5만6천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은 지난 9월부터 완연히 삼성전자 순매도 기조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지난달 30일부터는 연일 삼성전자를 팔기만 했다.

삼성전자가 장 마감 이후 1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당일에만 삼성전자를 1천288억원 순매수로 잠깐 돌아섰다. 주가도 7.21% 반등했다.

하지만 정작 자사주 매입 소식을 반영할 전일 장에서는 재차 삼성전자 주식을 다시 팔기 시작했다.

◇"자사주 매입 아닌 경쟁력 높일 때" 지적

어떤 이유든 외국인과 기관이 자사주 매입 소식에도 삼성전자 주식을 재차 순매도하기 시작했다는 건 자사주 매입이 큰 효과를 보지 못할 것으로 본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통상 자사주 매입은 주가에 호재로 통한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같은 기술주는 다르다. 삼성전자가 4조원 넘는 자사주 소각에 나섰던 지난 2015년 10월 30일부터 2016년 1월 29일 기간에도 삼성전자 주가는 되레 16.2% 하락했다.

특히 고대역폭 메모리(HBM)으로의 급격한 시장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현시점은 더욱 자사주 매입이 아닌 기술개발(R&D)에 자본을 투입할 때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삼성전자는 HBM으로의 시장 변화를 뒤늦게 따라가면서 시장 지배력이 약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3분기 실적에서도 최대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 향 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3E) 8단의 최종 인증이 지연되면서 메모리 반도체 출하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바 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자사주 매입보다는 결국 실적이 주가의 방향성을 결정했다"며 "향후 지속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메모리 업황 개선, HBM 부문의 개선, 첨단 공정으로의 빠른 전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센터장은 "진정한 주주가치 제고는 회사의 본질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혁신과 변화"라며 "2010년 이후 834억 달러의 자사주 매입 소각을 단행한 인텔은 왜 이렇게 됐는지, 자사주 매입을 거의 하지 않는 TSMC는 왜 이렇게 잘 됐는지 잘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총수 일가 지키기'에 사용된 자본

이번 자사주 매입이 주주가치 제고보다는 삼성 오너 일가의 주식담보대출 담보인정비율(LTV)을 방어하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는 증권가 해석도 나온다.

삼성그룹 오너 일가 중 홍라희 여사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전략기획담당 사장이 삼성전자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확보했다.

홍 여사의 주담대 총규모는 2조200억원이다. 그중 1조250억원이 담보유지비율 조건에 해당한다. 평균 담보 유지 비율이 140%라는 점을 반영하면 삼성전자 주당 5만8천300원 밑에서는 주가 관리가 필요하다.

2천500억원 정도 주담대를 받은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대표는 각각 그중 1천500억원과 200억원이 담보유지비율 140%가 반영된다. 각각 6만3천100원과 5만8천700원을 하회할 경우 남은 주식 혹은 현금 예금이 담보 유지 비율을 채우기 위해 사용된다.

향후 추가 상속세 납부를 위해 자사주 매입 소각을 더 진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수현 DS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 총수 일가는 4차 상속세 납부 이후 지분율이 4.86%까지 하락한 상황"이라며 "삼성전자가 약 19조원의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을 진행하면 총수 일가 지분율이 5%대로 회복된다"고 말했다.





hr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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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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