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내년 배당 재개…"2027년 배당성향 35%로"
국내 항공사 최초로 밸류업 계획 발표
2027년 ROE 25%·PBR 3배·시총 1.3조 목표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이 내년(사업연도 기준)부터 현금배당을 재개한다. 마지막 주주환원을 했던 지난 2018년 이후 7년 만이다. 그동안 제주항공은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배당을 실시하지 않아 왔다.
특히 2027년까지 배당성향을 최고 35%로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기존에 20% 초반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소 10%포인트(p) 이상 상향하겠다는 각오다. 현금배당 확대 및 고배당성향 유지를 통해 총주주수익률(TSR)을 극대화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출처:제주항공]
13일 제주항공[089590]이 공개한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에는 이 같은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이 담겼다. 최근 대한항공[003490]의 아시아나항공[020560] 인수로 항공업계 재편이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LCC인 제주항공이 이날 국내 항공사 최초로 밸류업 계획을 공시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내년에 현금배당을 재개하고, 오는 2027년 배당성향을 최대 35%, 배당수익률은 2.5%까지 끌어올리는 게 핵심이다.
배당 재개는 결손금 보전 등을 통해 가능할 전망이다. 제주항공은 오는 18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자본준비금 감액 및 결손금 보전의 건 ▲자본준비금 금액 및 이익잉여금 전입의 건 등을 처리한다.
현재 6천억원 수준인 자본준비금(주식발행초과금)으로 결손금(3천221억원) 전량을 털어내고, 나머지 중 885억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하는 내용이다.
이 같은 방법으로 배당 가능 이익을 확보해 향후 현금배당 등 주주환원에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현행 상법에 따르면, 자본잉여금 중 자본금의 1.5배를 제외한 나머지를 결손금 보전에 쓸 수 있다.
앞서 제주항공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2015년부터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간 당기순이익의 20~25%가량을 배당에 활용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2019년부터 배당을 멈춘 상태다.
[출처:제주항공]
이 밖에도 제주항공은 오는 2027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 25%(연결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 3.0배(연결 기준) ▲시가총액 1조3천억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담았다.
올해 9월 기준 코스피 평균 ROE가 6.2%, PBR이 0.9배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를 크게 뛰어넘는 수준의 수익성과 시장 평가를 실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 같은 지속 성장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고, 'LCC 1위' 자리를 지키겠다는 포부다.
마냥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 제주항공의 ROE는 ▲2016년 23.0% ▲2017년 19.7% ▲2018년 23.6%로 팬데믹 전에는 20% 수준이었다. 올 9월 기준으로는 31.9%다. PBR 역시 팬데믹 전 2.4배~3.4배 사이에서 오르내렸다. 현재는 1.9배 정도다.
더불어 시가총액 목표는 전고 수준인 1조3천억원으로 잡았다. 사실상의 '회복'이다. 제주항공은 지난 2018년 5월과 2023년 2월 시총 1조3천억원을 돌파한 바 있다.
이를 위해 B737-8 도입 등 기단 현대화를 추진하고, 노선 및 시장 점유율 강화에 나서겠단 계획이다. 구매 항공기로의 전환은 기존 리스 대비 운용비용이 14%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또한 지상조업과 정보기술(IT) 서비스 등 기타사업부문을 확장해 수익성을 제고하고 지속 가능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단 방침이다.
sj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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