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막 설계·최적 타이밍'…신한銀 직원 544명 떠난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희망퇴직을 실시한 신한은행에서 총 544명의 직원이 은행을 떠난다.
최근 4년간 두 번째로 많은 규모로, 점포 축소와 인력 구조조정 필요성이 커지면서 직원을 줄이려는 은행과 좋은 희망퇴직 조건으로 인생 2막을 설계하려는 직원의 수요가 충족한 결과로 풀이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이 이달 13일부터 17일까지 희망퇴직을 접수 받은 결과 총 544명의 직원이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신한은행은 희망퇴직 신청 인원을 400~500명 정도로 예상했는데, 실제 신청자가 그보다 더 많이 몰린 셈이다.
희망퇴직 신청 인원은 지난 2021년 이후 상·하반기 2번 희망퇴직을 실시한 2023년 619명에 이어 두 번째 규모다.
희망퇴직 대상자는 부부장·부지점장(Ma) 이상 직원 중 근속 15년 이상, 1966년(58세) 이후 출생 직원, 4급 이하 직원 중 근속 15년 이상, 1972년(52세) 이전 출생 직원, 리테일서비스직(RS) 직원 중 근속 7.5년 이상, 1986년(38세) 이전 출생 직원 등이었다.
특히 이번 희망퇴직 인원 중 고연령·고임금 인력인 2차 베이비붐 세대(1968~1974년생)가 200명 이상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권에선 신한은행의 희망퇴직 추세가 조직 슬림화 기조와 맞닿아 있다고 보고 있다.
고연령, 고연차 직원의 '제2의 인생' 정착을 지원하고 신규 채용 여력을 확대하는 차원이기도 하지만, 디지털 전환 가속화와 맞물려 판관비 절감 등 경영 효율화 필요성이 커진 만큼 은행원 수를 점진적으로 줄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또 조직의 활력 등을 위해 고연령·고직급화 심화에 따른 인력 구조를 해소하면서 금융산업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는 점도 정기적인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이유다.
실제로 4대 금융지주(KB금융·신한·하나·우리금융)의 지난해 말 기준 임직원 8만6천700명 중에서 50세 이상 2만700명의 비중은 약 23.87%로 2020년(22.32%) 대비 1.55%포인트(p) 올랐다. 반면 30세 미만 임직원 비율은 9.99%에서 9.85%로 0.14%p 줄었다.
여기에 직원들의 자발적 퇴직수요가 커진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각종 규제로 영업 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 대내외적으로 발생한 리스크가 은행권으로 전이돼 수익성·성장성에 대한 불안이 커진 탓이다.
특별보상 상향을 기다리기 보다는 희망퇴직을 통해 특별 퇴직금을 받고 다른 회사로 자리를 옮기거나 두 번째 인생을 즐기기 위해 최적의 타이밍을 저울질하는 은행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안팎에선 신한은행이 이번 희망퇴직으로 감내해야 할 비용이 2천억원 안팎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신청했지만 극심한 인사적체 문제는 은행권이 당면한 과제이고 경영 효율화 필요성도 커지면서 대상 연령을 낮추고 보상규모를 올려 희망퇴직을 장려하는 추세가 그간 계속돼왔다"며 "경기불황 장기화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갈수록 희망퇴직 조건이 보수적일 것이란 판단에 직원들의 신청도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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