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의 주주 충실의무' 쟁점부터 사례까지 한눈에 알고 싶다면
이상훈 경북대 교수, 17년 연구결과 집약한 신간 출간
"근본적 기업문화 바꿔 국가경쟁력 개선하자는 문제의식"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주주로 넓히자는 상법 개정을 두고 갑론을박이 오간다. 한쪽에서는 이것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결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다른 쪽에서는 기업경영의 어려움을 가중할 것이라며 반발한다.
이와 관련한 다양한 쟁점과 해외 사례, 기대효과까지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책(『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이 나왔다.
저자는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에 있어 국내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인 이상훈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다. 그는 이 책에 17년간의 연구를 집대성했다.
상법 개정 지지자인 저자는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하는 것이 60년 대한민국 상법 역사에서 '천동설을 지동설로 바꾸는' 패러다임 전환이라고 본다.
주주를 대하는 경영진의 근본 자세를 바꾸고 일반주주 보호를 강화해 그간 수없이 반복된 지배주주에 의한 주주가치 훼손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상법 개정이 경제적 양극화를 완화해 저출산 등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저자는 책에서 "기업 경영진이 주주에 대해 충실의무를 다하도록 한다는 것은 단순한 법적 정의(正義)의 문제를 넘어, 기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근본적 기업문화를 바꿔 기업 경쟁력과 국가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하자는 문제의식도 담고 있다"고 밝혔다.
책은 크게 4부로 구성된다. 1부는 현재 판례와 학설을 분석해 기존 법리가 주주 이익 침해를 방치하고 있어 문제라는 점을 강조한다.
2부는 그 원인이 우리 상법이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를 부정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점을 짚는다.
3부는 해외 사례를 검토해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가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마지막 4부는 상법이 개정되면 어떤 효과가 기대되는지를 여러 실례를 통해 법 개정 전과 후로 나누어 살펴본다.
주목할 점은 4부에서 두산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한화에너지 공개매수 등 국내 최신 거버넌스 사례들을 풍부하게 담고 있다는 것이다.
강연과 정책 세미나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저자답게 현실과 맞닿은 내용을 학술서에 녹여냈다.
이 교수는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한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출신이다. 김앤장에서 변호사로 근무하던 중 미국 조지타운대학교에서 금융 및 증권법 석사학위(LL.M)를 취득하고 미국 회계사 시험에 합격했다.
2008년 김앤장으로 복귀한 뒤 이사의 의무 대상에서 주주가 배제된 것이 한국 회사법 문제의 근원이라고 처음 주장했다.
그 뒤 한국개발연구원(KDI)을 거쳐 2015년부터 경북대 법전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 교수는 올해 5월 경북대 우수강의상 수상자 10명 가운데 1명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해당 도서는 올해 경북대 학술총서 지원 사업에 선정됐다.
경북대학교 출판부. 409쪽.
h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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