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테이블] 부진한 코스닥…작년 상장 70개사 주가 평균 23%↓
"IPO 시장 가격발견 기능 작동 안 해…적정주가 비합리적"
코스피는 7곳 중 2곳만 하락…공모가 대비 평균 45%↑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지난해 코스닥시장 기업공개(IPO)를 마친 70개 기업의 연말 종가가 공모가 대비 평균 2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주가가 공모가보다 낮은 기업의 비중도 76%에 달했다.
전반적인 증시 부진을 감안하더라도 IPO 시장의 가격 발견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2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8414)에 따르면 작년 코스닥 상장을 완료한 기업 70곳 가운데 53곳의 연말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았다.
주가가 하락한 53곳의 평균 하락률은 43.04%로 나타났다.
70개 기업 전체의 공모가 대비 연말 주가 등락률은 평균 -23.18%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코스닥 하락률(22.84%)과 비슷하지만, IPO 시 가치평가를 거쳐 구한 적정 주가에서 30% 안팎의 할인율을 적용해 공모가를 산정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적정 주가 대비 낙폭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 1~7월 상장한 35개 기업 가운데 희망 범위를 넘겨 공모가를 정한 기업은 31곳에 달했다.
높은 밸류에이션을 인정받다 보니 이 기간 상장한 기업들의 이후 주가 낙폭이 컸다. 작년 공모가 대비 주가 하락률이 가장 높았던 기업 4곳은 모두 상반기에 희망 범위 상단을 초과해 공모가를 정한 곳이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PO 시장의 가격 발견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초기 투자자와 발행사의 입맛에 맞추다 보니 적정 주가가 합리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이창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공모주를 우선 배정받기 위해 (가점이 있는 첫날) 공모가 희망 밴드 가격 대비 상당히 높은 가격을 제출하는 기관들이 많아지며 기업의 적정 가격을 왜곡하는 경향이 있어 보인다"며 "수요예측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점으로 한동안 국내 IPO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기업들의 규모가 비교적 큰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은 한결 상황이 나았다.
지난해 코스피 상장을 완료한 기업 7곳 가운데 작년 말 주가가 공모가를 밑돈 기업은 더본코리아와 MNC솔루션 등 2곳이었다. 7개 기업의 공모가 대비 평균 주가 등락률은 45.07%였다.
지난달 16일 상장한 MNC솔루션은 수요예측 부진으로 공모가를 희망 범위 미만인 6만5천원으로 낮췄지만, 그것보다도 주가가 34.08% 하락했다.
주가가 오른 기업 가운데는 주요국의 인프라 투자 확대 수혜가 예상되는 전진건설로봇(115.15%)과 산일전기(96%)의 상승률이 높았다. 조선업 호황의 영향을 받은 HD현대마린솔루션(93.53%)도 상승 폭이 컸으며, 시프트업(5.67%)이 뒤를 이었다.
작년 2월에 상장한 에이피알은 5대1 주식분할을 고려하면 공모가와 연말 주가가 같았다.
다음 달 LG CNS를 시작으로 DN솔루션즈와 케이뱅크, 서울보증보험,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대형 기업들의 코스피 IPO가 이어질 예정이다.
이창희 연구원은 "향후 IPO 시장 흥행 여부는 국내 주식시장의 지수 반등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h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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