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스틸 인수 무산에도…日, 미국 투자 멈출 수 없는 이유는
(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일본 철강회사 일본제철(TSE:5401)의 US스틸(NYS:X) 인수를 막으면서 양국 간 경제 협력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번 금지 결정에도 일본 기업들의 대미 투자 기조를 크게 흔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제철은 지난 2023년 12월 US스틸 인수를 발표하며 약 150억 달러를 제안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국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이를 금지했다.
일본제철과 US스틸은 미국 정부의 결정을 강력히 비판하며 법적 대응을 고려 중이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이 일본 기업과 정치 지도자들에게 미국 정치의 불확실성을 다시금 상기시켰다고 전했다.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는 일본제철의 인수가 무산될 경우 미국의 투자 매력이 손상될 것이라고 경고했으며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도 이번 거래가 양국 경제 협력의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에게 승인을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매체는 일본 기업들이 미국 투자를 멈출 여유가 없다고 전한다.
일본은 인구 고령화와 감소로 국내 성장 한계에 부딪혀 해외로 눈을 돌려왔으며, 그중에서도 미국은 가장 매력적인 시장 중 하나로 꼽힌다. 일본은 2019년 이후 매년 미국의 최대 투자국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재집권 가능성에 대비해 일본 기업들은 더욱 활발히 새로운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 관세 인상 가능성에 대비해 미국 내 생산과 투자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소프트뱅크 손 마사요시 회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향후 4년간 미국에 1,0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메이세이대학의 호소카와 마사히코 교수는 "니폰스틸 건은 특수한 사례로, 다른 일본 기업들이 미국 투자를 중단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제철은 이번 인수 무산에 따라 유럽 시장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일본 철강 유통업체 마루베니-이토추 스틸은 스페인 철강회사 지분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일본제철이 미국 시장에서의 확장 계획이 어려워질 것을 대비한 전략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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