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이모저모] CES 깜짝 등장한 美 농구 레전드
(라스베이거스=연합인포맥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을 가장 잘 막았던 수비수. 농구 명예의 전당 헌액자. 미국프로농구(NBA)의 전설인 게리 페이튼이 8일(현지시간) 'CES 2025'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 나타났다.
그가 찾은 곳은 중국 가전회사 하이센스의 전시관이었다. 페이튼과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부스 초입에는 순식간에 긴 줄이 늘어섰다.
[촬영: 김학성]
하이센스는 페이튼과 찍은 사진을 자사 홍보 문구 해시태그와 함께 소셜미디어에 공유한 관람객에게 선물을 증정했다.
하이센스는 NBA의 공식 TV 파트너사다. 대규모로 차려진 하이센스 부스에서는 하이센스의 커다란 디스플레이를 이용해 인기 농구 게임 'NBA 2K25'를 즐기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전시관에서 만난 하이센스 관계자는 "미국에서 농구가 인기 스포츠인 만큼 NBA와의 파트너십이 미국 내 매출 증대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센스 전시관 바로 옆에 마련된 중국 업체 TCL은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스포츠인 미국프로풋볼(NFL)의 공식 TV 파트너다. CES가 열리는 컨벤션센터 곳곳에는 TCL이 NFL의 파트너사임을 알리는 대형 광고가 곳곳에 내걸렸다.
TCL 전시관 내 거대한 풋볼 헬멧 조형물 옆에서는 관람객이 직접 공을 던져 점수를 얻는 게임이 진행되고 있었다.
[촬영: 김학성]
이처럼 중국 가전 업체들은 미국인들이 친숙한 프로 스포츠와의 협업을 통해 자연스럽게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달 말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시장 내 존재감을 유지하고, 나아가 확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전 세계 TV 시장 점유율 1위는 15%를 차지한 삼성전자[005930]였다. TCL(11%)과 하이센스(10%)는 각각 2위와 3위였다.
미국 시장만 떼놓고 보면 이들 중국 기업의 입지가 더 좁기는 하다.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TCL의 점유율은 6%, 하이센스는 5%였다.
하지만 그간 가격경쟁력을 주로 내세웠던 중국 가전 업체들이 점차 기술력 측면에서도 한국과의 격차를 좁히며 결코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조주완 LG전자[066570]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중국의 위협이 이렇게 가까이 왔구나' 하는 것을 느끼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는데, 이제 그 인식을 실행으로 옮겨야 하는 시기가 왔다고 본다"고 말했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도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TV 시장 경쟁 심화로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특히 중가 이하 제품에서 중국 업체의 점유율이 높았다고 언급했다.
반도체와 배터리, 조선, IT 기기 등 국내 주력 산업 전반에 걸쳐 중국 기업의 공습이 거세다. 중국제를 가성비 제품으로만 치부하던 때는 이미 수년 전에 지났다.
대응책은 명확하다. 차별화된 기술력을 통한 경쟁력 확보다. 한국의 경영자들도 이를 모를 리 없다. 관건은 '결과로 보여줄 수 있느냐'다. (산업부 김학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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