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적금 깨고 투자상품으로 '머니무브'…평균 금융자산 1억
하나금융硏 '대한민국 금융소비자 보고서 2025'
소득 대비 저축 여력 많은 소비자 2.4%p↑…'여력 없음'도 1.3%p↑
10명 중 9명은 '시중은행 간 경쟁력 차이 거의 없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수용 기자 = 최근 고금리 예금 상품이 줄고 주식 시장에 대한 선호도가 늘면서 금융 소비자들이 저축상품에서 투자상품으로 자금을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저축 여력이 충분한 금융소비자가 늘었지만, 여력이 없는 소비자도 동시에 늘면서 저축 양극화 현상도 유지됐다.
금융소비자들은 시중은행 간 경쟁력의 차이를 잘 느끼지 못하면서도 장기간 거래하면서 주거래은행을 계속 유지하는 경향이 있었다.
◇예·적금 비중 줄고 투자·신탁 늘어…금융자산도 1천만원↑
하나금융연구소는 15일 '대한민국 금융소비자 보고서 2025'에서 "작년 금융소비자들은 안정형 저축상품에 예치한 자금과 대기성 자금의 예치 비중이 줄면서 해당 자산은 투자·신탁자산으로 이동했다"고 분석했다.
금융상품 비중으로는 수시입출금 및 예·적금이 2023년 45.4%에서 지난해 42.7%로 줄어든 반면, 투자 및 신탁은 같은 기간 26.1%에서 29.5%로 증가했다.
지난 2023년에는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예·적금 등 안정형 저축상품이 주목받았던 시기다.
이에 금융소비자들의 평균 금융자산도 지난 2022년 9천4만원에서 2023년 9천49만원으로 큰 변화는 없었지만, 지난해엔 1억178만원으로 상승했다.
주식투자자의 경우 평균 금융자산이 1억3천154만원으로 전체 평균보다 높았는데, 이들은 투자 금액이 5천103만원이었다.
주식투자자 중 국내주식만 보유한 비율은 55%, 해외주식만 보유한 비율은 8%, 둘 다 보유한 비율은 36%였다.
외화 예금 보유율은 지난 2023년 9.4%에서 지난해 10.9%, 올해 보유 의향 12%로 상승세지만 이는 해외여행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형 보유였다.
◇올해 투자·저축 의지 높지만 저축 여력 양극화…안정 투자 지향
금융소비자들은 작년보다 올해 적극적인 투자 및 저축 의지를 보였다.
신규 금융상품에 가입하겠다는 소비자 비중은 작년 68.2%에서 올해 70.8%로 늘었다.
저축 및 투자보다 대출 상환이 우선이란 답변도 작년 55%에서 올해 50%로 줄어들면서 투자 의지를 뒷받침했다.
다만 저축에 여유가 있는 소비자도 늘어났지만 '적자' 재정 소비자도 그만큼 늘었다.
소득 대비 저축 여력의 비중이 50% 이상인 소비자는 2023년 28.1%에서 작년 30.5%로 증가했고, 저축 여력이 없거나 적자라고 답한 소비자도 같은 기간 12.6%에서 13.9%로 늘었다.
금융상품 별로는 투자·신탁이 작년 대비 0.9%포인트(p) 상승했지만 수시입출금 및 예·적금은 1.6%p 감소했다.
투자 의향 증가 폭이 가장 큰 상품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2.8%p, 상장지수펀드(ETF)가 2.6%, 정기예금이 2.3%p, 해외주식이 2.2%p였다.
◇시중銀 간 경쟁력 차이 없어…주거래 유지해도 이탈 많아
비대면·디지털 거래가 활성화하면서 은행 간의 차별성을 거의 인식하지 못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연구소에 따르면 시중은행 간 경쟁력 차이를 인식하느냐는 질문에 10명 중 4명은 '차이가 없다', 나머지 4~5명은 '차이가 약간 있다'고 답했다.
시중은행의 직원 서비스는 어느 은행이나 비슷하다는 응답이 50%였고, 상품 경쟁력은 은행 간 약간의 차이가 있다는 응답이 46.6%였다.
다만 은행 간 경쟁력 차이가 크지 않아도 금융소비자들은 주거래은행에 자산을 예치하는 비율이 53.7%로 지난 2023년 53.2%에서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주거래은행에서 10년 이상 거래한 금융소비자 비중은 59.6%에 달했고, 주거래은행 인식 이유로는 '오랜 기간 거래했다'는 응답이 54.4%로 가장 많았다.
다만 금융소비자 10명 중 6명은 3년 내 은행 거래 중 규모를 줄이거나 중단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탈 경험자는 공격적인 투자 성향을 보유했고, 금융거래를 적극적으로 늘리려는 의향도 높은 편이었다.
또한 모바일 거래를 우선으로 찾았고, 이탈 경험자들은 시중은행보다 인터넷은행을 주로 거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은행 이탈 사유로는 '거래 상황이나 개인 사정'이 42%, '타행이 더 좋은 것 같다'가 42%를 차지했다.
거래 은행에 대한 불만 때문이라는 응답은 16%에 그쳤다.
sylee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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