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0] 조선·방산 '수혜' 주목…ETF 채비 마쳤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온다예 기자 = 오는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달라질 금융환경에 대처하는 국내 운용사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운용사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수혜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조선, 방산, 전력, 금융, 인공지능(AI) 등과 관련한 상장지수펀드(ETF) 상품 라인업을 갖추고 새 환경에 대응할 채비를 끝냈다.
◇ 최대 수혜주는 조선·방산 전망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ETF 주요 운용사들은 트럼프 2기 정부 정책의 수혜를 가장 많이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으로 조선·방산을 꼽았다.
ETF 시장 점유율 1~8위 운용사 가운데 미래에셋자산운용(조선·방산), 한국투자신탁운용(방산), 신한자산운용(조선), 한화자산운용(조선·방산), NH아문디자산운용(조선해운) 등 5곳이 조선과 방산 업종을 최대 수혜주로 주목했다.
우선 조선업은 노후 선박 교체주기가 다가오고 친환경 선박 전환으로 슈퍼 사이클에 진입했다는 업계 평가가 나온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한국 조선업과의 협력을 강조하고 지난해 12월 미국 의회가 '미국 번영과 안보를 위한 조선업 및 항만시설법(SHIPS for America Act)'을 발의하면서 국내 조선업에 대한 기대가 한층 커졌다.
방산의 경우 트럼프 당선인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국에 방위비 증액을 압박하고 있는 데다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 중심의 중동 갈등 등 전세계적인 지정학적 충돌이 지속되면서 방산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각 운용사도 조선, 방산에 집중 투자하는 ETF 라인업을 갖추고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방산 투자 명가로 꼽히는 한화자산운용은 국내 방산에 투자하는 PLUS K방산 ETF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의 방위산업에 5대5 비중으로 투자하는 PLUS 글로벌방산 ETF를 주력 상품으로 내세웠다.
지난달에는 한화그룹 계열사에 투자하는 PLUS 한화그룹주 ETF를 상장했는데 방산, 우주항공, 조선, 가상화폐 등 트럼프 2기 정부에서 두각을 나타낼 만한 업종을 모두 담아 관심을 끌었다.
일찍이 조선업 ETF 라인업을 갖춘 신한자산운용은 최근 SOL 조선TOP3플러스 ETF 수익률이 상승세를 타며 순자산 5천억원을 돌파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조선TOP10, NH아문디자산운용은 HANARO Fn조선해운 ETF를 내세워 투심 잡기에 나섰다.
AI, 전력 인프라 산업은 올해에도 활황을 띨 것으로 보인다.
삼성자산운용은 KODEX 미국서학개미 ETF를 필두로 KODEX 미국AI전력핵심인프라, KODEX 미국AI테크TOP10 등 트럼프 정책에 대응할 라인업을 두루 갖췄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KIWOOM 글로벌전력GRID인프라, KIWOOM K-반도체북미공급망 ETF를 주력 ETF로 내세우는 한편, 국내 첫 양자컴퓨팅 ETF인 KIWOOM 미국양자컴퓨팅 ETF에 힘을 주고 있다.
KB자산운용은 미국 내 전력 부족, 트럼프 당선인의 화석 연료·석유산업 지지 등을 고려해 원자력·원유 생산 관련 기업의 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RISE 글로벌원자력, RISE 미국S&P원유생산기업(합성H) ETF의 강세를 점쳤다.
[각 사 취합]
◇ 美제조업 등 신규 ETF도 속속 출시
미국의 새 정부 출범에 맞춰 신규 ETF도 속속 출시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미국 내 매출 비중이 75% 이상인 미국 제조업 종목으로 구성된 ACE 미국중심중소형제조업 ETF를 오는 21일 상장한다.
해당 상품은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과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정책의 수혜가 기대되는 40개 미국 제조업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은 "트럼프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 기조 안에서 미국의 글로벌 경제 패권과 기술 리더십 부흥을 위한 공급망 밸류체인 개편과 리쇼어링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이같은 흐름은 제조업 수혜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국이 집중 육성하며 수혜가 예상되는 AI, 우주산업 등 성장 산업에 중점을 둔 상품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미국 우선주의를 빗겨가면서 성장을 이어나갈 것으로 기대되는 업종을 중심으로 신규 ETF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자산운용은 트럼프 정부의 정책적 불확실성이 큰 만큼 인컴(배당·이자)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상품에 주력할 방침이다.
dy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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