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올해 시설투자 절반 이하로 감축…"1분기 저점으로 실적 개선"
SK엔무브 IPO에는 "검토 중…굉장한 흥행 기대"
서건기 CFO "재무구조 관리 최선 다하겠다"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배터리 제조사 SK온이 올해 시설투자(CAPEX·캐펙스) 규모를 작년의 절반 이하인 3조원대로 감축한다.
서건기 SK이노베이션[096770] 재무본부장(CFO)은 6일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배터리 사업 캐펙스로 3조5천억원을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SK온의 지난해 시설투자 집행 계획이 약 7조5천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1년 만에 투자 금액을 절반 아래로 축소하는 것이다.
서건기 CFO는 "대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탄력적 대응이 가능한 신중한 투자 정책을 유지하고자 한다"면서 "올해 준공 예정인 SK온 북미 포드 JV(합작법인)와 현대차 JV가 완공되면 향후 캐펙스 또한 지속해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블루오벌SK]
SK이노베이션이 이날 공개한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회사가 예상하는 올해 SK온의 최대 배터리 생산능력은 기존 199기가와트시(GWh)에서 180GWh로 하향 조정됐다.
안건 SK온 기획실장은 "블루오벌SK(포드 JV) 공장 중 45GWh 규모의 테네시 공장은 당초 올해 중 양산 계획이었으나, 내년 가동을 예상한다"며 "고객 수요와 전기차 시장을 종합 고려해 연중 상시 생산라인 운영 계획을 최적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온을 비롯한 국내 배터리 셀 제조사들은 전기차 수요 둔화 장기화에 직면해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도 지난달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시설투자를 작년 대비 20~30% 축소하겠다고 밝혔으며, 삼성SDI[006400] 역시 보수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은 지난해 매출 6조2천666억원, 영업손실 1조1천270억원을 기록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에 따른 배터리 사업 영향에 대해서는 보조금 축소 등 부정적 효과를 전망하면서도 보다 포괄적으로 사안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전현욱 SK온 재무지원실장은 "소비자 세액공제가 철폐나 축소되면 수요에 영향을 주겠지만 따져볼 것은 출시되는 자동차의 경쟁력"이라면서 "당사가 공급했던 고객사 중 작년 보조금에 해당하진 않았지만, 판매가 원활히 잘 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SK온이 직접 혜택을 보는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는 쉽게 폐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관세 등 미국의 대중국 정책과 더불어 넓은 시각에서 고려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룹과 연계해 미국 정부와 논의하고 고객사와도 밀접하게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김경훈 SK온 CFO는 1분기를 저점으로 실적이 점진적으로 회복해 올해 연간 손익이 작년 대비 유의미하게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미 지역 신규 공장 가동에 따른 램프업(생산능력 확대) 비용 발생으로 수익성에 일부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주요 고객사의 북미 신규 완성차향 배터리 출하 본격화, AMPC 수취 금액 증가, 비용 구조 개선, 합병 시너지를 통해 실적 개선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사업 자회사 SK엔무브 기업공개(IPO) 계획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배기락 SK이노베이션 재무기획실장은 "공모 구조나 시장 상황, 시기 등 여러 면을 검토하고 있다"며 "시장에 나온다면 굉장한 흥행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SK엔무브는 상장을 위한 주관사를 선정한 단계로, 업계에서는 연내 상장을 예상한다.
정유 사업에서는 미국이 캐나다와 멕시코산 원유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해당 물량이 일부 아시아로 넘어와 싼값에 원유를 구매할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미국 정유사의 가동이 일부 감소하면 석유제품의 가격이 올라가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장기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석유화학 사업은 투자 최적화와 운영 개선을 진행 중이며, 불용 및 저수익 자산의 적극적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건기 CFO는 "미래 성장을 위한 대규모 투자로 재무안정성이 일부 악화한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이사회 포함 경영층은 회사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지속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향후 안정적 재무구조 관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h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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