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종목 공매도 재개된다…2009년과 2021년의 교훈은
주도주 변화는 없다…금지 기간 고수익률 종목이 표적 되진 않아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역대 최장기간 이어졌던 공매도 금지가 이달 말 끝난다. 금융위원회는 전 종목을 대상으로 공매도를 재개한다는 계획이다.
앞선 사례를 살폈을 때, 고 밸류에이션을 받았던 기업들에 공매도가 집중됐다. 또한 전문가들은 공매도가 재개하더라도 주도주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와 금감원은 이달 말로 예정된 공매도 거래 재개를 앞두고, 막바지 시스템 확인 작업에 한창이다.
금융위원회는 시스템 점검에서 문제가 없다면, 전 종목에 대해 공매도를 재개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24일 정례간담회에서 "1년 넘게 시스템과 제도를 정비했기 때문에 일부 종목만 재개할 이유가 없다"며 "신인도 측면도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개별 종목의 변동성 확대를 줄이기 위해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 기준을 한시적으로 낮춘다. 공매도가 과도히 늘어난 종목을 지정하고, 다음 날 공매도 거래를 금지하는 제도다. 현행 기준은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이 30% 이상이고 주가 하락이 3% 이상이면서 공매도 거래대금 증가 배율이 2배 이상인 경우 등이다.
김 위원장은 "좀 더 많은 종목이 과열 종목으로 지정되도록 한두 달 기준을 완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 역시 공매도 재개가 시장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 2009년, 2011년, 2021년 세 번의 경험을 비춰봤을 때, 한 달여 동안 변동성이 커질 수 있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증시 전반을 끌어내리는 현상은 없었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공매도가 재개된 이후 성과를 살펴보면, 3개월 이상의 중기 성과는 양호했다"면서도 "공매도 직후 1개월 동안의 성과는 국내 증시가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2009년과 2021년의 경우 코스피가 반등한 후 공매도가 재개됐고, 금지 기간도 2011년 대비 길었다는 점에서 현재 상황과 유사하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2011년은 공매도가 전체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다"며 "2009년과 2021년은 2011년보다는 비교적 천천히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앞서 금지 조치 이전부터 타깃이 되었던 종목에서 공매도 거래가 활발할 것이나, 주도주의 색깔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2023년 11월 금지 전 공매도가 활발한 업종은 철강, 화학, 배터리, 유통, 미디어, 화장품, 방산·우주 등이다. 이 중 방산·우주, 화장품, 엔터는 수익률 상위권이며, 화학, 배터리, 철강은 수익률 하위권이다.
김 연구원은 "공매도가 모두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기에 이들이 모두 주도주에서 탈락하거나 하락세가 심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글로벌 테마인 AI의 흐름이 변하지 않는다면 공매도 재개가 주도주 전체의 흐름을 바꿀 가능성은 작다"고 했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높은 종목이 상대적으로 부진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염 연구원은 "과거 공매도 재개 직후 1개월 동안의 성과를 살펴보면, PBR이 높은 종목들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며 "밸류에이션이 높은 종목이 공매도 재개 직후 취약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매도 금지 기간에 성과가 좋은 종목이 공매도 대상이 된다고 말하긴 어렵다"며 "수익률보다는 밸류에이션 측면에서의 접근이 더 의미 있다"고 말했다.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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