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대출부실에 홈플러스 회생절차까지…악재 겹친 MBK
"업계 최대 딜 홈플러스 최악 결말…평판에 부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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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동북아시아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에 연이어 악재가 터졌다.
현재 매각을 추진 중인 롯데카드에서 대규모 팩토링채권 부실이 발생한 데 이어 핵심 투자처인 홈플러스는 회생절차에 돌입하면서 평판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전날 법원 주도의 회생절차에 돌입했다.
적자 지속과 과중한 재무부담으로 지난달 말 단기 신용등급이 'A3-'로 강등되면서 단기 자금운용에 차질이 생기자 선제적으로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MBK는 지난 2015년 9월 3호 블라인드 펀드 자금을 활용해 영국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를 7조2천억원에 인수했다. 홈플러스 자체 차입금을 제외한 지분 100% 가치는 약 6조원으로 평가됐다. 이 거래에는 국민연금과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 캐나다공무원연금, 테마섹 등 유수의 기관이 공동투자자로 참여했다.
당시 MBK는 홈플러스가 우수한 수익성을 실현하는 우량기업이라고 설명했다. 또 MBK가 소비재와 유통 분야에서 쌓은 성공적 투자 경험도 투자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하지만 내수 둔화와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유통의 부상이 겹치면서 홈플러스의 실적은 나빠졌다.
2021년 3월~2024년 2월 3년 동안 홈플러스는 연평균 약 2천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까지의 3분기 누적 실적도 적자가 이어졌다.
MBK는 투자 당시 빌린 3조원가량의 인수금융을 지속적인 점포 매각으로 상환했다.
회사 상황이 좋지 못하다 보니 홈플러스 투자 기간이 10년이 다 돼 가지만 재매각 전망도 어둡다.
국내 PEF 역사상 최대 규모 거래가 최악의 시나리오로 흘러가면서 지난 20년간 승승장구해 온 MBK 입장에서 일부 평판 훼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라고 무조건 성공할 수는 없지만, 업계 최대 규모 딜이었기 때문에 특히 일반 대중 사이에서 차입매수(LBO)에 대한 비판에 힘이 실릴 것"이라며 "MBK의 평판에도 긍정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MBK가 홈플러스를 잘 팔고 나갔으면 많은 부분이 용서됐겠지만 결국 최악의 결말을 맞이하게 됐다"며 "MBK와 PEF 업계에 대한 불신이 팽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MBK의 다른 포트폴리오 기업으로 현재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 롯데카드도 소란을 겪었다.
롯데카드는 최근 보유한 786억원의 팩토링채권에서 연체가 발생하며 381억원의 손실을 봤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이번 채권 부실은 내부 심사과정에서 한도 관리가 미흡해 발생했다.
이번 사건이 롯데카드의 재무부담이나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수준으로 평가됐지만, 잠재 지분 인수자에게는 고민거리를 안겼을 것으로 관측된다.
MBK는 지난 2019년 롯데그룹으로부터 롯데카드를 인수했다.
이렇다 보니 조만간 공개될 것으로 보이는 김병주 MBK 회장의 연례서한에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이 모인다.
반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고려아연[010130] 경영권 분쟁과 이번 홈플러스 사태 등에 대한 김 회장의 시각이 담길지 주목된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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