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기업 "올해 자금 사정 악화…고환율·물가가 주범"
(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국내 주요 기업 10곳 중 3곳의 자금 사정이 올해 들어 더욱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환율에 따른 물가 상승 등이 문제로 지목됐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6일 국내 매출 1천대 기업을 상대로 진행한 '주요 기업 자금사정 인식조사'에 따르면, 대기업 10곳 중 3곳(31.0%)이 전년보다 자금 사정이 나빠졌다고 응답했다. 반면, 자금 사정이 호전됐다는 응답은 11.0%에 그쳐, 기업들의 자금 조달 환경이 전반적으로 악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들은 자금 사정 악화의 주요 요인으로 환율 상승(24.3%)과 원자재·인건비 부담 증가(23.0%), 그리고 높은 차입금리(17.7%)를 꼽았다. 특히 건설업(50.0%), 철강업(45.5%), 석유화학업(33.3%) 등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공급 과잉 영향으로 자금 압박이 더욱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협 자료.
올해 달러-원 환율은 최고 1,495.8원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조사에 응답한 기업들은 평균적으로 환율이 1,500원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가장 많은 기업(28%)이 1,475~1,500원 구간을 전망했다. 이어 1,500~1,525원(24%), 1,450~1,475원(23.0%) 순으로 나타났다. 고환율이 지속되면서 기업들의 수입 원자재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금리 부담도 여전했다. 지난달 25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00%에서 2.75%로 0.25%포인트(P) 인하했지만, 기업 5곳 중 1곳(20.0%)은 여전히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취약기업'으로 분류됐다. 특히 기준금리 임계치가 2.75%보다 낮다고 응답한 기업 비중이 20.0%에 달해,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없을 경우 재무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됐다.
기업 10곳 중 6곳(58.0%)은 올해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동결(36.0%)되거나, 오히려 1차례 이상 인상(22.0%)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경기 불황으로 기업들의 자금 조달 환경이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환율 변동성을 완화하고 정책금융 및 세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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